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고 청명한 날씨가 계속되는 10월 가을 바다 구경을 하고 싶다면 부산으로 떠나는 것은 어떨까? 부산은 관광 명소라 기차 예약을 꼭 하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부산역에 도착하자 특유의 바다냄새가 코를 찌른다. 얼른 이 바다를 후각이 아닌 시각으로 느끼고 싶다. 점심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 부산역 앞에 있는 차이나타운을 걸었다. 특이한 간판과 신기한 물건들이 시선을 사로 잡았고, 가파른 능선에 집이 들어서 있는 풍경이 신기했다. 차이나타운을 걷다보니 출출해져 부산역 앞에 있는 ‘모모스테이크’로 들어갔다. 맛집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많이 붐볐지만 기다리는 만큼 스테이크 맛은 훌륭했다. 

부산역에서 버스를 타면 용궁사, 국립수산과학원에 갈 수 있다. 용궁사로 바로 가는 길이 있지만 국립수산과학원도 한번 들러 구경하는 걸 추천한다. 과학원에는 커다란 배 모양의 건축물이 보이며 바다 냄새가 물씬 풍겨온다. 배 모양 건축물 뒤쪽으로 바닷속 물고기들이 헤엄치는 그림이 그려진 담과 더불어 바닷가를 따라 길이 나 있다. 멋진 풍경을 보며 길을 따라 10분 정도 걸으면 목탁 소리와 함께 웅장한 절이 보인다. 바다풍경과 함께 용을 모티브로 만든 절, 하늘 높이 우뚝 서있는 관음대불이 환상의 조화를 이루며 보는 순간 감탄이 절로 나온다. 용궁사에는 큰 석상들이 많이 있지만 나의 눈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작은 득남불이다. 득남불은 석상의 배를 만지면 득남을 할 수 있다는 전설이 있는 석상이다. 석상의 배를 보니 정말 많은 사람들이 배를 만졌는지 손때가 엄청 묻어있어 새까맣다. 많은 사람들이 득남을 원했다는 것을 보고 아직까지 남아선호사상이 남아 있는 것 같아 씁쓸했다. 용궁사에는 약수를 먹을 수 있는 지하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약수도 맛있지만 멋진 전경을 앞에 두고 마시는 커피 한 잔은 더욱 맛있다. 

용궁사에서 다음 여행지인 이기대 공원으로 향했다. 이기대 공원에 도착 후 앞을 바라보면 광안대교를 품은 바다가 시원하게 마음속에 들어온다. 답답한 가슴이 뻥 뚫릴 것이다. 이기대 공원에는 즐길거리가 많이 있다. 연인과 함께 지압보도를 걸으며 장난도 쳐보고 동굴 체험도 할 수 있다. 용궁사의 근엄한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즐거움을 느끼며 신나게 놀다보면 어느새 저녁 먹을 시간이 다가온다.

이기대 공원에서 마지막 여행지인 해운대로 출발했다. 해운대에 도착해 부산 명물이라 할 수 있는 국밥을 먹었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 그리고 엄청 진한 국물과 구수한 냄새가 식욕을 자극한다. 국밥을 배불리 먹고 나서 연인과 함께 해운대 야경을 보며 바닷가를 걸었다. 용궁사, 이기대 공원이 부산의 과거를 보여줬다면, 해운대는 부산의 현재를 보여준다. 바다가 위에 떠있는 별보다 더 밝게 빛나는 높게 서있는 건물들, 모든 것을 털어버리고 신나게 하루를 즐기고 있는 팔팔한 청춘들, 출렁이는 밤바다와 옆에서 함께 행복한 사랑을 나누고 있는 연인들이 부산 특유의 바다 냄새와 함께 조화를 이룬다.

화려한 밤을 등지고 다시 대구로 가기 위해 부산역으로 향했다. 부산역 앞에 있는 분수대에는 밤마다 화려한 분수쇼를 하고 있으니 구경을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여행 일정을 끝내고 기차 시간이 남아 부산역 옥상으로 올라갔다. 그곳에서는 나무가 아닌 숲을 볼 수 있다. 밝게 빛나고 있는 부산의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으며 감탄이 절로 나온다. 화려하게 살아 숨 쉬는 부산이 나의 발목을 잡는다. 하지만 부산여행의 아쉬움을 뒤로한 채 집으로 가는 기차에 몸을 실었다. 일에 치이고 학업에 시달려 마음이 답답하다면 탁 트인 바다가 있는 부산으로 떠나보라, 답답한 가슴을 뻥 뚫어 줄 것이다. 

저작권자 © 경북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