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의 첫 여름방학에 나는 특별한 일을 경험했다. 우연히 아르바이트 검색하는 곳에서 여수 조선소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걸 보았다. 마침 바다도 보고 싶고 집을 떠나 생활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무엇보다 돈을 많이 벌 수 있어서 솔깃했다. 남들이 위험하다며 만류했지만 ‘아직 팔팔한 청춘! 이 젊은 나이에 무엇을 못하겠나!’ 라는 생각이 들어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숙소는 광양에 위치했고 친구와 함께 업체 버스를 탔는데. 버스 안에는 인상이 험상궂은 아저씨, 슈퍼맨처럼 엄청난 근육을 가진 형 등 여러 사람이 있었다. 

숙소에 내려 사전 교육을 받았다. 철사 조이는 방법, 일하는 순서 등 한꺼번에 많은 내용을 들으니 머리가 혼란스러워졌다. 처음 2주는 정말 힘들었다. 나는 무거운 철판을 옮기며 배 위쪽에서 작업할 수 있게 발판을 까는 일을 배웠다. 많이 헷갈리고 어려웠지만 두꺼운 작업복을 입고 작은 손을 열심히 움직이며 철사를 조였다. 일이 엄청나게 고되다 보니 같이 일을 시작했던 형이 도중에 도망을 가버렸다. 그러자 나에게 일이 산더미 같이 몰려 순간 ‘나도 도망갈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일이 끝난 뒤 같이 일했던 아저씨들과 술 한잔 하며 “일이 많이 힘들 텐데 어린 나이에 일하는 모습이 대견하다”라는 말을 들으니 기분이 좋아져 다음날 더욱 열심히 일했다. 

손에 물집도 잡히고 몸에 땀띠가 나는 등 많이 힘들었지만, 시간이 흐르니 적응되고 일도 수월해졌다. 그러던 중 같이 왔던 친구가 작업을 하다가 추락 사고를 당했다. 발판을 밟으려다 미끄러져 4층 높이에서 떨어진 것이다. 다행히 친구는 난간을 잡아 큰 사고를 피할 수 있었지만 팔에 피멍이 들고, 눈 위쪽이 찢어지는 등 심한 부상을 입었다. 바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고 입원하였다. 그 사고 이후 한동안은 무서웠지만 일을 할 때 더욱 침착하고 조심해서 일을 했고 결국 계약 기간을 다 채우고 돌아왔다. 그 친구랑은 더욱 친하게 지내고 있으며 일하던 아저씨, 형들과도 아직 연락하며 지내고 있다. 많이 힘들고 위험한 아르바이트였지만 평생 잊을 수 없는 좋은 경험이었다.       

전정대(과학대 나노소재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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