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유튜브, 트위터 등 요즘 어느 사이트를 접속해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영상이 있다. 차가운 물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뒤집어 쓰는 영상이다. 사실 요즘처럼 더운 날씨에 그렇게 이상한 행동은 아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많은 사람이 이런 행동을 하고 영상으로까지 찍어 인터넷에 올리는 것일까?

이러한 영상은 소위 ‘아이스 버킷 챌린지 (Ice Bucket Challenge)’ 라고 불리는 사회운동의 일종이다. 차가운 물을 뒤집어쓰는 게 어떻게 사회운동이냐고 할 수 있는데 아이스 버킷 챌린지의 방식을 보면 이해가 갈 것이다. 

촬영을 시작하며 도전을 받을 세 사람을 지목하고 24시간 이내에 ALS (근위축성 측색경화증) 협회에 100달러를 기부하거나 찬물을 뒤집어쓰고 10달러를 기부하게끔 유도한 후 차가운 물을 뒤집어쓰는 것이다. 그리고 도전을 받은 세 사람 역시 같은 방식으로 계속 진행한다. 쉽게 말해 일종의 긍정적인 행운의 편지인 셈이다. 그리고 이 행운의 편지는 SNS와 연예인뿐만 아니라 빌 게이츠나 주커버그 등 사회 각층의 유명인들의 참여에 힘입어 원조에 전혀 뒤처지지 않게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퍼졌다. 

그러나 이 운동에도 비판은 있다. 가장 큰 비판의 소리는 취지의 변질에 관한 문제이다. ALS를 앓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기부하자는 기존의 취지와 달리 단순 흥미 위주 또는 심지어 자기 홍보 같은 개인적인 목적을 위한 이벤트로 사용하는 것이다. 또한, 강제성이 문제가 되기도 했는데 도전을 거부해 기부도, 찬물도 뒤집어쓰지 않은 사람들에 대한 비난이 바로 그것이다. 일회성의 열풍으로 끝나고 말 것이라는 비판도 많다.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사람들의 관심을 보면 전혀 틀린 말은 아니다.

이러한 비판들에도 불구하고 아이스 버킷 챌린지는 7월 29일부터 8월 26일까지 약 한 달간 8850만 달러의 기부금을 모으며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는 작년에 같은 기간 동안 받은 기부금의 40배가 넘는 엄청난 액수로 그 성공을 증명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라 아이스 버킷 챌린지는 기존의 단순하고 수동적인 기부문화에서 잠재적 기부자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능동적 기부문화로의 길을 열었다는데도 그 의미가 있다.

더위가 점점 지나가며 아이스 버킷 챌린지도 점점 그 끝이 다가오는 듯하다. 비록 아이스 버킷 챌린지는 이렇게 저물어 가도 이를 시작으로 앞으로 이처럼 신선하고 즐겁게 선행을 할 방법들이 꾸준히 나오리라 생각한다. 언젠간 ‘…를 하시거나 …에 기부를 하시오.’ 라는 행운의 편지가 올지도 모른다. 이런 행운의 편지라면 나는 언제나 환영이다!

윤동영

(자연대 생명과학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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