최근 jtbc에서 방영하는 <마녀사냥>을 통해 학생들은 ‘성’에 대해 한층 더 가까워졌다. 성에 대한 이야기는 여전히 금기시되고 있지만 <마녀사냥>에서는 전 연령층 중 특히 20대들이 고민할 수 있는 연애에 관한 여러 가지 상황, 특히 ‘성관계’에 대해 거침없는 이야기를 펼친다. 이외에도 KBS <연애의 발견>, SBS <괜찮아, 사랑이야> 등 남녀 간의 솔직한 연애에 대해 시사하는 드라마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중앙일보에서 실시한 지난 5월 22일 대학생 1254명에게 성의식에 관해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연령대별 성경험 비율이 20세(18.9%), 21~22세(40.7%), 23~24세(66.1%), 25세 이상(82.1%) 등으로 대학에 처음 입학한 이래 점차적으로 크게 상승하는 폭을 보였다. 처음 성관계를 가진 연령대는 19~20세(40.2%)가 가장 많았다. 이렇듯, 성관계에 대해 개인적인 사고방식은 많이 바뀌었지만 아직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노골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며 걱정하고 있다. 본지에서는 랜덤인터뷰를 통해 뽑은 5명의 학우들과 함께 ‘성’을 주제로 간담회를 진행하였다. 장작 4시간동안 간담회를 진행했던 것과 달리 지면의 한계로 많은 이야기를 담지 못한 점은 아쉽게 생각한다●

나에게 ‘첫경험’의 의미란?

S : 제 첫경험은 원나잇이에요. 19살 때까지 연애를 못해봤어요. 그러다 20살 때 처음으로 사귄 여자친구라서 진짜 잘해주다가 헤어지니 여자가 싫어졌어요. 그래서 술 마시고 방탕하게 놀다가 길에서 번호를 땄어요. 번호 딴 누나가 경험이 많은 사람이라 누나랑 첫경험을 하게 되었어요. 첫경험에 대한 추억이 좋지는 않네요.

L : 사귀지 않는 상태에서의 성관계는 별로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성관계에 욕구해소도 없진 않지만은 제일 큰 건 사랑을 확인하거나 감정을 교감하는 것이 잖아요. 일단 사귀지 않거나 사랑이 없는 상태에서 하는 건 짐승이랑 다를 바가 없는 거라 생각해요.

S : 그런데 원나잇 할 때랑 여자 친구랑 할 때랑 느낌이 확실히 달라요. 여자 친구는 괜찮았는지 물어봐주고, “힘들지?”, “어디가 잘못됐어?” 등등.. 나 혼자 즐기고 끝나는 게 아니에요. 시작도 챙겨주고, 끝도 챙겨주고.

J : 저에게 첫경험은 ‘하고 싶지 않은 거’에요. 왜냐 하면 전 아예 성관계 자체를 안 하고 싶어요. 저는 평범한 성 욕구를 가진 줄 알았는데 남자 친구랑 관계를 하려는 과정에서 도저히 안 되겠는 거에요. 다들 그게 너무 좋다고 하는데, 저는 그게 너무 동물적인 행위 같아요. 그래서 중간에 그만둔 적도 있고, 그것 때문에 여러 번 싸우기도 했고.. 제가 옳은 건지, 아닌 건지. 잘 모르겠어요.

D : 그 남자가 별로여서 그런 것일 수도 있죠.

H : 그런데 성행위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싸울 수도 있나요?

D :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요? ‘나를 안 좋아하나’ 이런 생각이 들 거 같아요. 

S : 저는 하기 싫다고 하면 안하는 게 맞다고 봐요.

Y : 저는 처음 사귄 사람이랑 했는데 그분이 저보다 나이가 많았어요. 8살 정도? 그러다보니 진도를 빨리 빼시더라구요. 그런데 상대방이 나이에 비해 경험이 부족한 편이라 굉장히 서툴었어요.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성관계 이후 바로 돌아눕는 거에요. 그때 너무 상처가 됐어요.

D : 저는 서툰 그 분 마음이 이해가 되기도 해요. 저는 처음 사귄 여자 친구랑 했어요. 여자 친구는 동갑이고, 20살 때였어요. 문란한 애는 아니었는데, 저보다 사귄 경험이 많으니까 부담됐어요. 저는 첫 경험인데 그 애는 아니니까 뭔가 서툴 게 보일 것 같고. 걔랑 하면 더 서툰 느낌이 느껴졌어요. 저에게 첫경험이란 서툰 것?

내가 생각하는 성관계의 적절한 시기는?

H : 저는 최대한 상대방에게 맞춰주려고 하는 성격이에요. 보통 적절한 시기가 있다라기보다 그런 분위기, 타이밍이 있잖아요. 저는 그런 흐름을 잘 판단하는 편?

Y : 저는 그런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는 때가 남자친구에게 “우리집 올래?”라고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을 때라고 생각해요. 좀 추상적인데, 그 정도의 친밀함이 생기면 괜찮을 것 같아요.

J : 전 그 시기가 언제가 됐든 서로 합의되면 언제든지 상관없다는 입장이에요. 사귀지 않더라도 그 사람이 마음에 들면 먼저 몸으로 대화할 수 있는 거 아닌가요?

속궁합이 맞지 않는 상대는 어떻게 생각?

Y : 언제까지 서로 만족을 주지 못하는 관계를 참을 수 있겠어요? 

S : 제가 여자라면 3년, 5년 이렇게 기간을 두고 상대방에게 희망을 줄 것 같아요.

J : 그런 희망을 주는 게 과연 맞는 걸까요? 그래서 저는 성관계를 하고 싶다고 하면 제가 채워 줄 수 없는 욕구니까 다른 사람과 해도 된다고 한 적도 있어요.

S : 제가 진짜 제 여자친구를 만족시켜주지 못하면 정말 비참하고 슬플 것 같아요. 그리고 다른 사람과 욕구를 채우는 것도 진짜 싫어요. 아무리 욕구를 충족 못 시킨다고 해도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의 섹스는 좀 아닌 것 같아요.

동거경험이 있는 이성친구, 결혼상대로 OK?

D : 저는 ‘어차피 동거 안 해도 할 건 다하는데’ 라는 생각이 들던데. 동거 안한다고 성관계 안하는 것도 아닌데.

Y : 저는 동거보다 원나잇이 더 싫어요.

D : 그럴 수 있죠. 동거는 사랑해서 하는 건데 원나잇은 섹스만 하려고 하는 거니까. 

S : 저는 동거했던 사람이랑 사귀고 싶진 않아요.

J : 동거는 아무 상관없어요. 동거는 그만큼 좋아하는 사람이랑 했기 때문에 더 순수한 거 같아요.

사회자 : 결국 모두 ‘섹스’보다는 감정이 중요하다, 뭐 그런 얘긴가요? 그러면 상대방과 사귀는 와중에 동거경험을 들었으면 헤어질 수 있는 이유가 된다고 생각하세요?

S : 헤어질 정도는 아니고, 마이너스는 되겠죠. 근데 동거가 싫은 이유가 그 사람이랑 성관계를 했다는 사실 때문이 아니라 동거를 하면 남자든 여자든 서로에 대해서 엄청 알게 되잖아요. 진짜 잊기 힘들텐데. 저는 그게 싫어요.

나의 성관계 철칙은?

Y : 상대방을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라고 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서로를 인간으로서 존중해 주는 게 중요하죠.

S : KBS <연애의 발견>에서 나온 건데. 어떤 연애를 하던지 남자가 여자를 대할 때 여자로 대해주는 게 첫 번째고, 인간으로 대해주는 것이 두 번째래요. 여자로 대한다는 것은 내가 사랑하는 여자를 지켜주는 것이고, 인간으로 대한다는 것은 여성이기 때문에 차별받는 게 아니라 존중해주는 거요.

L : 한마디로 자기가 책임질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즐기는 것.

J : 좋다고 해서 마냥 들이대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생각을 해보고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좀 더 서로와 대화를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서로에 대해 많이 알면 알수록 상대방에 대한 이해가 잘 되니까.

간담회를 통한 ‘성인식’에 대해 변화된 인식이나 느낀 점?

Y : 이런 주제에 대해 진심으로 얘기해보고 싶었어요. 이런 이야기를 공론화 해보고 싶었죠. 한번 해보니까 다른 사람들 의견을 듣는 게 재밌고, 제 생각을 정리하는 데도 도움이 되는 거 같아요.

H : 앞으로 이런 대화가 좀 활성화되어서 음지에서 양지로 나왔으면 좋겠어요. 우리 사회가 너무 억압하다보니까 그만큼 오해가 쌓이고, 문제가 발생하는 것 같아요.

S : 처음에 질문지를 보고 굉장히 당황했어요. ‘우리가 이런 대화를 굳이 해야하나?’ 싶었죠. 그런데 얘기해보니까 정반대더라구요. 저도 그렇고 여러분들도 그렇고 서로에 대해 알기 전에는 그런 고민이 없을 줄 알았는데 대학생들이 생각보다 성에 대한 생각이나 고민이 참 많은 거 같아요.

J : 저는 성관계 그 자체에 대한 공감을 갖고 있지 않지만 많은 걸 배웠어요. 처음에는 성관계가 마냥 싫었는데 ‘꼭 육체적인 쾌락을 위한 행위만은 아니구나’ 싶어요. 성관계도 연애하면서 느낄 수 있는 여러 감정의 연장선이네요.

L : 남자나 여자나 성적 욕구가 다 있는데 이걸 목적으로 만나느냐 더 깊은(정신적) 관계로 접어들기 위해 이용하느냐 이게 중요한 것 같아요. 오늘의 이런 얘기를 나눔으로써 ‘육체적 관계가 좋은 거구나’ 라고 단순히 인식하는 것은 위험해요. 저는 솔직히 좋아요. 그런 육체적 관계가 정신적인 관계의 진정함으로 이어지니까. 적절한 선(줄타기)을 얼마만큼 잘 하느냐가 문제에요.

섹스칼럼니스트 김얀 씨가 말하는 섹스

여행과 책을 사랑하는 것만큼이나 섹스를 사랑한다고 말하는 여자, 김얀. 자유롭고 섹시하면서도 건강한 시선을 가진 그녀의 글은 블로그에서 인기를 모으며 각종 매체로 옮겨갔다. (블로그 주소: http://kimyann.tistory.com/)

섹스만큼 대부분의 사람을 빠르고, 쉽게 사로잡는 단어가 또 있을까요? 우리는 섹스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많은 관심을 가지지만, 이것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사실 어느 누구와 쉽게 터 놓을 수 있는 분위기도 아니라 늘 얕은 관심 또는 가벼운 농담으로 끝납니다. 그래서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에 비해 성 관련 사고는 너무나 많지요. 저는 3년 전부터 우연한 기회에 섹스 칼럼을 쓰기 시작해 지금까지도 한 달에 2, 3회 씩 섹스에 관한 글을 씁니다. 그런데 신기한 게 섹스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 할 수록 저는 제 몸과 상대방과의 관계에 진지하게 집중할 수 있게 되더라구요. 예전에는 단순히 한국 사회는 여성에게 특히 강조되는 순결이나, 만남 - 사귐 - 손 잡기 - 사랑 - 스킨십 - 섹스 로 넘어가는 것이 정석이라는 과정이 이상하다고 생각해서 더 반대로 행동한 적도 있었거든요. 요즘에는 그 정도는 아니지만, 아직까지도 사랑 다음이 섹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제 기준으로 봤을 때 섹스야 말로 동물적인 욕망에 더 가깝고, 사랑이야 말로 숭고하고 정신적으로 중요한 것 같아요. 이 사람을 더 알고 싶어서 관계를 가지고 그런 다음 이 사람을 온전히 이해했을 때 오는 것이 사랑이 아닐까. 특히나 요즘들어 어떤 매체든 섹스에 관한 이야기로 다들 시끄럽습니다. 이것이 사람들의 관심을 끄니까요. 하지만 사랑을 이야기 하는 노래나, 소설이나 시는 어느새 진부하게 취급 받고 따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우리가 정말 소중히 생각해야 하는 것이 바로 사랑인데 말입니다. 저 역시 지금은 섹스 칼럼을 쓰고 있지만, 결국은 사랑에 관한 소설을 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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