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8세 대구출신 취업준비생인 우리삼촌, 대기업에 넣은 이력서는 이제 열손가락을 다 사용해도 셀 수가 없다. 할머니는 아무 기업에 취직하라고 하는데, 삼촌은 요즘 중소기업 취직해서 뭐 해먹고 사냐고 성을 낸다. 정말 대구의 중소기업엔 비전이 없는 것일까?●      

오는 2015년부터 중소기업의 범위가 쉽고 간단하게 바뀐다. 근로자 수나 자본금 등의 지표로 중소기업 여부를 판단하던 기존의 복잡한 방식이 5개 업종별로 정해진 3년 평균 매출액만을 판단기준으로 보는 방식으로 바뀌게 된다. 또한 자산총액이 5,000억 원 이상 법인이 주식 등을 30%이상 소유한 최다출자자인 경우엔 중소기업에서 제외된다. 

지금부터 중소기업의 어려움 세 가지를 알아보자. 중소기업과 대기업을 나누는 가장 큰 기준은 자금이다. 중소기업들이 겪는 첫 번째 문제, 자금문제에 대해서 알아보자. 2013년 중소기업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대구 내 중소기업 중 71개 기업이 자금난에 시달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람들이 중소기업 입사를 꺼리는 이유는 주로 ‘기능직에 임금조건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라고 한다. 이동만 교수(경상대 경영정보)는 “중소기업은 자금력이 떨어져 직원들에게 임금을 많이 주고 싶어도 그러지 못해 학생들이 입사하기를 꺼려한다”라고 말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구, 경북 중소 기업청에서는 금융, 인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 천 억대의 자금을 지원해 주고 있다. 또한 대구상공회의소에서는 ‘2014 대구3030기업 공모’, ‘2014년 대구시 중소기업대상 공모’ 등의 다양한 공모를 열고 거기서 선발된 중소기업들에겐 육성자금을 지원, 해외시장개척단 파견 및 해외 전시, 박람회 참가를 우선 지원하는 등 많은 혜택을 주고 있다.

두 번째로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문제를 살펴보자. 보통 기업은 스스로 살아남기 힘들다. 2007년 대구의 1,479개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의 자금지원의 필요성’에 대해 보통, 약간필요, 매우필요 등으로 나누어 조사한 결과 56.3%의 기업이 ‘매우 필요’를 선택했다. 대구 내 기업의 지원 상황은 어떠할까? 대구중소기업청 소속 진흥공단에서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재정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또, 대구 상공회의소에서는 제도적 장치를 통해 기업들이 겪는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 예로, 대구에 국가산업단지가 없어서 기업을 유치하기가 힘들다는 것을 느낀 상공회의소에서 국가에 지원 요청을 했다. 그 결과, 작년부터 국가 지원을 받고 대구국가산업단지가 조성됐고, 산업 단지 내 기업 분양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상공회의소 옆 대구경북디자인센터에서는 중소기업의 로고디자인 등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대구의 노력에 보답하듯 기업대상 지원제도 만족도 조사에서 ‘지원 신청 과정이 편리했는가’, ‘심의 과정이 투명했는가’, ‘행정 처리가 신속하게 진행됐는가’, ‘지원 금액이 적당한가’에 대하여 전부 수도권보다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마지막으로 알아볼 문제는 인력 문제이다. 2009년 중소기업청에서 대구 기계소재 기업 842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기타 인원의 부족률은 0.2%, 학사 부족률은 0.1%로 인력이 크게 부족하지는 않지만 석사 부족률은 25.7%, 박사 부족률은 76.4%로 전문 인력이 크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기타소재 기업은 순서대로 0%, 38.9%, 36.8%, 100% 인원 부족률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이 교수는 “대부분의 본교 학생들이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을 원해 낮은 학력의 학생들이 중소기업에 지원한다”며 “대구 중소기업에는 전문 인력이 많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본교에서는 중소기업을 위해 어떤 지원을 하고 있을까? 경북대학교 산학협력선도 대학사업단 링크(LINC)에서는 중소기업과 연계해서 몇 가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우선 첫 번째로 ‘가족회사’가 있다. 이는 대학과 기업 간 맞춤형 교육, 연구 협력을 바탕으로 인적, 물적 자원을 상호 공유하는 시스템이다. 대학은 수요자 중심의 교육을 완성하고, 기업은 기술경쟁력 향상을 도모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두 번째로 ‘기술, 경영자문’을 구할 수 잇는데 기업체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팩스와 인터넷을 통하여 교수의 자문을 구함으로써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다. 또, ‘애로기술개발사업’이 있다. 이는 몇 회의 자문에 그치지 않고 일정 기간 동안 도와주는 프로그램도 포함한다. 세 번째로 당 사업단 가족회사 및 대경권 기업에서 받은 기술 수요를 바탕으로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을 산학공동으로 개발하고, 특허출원 및 기업으로 기술 이전할 수 있는 ‘산학공동기술개발과제 지원’이 있다. 이는 경북대 교수진의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보유한 기술을 기업으로 이전하며 기술사업화를 촉진할 수 있다. 중소기업 연계프로그램에는 ‘교수-기업’의 프로그램 뿐 아니라 현장실습교육과정과 같은 ‘학생-기업’의 프로그램도 있다. 현장실습교육과정은 본교의 우수한 인재들이 기업(기관)에서 현장실습 근무를 하고 학점을 인정받는 정규교육과정이다. 2013년 실습생은 176명, 실습기업은 110개이고, 2014년 상반기 실습생은 77명, 53개 실습 기업이 있다. 현장실습기관으로 중소기업 이외에도 공공기관, 연구소, 중견기업, 대기업 등이 있다.

이 교수는 “정부지원도 중소기업청에서 하고 있지만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인력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도 많다.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협력관계를 맺는 경우도 있으나 갑을관계에 힘을 내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아직도 대기업만을 좋게 보는 사회적 풍토가 학생들의 발목을 잡는 경우도 있다. 이렇다보니 중소기업에서는 부족한 직원을 채우기 위해 외국 사람들을 채용하게 된다. 학생들은 중소기업에 대한 생각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대구상공회의소 서석민 통상진흥팀 팀장은 “중소기업이 사회의 경기를 주도하지는 못한다. 위기 상황이 닥쳤을 때 중소기업에 그에 대비할 전문가가 부족한 건 사실이고, 자금력도 부족하다. 대구에서는 자동차 부품 등 특정 업종의 기업만이 힘을 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면 다른 분야의 기업들도 괜찮은 기업이 꽤 있다.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 뜻을 펼칠 기회가 더 많다. 부디 눈높이를 한 단계만 낮춰서 중소기업을 바라보길 바란다. 대구에는 좋은 중소기업들이 많이 있다”라고 조언했다.

‘착한 기업’을 소개 합니다

힘들게 입사했는데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당하거나, 열악한 사내 복지 제도에 회사에 적응하지 못하고 몸과 마음이 지치는 회사원들이 많다. 일손이 부족한 기업에서 유용한 인력으로 일하지만 외국인 근로자라는 이유로 무시당하는 경우도 있다. 높은 급여를 주는 기업이라도 이런 사회적 차별이 난무하며 직원의 복지를 신경 쓰지 않는 기업을 좋은 기업이라고 할 수 있을까? 대구에는 이런 문제점과는 거리가 먼, 직원을 소중히 여기는 기업들이 있다. ‘착한 기업’이라고 들어 보았는가?

‘착한기업’은 공정일터에 관심을 가지며 비정규직 등 취약계층에 대한 배려 등을 통해 차별 없는 공정일터를 실행하는 기업이다. 지난해 대구시는 전국 자치단체 중에서 처음으로 ‘착한 기업 인증’을 시행했다. 착한 기업 인증은 착한 기업을 선발하고 홍보함으로써 지역사회에 공정일터를 확산시키고자하는 공정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시행되었다. 총 7개의 기업이 착한 기업으로 선정되었는데 그 중 두 군데의 기업을 통해 착한 기업이란 어떤 곳인지 알아보자.

처음으로 알아 볼 곳은 유공압부품 전문 생산업체인 (주)CDC뉴매틱이다. 이 기업은 직원 4명으로 시작해 현지 115명의 직원을 거느리며 계속 성장 중이다. 2년 전 금호강 유역 신축 건물로 이전해 피트니스 센터는 물론 공조 환기 시설과 비데를 마련하며 좋은 작업환경을 만들었다. 게다가 앉아서 하는 작업이 많아 다리가 불편한 분이나 시각, 청각, 경증 장애인들도 불편함 없이 근무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외국인근로자에게는 기숙사 시설을 제공하고 청소, 식당 근로자들도 모두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오후 6시 정각이 되면 신입사원부터 퇴근을 한다. 오히려 팀장은 할 일이 많아 더 늦게 가기도 한다. 본 기업은 법정 1주일 근무시간 52시간보다 적은 40시간씩 일한다. (주)CDC뉴매틱 도성민 과장은 “다른 회사는 부서 간에 도움을 잘 안주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 회사는 타부서가 요청하면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두 번째로 알아 볼 곳은 공구, 산업용품을 생산, 수입해 전국에 공급하고 있는 (주)케이비원이다. 해당 기업은 평소 직원 멘토링 제도를 실시하며 인재경영을 최우선으로 한다. 또한 여성이 승진 및 임금을 동일하게 받고 정년 이후에도 본인 의사에 따라 근무 연장이 가능하다. 또한 육아휴식 프로그램으로 여성이 일하기 좋은 기업을 만들어 여성 근로자가 회사 직원의 20%를 차지한다. 또한 본 기업은 기업을 키우는 데서 멈추지 않고 장학재단을 통해 사회환원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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