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북 가로지르는 

비무장지대DMZ 늪― 

        

목마른 노루새끼들  

종종 주둥이로 스쳐 가는  

지뢰밭 물구덩이 안에서  

거미 두 마리가 엉겨 붙는다

   

반경 2cm가 될까 말까 한 

물방울 속을 비집고 들어가 

어디서 날아왔는지 암놈과 수놈 

사랑을 한다  

작은 수초水草 하나 

다치지 않고, 찢김도 없이 

아흐, 

둥근 물방울 속에 

들어가 몸을 섞는다 

단순한, 소박한, 완벽한, 꿈꾸는!

※물거미 : 오직 1과 1속 1종에 속하는 물거미(학명 AQUATICA)는 세계적인 희귀종으로 1996년 6월, 한반도에서는 처음으로 거미학자 남궁준 박사(2011년, 91세)팀의 현장답사를 통해서 경기도 북부지방 연천군 민통선(민간인통제선) 비무장지대 늪지대에서 발견·확인됐다.

김준태 시인

1948년 전남 해남 출생. 1969년 전남일보·전남매일 신춘문예 시 당선. 월간『시인』지로 나와 시집 <참깨를 털면서>, <나는 하느님을 보았다>, <국밥과 희망>, <불이냐 꽃이냐>, <칼과 흙>, <지평선에 서서>, <밭詩>, <달팽이 뿔> 외. 세계문학기행집 <세계문학의 거장을 만나다>, 남과 북·해외동포시인들 통일시에 해설을 붙인 <백두산아 훨훨 날아라> 등 펴냄. 현재 조선대 문창과 교수 로 재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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