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한 소통은 사라지고, 이해관계에 따른 갈등과 대립만 남아 있는 곳” 한 언론사가 한국 사회에 대해 내린 진단이다. 하지만 여기서 현재 본교의 모습을 떠올리는 이들도 적지 않을 것 같다. 이러한 상황에서 나를 가장 답답하게 하는 것은 바로 ‘구성원 간의 소통’이다. 물론 역지사지의 마음이라면 누구와도 깊은 소통을 나눌 수 있겠지만 타인을 온전히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대학이라는 큰 공동체 내에 구성원 간의 소통 문제는 더 말할 나위 없다. 본부는 지난 4월에 열린 학생총회 요구안에 대한 답을 5월에 딱 한 차례 전달했다. 이후 총학생회가 8월에 다시 한 번 공문을 요청했지만 2달 째 묵묵부답인 상태이다. 그렇게 약속이 깨지고 서로를 불신하는 사이 어느덧 10월이 왔다. 시간이 이렇게 흐를 때까지 그들은 왜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은 것일까. 그동안 오고 간 수많은 글과 장시간의 대화는 그저 보여 주기용에 지나지 않았던 것일까. 

올해는 학기 초부터 한마음대제전, 총장선출규정, 학사제도 개편, 총장재선정 논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안으로 학내외가 시끄러웠다. 그러나 그 중 무엇 하나 서로 합의해내거나 서로의 주장을 귀 기울여 들어준 적이 없다. 본교 게시판 ‘복현의 소리’만 봐도 지금껏 학내 구성원 간의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엇갈려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에 가장 문제가 된 총장재선정 논란은 우여곡절 끝에 마무리될 것 같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본부, 교수회, 총장 후보자들 간의 수평적인 소통이 이뤄졌는지는 의문이다. 규정에 관한 제도적 합의는 도출해냈지만 아직도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써 본교는 국립대의 위상과 명예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지역사회의 분란만 초래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지켜보기만 하고 사실은 소외당하고 있는 우리 학생들의 입장에서도 답답함이 쌓여간다. 

이런 대학 내 소통의 부재 문제는 우리 사회 전반에 만연해 있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소통의 부재에 대해 그 심각성을 느끼지 못한다. 무뎌진 것이다. 오늘날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귀보다는 입이 열려있다. 우리는 항상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모두가 자신의 야기만 하게 된다면 그 어떤 이야기도 남지 않는다. 

여기서 우리는 다시 한 번 소통의 의미를 되짚어 봐야한다. 진정한 소통이란 무엇일까. 당신은 언제 상대방과 소통하고 있다고 느끼는가? 절친한 친구나 가족과 서로의 고민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을 때, 그리고 그들이 그 고민을 듣고 진심을 다해 공감해줄 때 우리는 비로소 소통하고 있다고 느낀다. 그 순간 우리는 더 행복해질 수 있다. 인간은 지구상에서 가장 사회적인 동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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