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총여학생회는 캠퍼스 내에서 여학생들의 권익을 주장하고 복지와 평등을 위해 노력하는 대의기구로서 1986년 처음 출발했다. 하지만 최근 대학에서 총여학생회가 양성평등 문제 등으로 총학생회 산하 기구로 편입되거나 여학생 모임으로 바뀌며 하나둘 사라지고 있다. 본교도 그 흐름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에 현재 본교에 남아있는 유일한 단대 여학생회장이자 마지막이 될 김수민(농생대 식품소재 12) 씨를 만나봤다●

Q. 전국적으로 여학생회가 없어지는 추세에 우리학교에 남아있는 유일한 여학생회장이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A. 2년 전에도 농대에 여학생회장이 있었거든요. 아무래도 여학생회가 쇠퇴하고 있다 보니까 크게 뭘 바꾸거나 하는 것은 아니지만 작게 작게 바꿔가는 것을 보고 여학생회가 있고 이런 일을 하는구나 생각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워낙 학생회에서 복지를 충분히 다 해내고 있으니까 이렇게 받아주는 게 아닌가. 하하.

저는 학생회와 선거활동을 같이 준비했어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지금 그냥 학생회활동을 같이 하고 있는 거죠. 말했다시피 아무래도 여학생회가 쇠퇴하고 있는 상태잖아요. 그래서 딱히 여학생회를 꾸릴 수 있는 재정도 안되고 사무실도 없고 그러니까 그냥 어떻게 보면 학생회로서 일을 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여학생회의 장이라는 느낌보다는 학생회에서 학생회장, 부학생 회장, 여학생회장 이런 느낌으로 같이 일을 하고 있는 거죠. 

Q. 공약은 무엇이 있었고 이행은 됐나요?

A. 여학생 휴게실을 24시간 개방하려고 했는데 학장님과 대화를 해보니 그것이 불가능할 것 같다고 말씀 하시더라구요. 왜냐면 24시간 개방을 하다보면 외부인들이 올 수가 있는데 그러다보면 실험실 물품이 도난당할 수 있어서요. 그래서 CCTV 설치를 말했는데 그 비용 마련이 어려워서 최대한 시험기간과 같은 필요한 때 확대 개방하는 방향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다른 공약은 원래 여성용품자판기를 추가 설치 하려 했는데 알고 보니 학교와 기기 담당 업체 측이랑 협업이 돼있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원래 설치돼있던 2호관에서 유동인구가 많은 1호관으로 옮기고, 또 여학생회의를 유치하고 있어요. 아 참, 저희는 올해에 조촐하게 남학생 휴게실을 만들었어요. 이것은 학생회장의 의견이었어요. 

Q. 남학생회는 없는데 여학생회만 있는 것은 역차별이라는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A. 여학생회장을 남학생, 여학생 이렇게 이분법적으로 생각할 수 없는 게, 다수의 학회장들이 남자분들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여성을 대변해줄 사람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렇다고 저희가 딱히 여성을 더 우대하는 그런 행사를 하고 있지도 않거든요. 그래서 여학생회에 대해서 크게 태클도 안 들어오고 불만을 말하는 사람들도 없어요. 어떻게 보면 이것도 쇠퇴의 한 흐름이죠. 만약에 여학생회가 있어야 한다면 역차별을 줄이는데 좀 더 주안점을 두는 활동을 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저번에 다른 대학에 갔을 때 총여학생회에 대한 대자보 같은 게 쓰여있는 걸 봤어요. 거기는 양성평등 부서도 있고 단지 여학생회의 권리를 찾는다기보다는 장기적으로 양성평등을 지향하는 그런 식으로 운영하고 있더라구요.

Q. 남은 기간동안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A. 일단은 여학생회의를 한 번 더 열고 여학생들의 불편한 점을 개선해야죠. 여학생회의를 하면서 각 과 여학생회장들이 모여서 그렇게 대표적으로나마 의견을 수렴하고 개선할 점을 찾을 수 있었던 것이 참 좋았던 것 같아요. 다른 계획은 잘 모르겠어요. 이제는 마무리를 해야 하는 단계가 아닌가. 하하하.

저희 여학생회도 계속 폐지를 한다고 그러더라구요. 원래는 총여학생회가 사라지면서 그 하위개념인 단대 학칙에서도 폐지를 해야하는데 저희는 안 된 경우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내년에는 아마 여학생회가 없어질 거예요. 제가 마지막 여학생회장인 셈이죠.

Q. 이번 일 년 동안 나는 어떤 여학생회장이었다를 정의해 주세요.

A. 여학생회로서 뭔가 대변을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고 뭔가 대변할 수 있는 위치도 아닌 것 같아요. 일단 처음부터 다른 단대에는 신기한 존재였고, 우리 단대 내에서도 여학생회장이지만 별로 여자취급 못 받았던? 그런 존재? 하하하. 정말 저를 편안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소통이 원활한 여학생회장이 되고 싶었는데 나름 소통이 잘 되고 있는 것 같아요. 여학우분들과도 남학우분들과도 잘 되고 있는 것 같아요. 뭐랄까, 좀 다가오기 편한 그런 여학생회장이었던 것 같아요. 

저작권자 © 경북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