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는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상주캠퍼스 특성화 정책’을 추진했다. 그러나 특성화 과정에서 대학 구조조정 및 학과 통폐합이 함께 진행되면서 여러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본지는 이런 논란의 시발점을 찾아보기 위해 2005년의 통합 초기 논의에서부터 2014년 1대학 2캠퍼스 체제까지, 통폐합의 전 과정을 본지의 기사를 바탕으로 정리했다. 또한, 상주캠퍼스 특성화의 과정과 이후의 계획 등 상주캠퍼스 특성화의 전반에 대해 살펴봤다●통합 경북대의 출발교육부는 2000년 7월, 대학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한 ‘국립대학발전계획안’을 발표했다. 해당 계획안에서 교육부는 전국을 7개 권역으로 나눠 동일한 권역 내에서 기능이 유사한 대학 중 유사중복학과가 많은 대학을 통폐합해 나가기로 했다. 대학 통폐합이 진행된 본질적 이유는 ‘대학의 양적 팽창을 막기 위해서’이다. 대학의 양적팽창이란 대학설립의 자유화로 인해 대학이 팽창한 것을 말하는데, 이로 인해 대학의 규모는 커졌으나 학령인구가 점차 감소하는 문제가 발생했다.이에 본교는 2005년 상주대와 논의를 시작했으나 7개월 후 통합논의가 무산됐다. 당시 양 대학의 학생 및 직원들이 반대를 하고 상주대 총장이 통합논의 중단을 선언한 것이 원인이었다. 이후 2007년, 교육부가 ‘대학구조개혁 사업지원 계획’을 발표하며 당해 통합이 성사된 국립대에 한해 재정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국립대 12곳 중 6곳이 통폐합을 했고, 경북대와 통합을 공약으로 취임한 추태귀 상주대 총장이 경북대에 통합을 공식적으로 제안함으로써 상주대와의 통합이 재논의 됐다. 결국 당해 11월 교욱부의 승인을 거쳐 2008년 3월 ‘경북대학교 대구캠퍼스’와 ‘경북대학교 상주캠퍼스’ 체제로 바뀌게 됐고, 2013년에 본교로 통합하여 공시함으로써 현재 대구캠퍼스와 상주캠퍼스는 모두 본교에 귀속됐다.통합의 성과이렇게 힘들게 이뤄낸 통합의 이면에는 통합 국립대에 지원되는 ‘통합지원금’이라는 정부의 재정지원이 한몫했다. 통합이 확정된 2008년 상주대 정시모집에서 바로 통합의 효과가 나타났다. 상주대 기계공학과의 경우 27.2:1의 경쟁률을 기록했는데, 이는 2007년의 3.9:1의 비율에 비해 약 7배 증가한 수치다. 또한 국립대 특성상 저조했던 학생충원율이나 교수확보율이 상승하는 효과가 있었다. 실제 상주대는 2001년부터 2004년까지 65%였던 학생충원율이 상주캠퍼스로 통폐합된 2008년도 이후부터 100%로 상승했다.자발적이지 않은 통합의 부작용그러나 정부의 지원에 의존하는 국립대의 특성상 자발적이지 않은 통합이 일어남으로써 여러 부작용들도 발생했다. 상주캠퍼스의 부총장제 폐지, 행정본부를 행정지원부로 조정하는 등의 행정상의 통합과, 대구캠퍼스에서 총 예산을 집행하고 편성하는 재정적 통합 등이 일어났다. 이로 인해 상주캠퍼스는 예산 집행·편성권이 없고 행·재정 관련 요구사항도 대구캠퍼스와의 협의를 거쳐야만 하는 불편함을 겪게 되었다.총학생회(이하 총학) 역시 통합 이후 한 학교 아래 두 개의 총학은 존재할 수 없다는 본관의 요청에 따라 경북대 총학과 상주대 총학은 통합을 준비했다. 당시 인문대 학생회장이었던 총학생회장 김민지(인문대 철학 09) 씨는 “두 총학이 각각 다른 환경과 문화를 가졌기에 갑작스런 통합에 거부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본관의 강력한 요청으로 상주 총학이 ‘상주학생위원회(이하 상주위원회)’이라는 형태로 대구 총학의 산하로 배정됐다. 두 총학생회 간 연계되는 행사 사업이 거의 없는 문제에 대해 김 총학생회장은 “이번 달에 상주캠퍼스에서 총학 주최로 행사를 여는데 상주위원회와 공동주최가 아니라 아쉽다”라고 말했다.타 국립대의 상황부산대의 경우도 2006년 밀양대와 통합한 이후 본교와 비슷한 문제를 겪었다. 밀양캠퍼스(이하 밀양캠) 학생들의 졸업 학적문제, 캠퍼스 간 유사중복학과 통·폐합, 부산에서 밀양캠으로 통학하는 학생들을 위한 통학버스 문제 등으로 한차례 진통을 겪었다. 이 가운데 통학버스 문제는 배차 간격, 버스 부족으로 인해 현재 논의가 진행 중인 사안이다.2006년 여수대와 통합한 전남대는 최초의 종합국립대학 간의 통합으로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역시 유사중복학과 통·폐합 문제와 여수캠퍼스(이하 여수캠)에서 광주캠퍼스(이하 광주캠)로 전과해오는 사람들로 인한 여수캠의 공동화 현상, 광주캠과 여수캠의 재정일원화 문제로 불협화음을 겪었다. 이렇듯 다른 국립대도 대학 통합 이후에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었고, 지금도 문제를 해결해가고 있는 중이다.

<2014년 상주캠 특성화의 현주소>-더 이상 디딜 곳이 없다

장기발전계획 없는 상주캠 그저 구조조정 뿐…

시작은 좋았다지난 2008년 경북대와 상주대의 통합 이후 본교는 상주캠퍼스(이하 상주캠) 특성화를 위해 축산바이오 및 생태환경 분야, 공학 및 보건복지(실버산업) 분야 발전 계획을 수립했다. 통합 초 본교는 상주캠에 축산·생태환경 산업과 전문인력 양성의 거점대학으로의 캠퍼스 정체성을 수립하고자 했고 그 의지는 통합 초 상주시, 정부와 연계된 사업 기획안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2007년 상주캠 특성화 분야별 육성 전략에 따르면 본교는 ‘생태환경·관광레저 분야의 세계 거점대학으로의 도약’, ‘국내 최고 수준의 축산바이오 학부로 도약’ 이라는 발전 방향을 설정하고 있다. 두 개의 특성화 방향은 경북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전략으로, 당시 대학 내·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본교는 위와 같은 발전 가능성을 앞세워 두 대학의 통합을 강행했다.흔들리는 발전계획2007년 본부 측이 발행한 ‘특성화 방안 연구계획’에 따르면, 본교는 상주캠 생태환경 분야 특성화를 위해 생태환경대학(3개 학부 6개 전공, 2개 학과 설치)으로 구조조정을 계획했다. 또한 생태환경 전문 교수를 충원하고, Eco Science Park 건립 및 기타 생태환경·레저분야 특성화를 위한 연구, 협력센터 설립을 추진할 계획이었다. 또한 축산바이오 분야 특성화를 위해 축산바이오 관련 학부를 육성하고, 관련 전문 교수를 확충하며, 각종 연구센터를 설립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계획은 통합 초기에 흔들리기 시작한다. ‘2011년 상주캠퍼스 보직자와의 간담회 자료(이하 간담회 자료)’에 따르면 ‘감사원, 국회는 지속적으로 대구캠퍼스와의 유사중복 학과 병존, 입학정원 및 직원 감축목표 미달성을 지적’했다고 한다. 또한 ‘교육부는 2011년 두 캠퍼스 간 유사·중복학과를 정리하지 못한 학교에 대해 행·재정상 불이익을 가하겠다고 발표’하며 양 캠퍼스의 유사·중복학과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본부는 당시 문제를 해결하고자 상주캠 보직자들과 간담회를 가지거나, 특성화 계획 수정 등으로 해결책을 찾고자 했다. 간담회 자료에는 ▲유사 중복학과 해소를 위해 지적된 분야 (사회복지, 아동복지, 건축 디자인, 시스템공학, 전기공학)의 대구캠퍼스와 통합 ▲나머지 분야는 명칭 변경으로 차별화 ▲상주캠 인프라 구축을 위해 지원 예산 확대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 상주캠 소재 학과들은 대구캠퍼스와 커리큘럼이 크게 다르지 않은 유사·중복학과가 대부분이다. 2011년 학과명이나 전공과목의 이름을 바꿔 통·폐합을 피해간 학과들이 현재 지방대학 특성화사업을 통해 통·폐합 과정을 밟고 있다. 통합 초 캠퍼스 특성화를 위해 가장 먼저 해결됐어야 할 문제가 아직까지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익명을 요구한 상주캠퍼스의 한 학생은 “꿈을 가지고 학교에 입학했지만 더 좋은 환경을 가진 대구캠퍼스에서 내 전공과 똑같은 전공 수업이 있었다”며 “그렇다면 상주캠에 남을 이유도 없고 복수전공을 택한 학생들을 붙잡을 수도 없을 것”이라고 불만을 표했다.결국 마스터플랜은 없었다‘2012년 상주캠퍼스 특성화 방안 연구계획안’에선 유사중복학과 문제와 통합 당시 공약 불이행에 대한 문제에 관하여 ‘이행이 불가능하거나 비현실적인 요소들이 많음’이라는 문구로 통합 당시의 공약 진행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현재 본교와 상주시 간의 특성화 사업 진행 상황에 대해 상주 시청 관계자는 “통합 초기 이뤄졌던 공약에 대해서는 너무 많은 시간이 지났고 여건 또한 당시와 많이 다르다”며 “해당 계획에 대해서 논의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라고 말했다.이 같이 더딘 공약, 계획 진행에 대해 특성화 추진단장 최현국 교수(과학대 나노소재공학)는 “통합 초기에 나온 계획은 관계자들의 탁상공론이나 다름없다”며 “당시 본교는 교육부의 통·폐합 정책을 따라 지원금을 타야했고, 상주대는 줄어가는 지원자들로 인해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탈출구가 필요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또 최 교수는 “초기 엉성하게 세워진 계획에는 각종 연구소, 건물 유치 등 많은 공약이 있었지만 현재 이뤄진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며 “게다가 통합당시 축산 생태 특성화 계획조차 구조 개혁으로 핵심학과들이 축소·이전 되며, 그 경쟁력을 잃어버렸다”라고 말했다.상주캠에서의 특성화 계획 수립 및 시행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본부 또한 마땅한 대안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익명을 요청한 본부 관계자는 “2007년부터 2014년 현재까지 많은 상주캠 특성화 마스터플랜이 제시됐지만 현재 학교에서 공식적으로 특성화 추진 중이라고 공표할 만한 것은 없다”라고 말했다. 또 관계자는 “지방대학 특성화 사업으로 대구캠퍼스와 연계해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곳이 있을 뿐 현재 따로 학교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특성화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기획처장 권순창 교수(경상대 경영)는 “상주캠퍼스 특성화 안건이 매년 올라오고 재정 지원 또한 매번 이뤄졌지만 제대로 된 결과를 얻은 적은 거의 없다”며 “대부분의 특성화 안이 구조조정을 기반으로 한 특성화 안건이었기 때문에 유사·중복학과가 마저 해결되지 않은 상주캠퍼스에 적용시키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라고 말했다. 또한 권 처장은 “앞으로의 특성화는 상주캠퍼스만의 특성화가 아닌 학교 전체의 특성화 중 한 부분으로서 본교의 거시적 발전계획과 함께할 것”이라며 “현재 기획처에서 학교의 전체적인 발전기획 수립을 준비 중이다”고 밝혔다. 이에 최현국 교수는 “학교와 학교가 통합하는 큰 사안의 경우 다른 학교의 성공 및 실패사례를 면밀히 조사해야 한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2015년의 상주캠퍼스 최 교수는 상주캠의 올바른 특성화 방향에 대해 “상주캠퍼스가 특성화 할 수 있는 학과는 자동차공학과 축산 분야 외엔 없다고 생각한다”며 “자동차공학부도 면밀히 따져보면 기계공학분류이기 때문에, 결국 특성화의 활로는 여전히 축산분야다. 유일하게 축산학과만 대구캠퍼스와 겹치는 커리큘럼이 없이 운영될 수 있고, 경북지역 특색에 걸맞기 때문에 부가가치가 높다”라고 말했다.하지만 2015년 신입생들은 ‘축산대학’에 입학할 수 없다. 지방대학 특성화 계획과 더불어 축산 클러스터 사업유치를 조건으로 단과대학으로 승격된 축산대학이 2년 만에 다시 학부제로 회귀되기 때문이다. 또한 생태환경대학에 속한 생태관광학부 생태환경전공이 대구캠퍼스 원예과학과로 통합되고, 해양학과가 신설된 지 2년 만에 자연과학대학으로 이전된다. 생태환경대학장 권태동 교수(생태환경대 레저스포츠)는 “생태환경전공은 지도 교수가 2명이라 구조조정대상에 올랐다. 이는 생태환경대학 핵심 학과가 사라지는 것이다”라며 “이런 식의 구조조정은 이해하기 힘들다”라고 말했다. 생태환경대학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생태환경대학에서 생태환경전공이 없어지면 단과대학 명칭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란 생각이 들었다”며 “신중한 구조조정을 했으면 좋겠다”라고 불만을 표했다.  구조조정 속에 학생들은 어리둥절이외에도 2015학년도 구조조정 학과에는 산업전자공학과, 컴퓨터정보학부 컴퓨터시스템전공, 나노소재공학부 나노공학전공이 있다. 산업전자공학과는 전자공학부로 통합되고, 컴퓨터시스템전공은 컴퓨터학부로 통합되며 나노공학 전공은 폐지된다.박영호 교수(과학대 산업전자공학)는 “특성화 사업일환으로 유사학과에 지목되어 이동한다”며 “학생들과 간담회를 가져 의견수렴이 잘되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통폐합 과정에서 교수, 학생 간 의견수렴 및 공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컴퓨터시스템을 전공하고 있는 학생은 “통폐합에 대해 대충 듣긴 했지만 학과 차원의 자세한 안내가 없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학업계획을 세워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나노공학전공 학생들 또한 의견수렴 과정을 거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나노공학전공의 한 학생은 “일방적인 통보를 받은 것 같다”며 “사전에 공지된 것 없이 일이 진행되어 당황스럽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학생들의 의견수렴도 없이 전공을 폐합시킨 것은 부당하다”며 “나노 전공에 꿈이 있어 전공을 선택했지만 학과가 없어져 황당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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