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팔, 다리에 힘이 없어지면 어떨까? 손에 힘이 없어 가벼운 물건을 들지 못한다. 병이 계속 진행되면 나중에는 걷거나 움직이지도 못하고 음식조차 삼킬 수 없는 상태에까지 이르게 돼. 몸을 움직일 수 없어 경제활동도 할 수 없고, 평균 3~4년 내로 사망에 이르게 돼. 무슨 병인지 알겠어? 그럼 더 들어봐.

갑자기 양동이 가득 담긴 얼음물을 맞는 사람들의 동영상이 인터넷과 sns를 장악했어. 앞서 말한 병인 루게릭병에 대한 관심을 제고하기 위해 만든 것이 아이스 버킷 챌린지야. 

그런데 병 자체에 대해 알고 있었니? 정작 언론에서는 유명인들의 참여에만 관심몰이를 하고 있어. 언론의 이런 보도방식은 주객을 전도 시킨 것이지. 일부 연예인들은 속옷이 훤히 비치는 옷을 입고 참여하는 등 관심을 자신에게 모으려는 모습을 보여 해당 연예인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어. 이처럼 유명인들이 스스로를 알리기 위해 캠페인을 이용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어. 캠페인에 참여하는 일반인들도 내가 참여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는 것도 좋지만 단순히 새로운 경험이 아닌 루게릭병 환우들의 처우가 개선되는지 관심있게 지켜보는 것이 좋겠어.

물론 연예인들의 홍보를 통해 루게릭병이 알려지고 기부금이 모이는 것만으로도 의미는 커. 유명인의 참여가 많은 사람들의 참여로 번져 국내 참가자만 현재 4000명이 넘었고 총 기부액이 2억원이 넘는 등 성과도 커. 그러나 여기에서 그쳐선 안돼. 현재 인터넷에 아이스 버킷 챌린지를 검색하면 언론에서는 ‘유명인 모 씨가 아이스 버킷 챌린지 참여’라는 표제와 참여자의 참여소감 정도만 다뤄질 뿐이야. 또, 같은 내용의 기사가 획일적으로 쏟아져 캠페인에 참여하는 사람에 집중해서 관심을 모으려 하기보단 기부금이 어디에 모여 어디에 쓰일 지에 관심을 갖고 보도해야 해.

무엇보다 ‘루게릭병’ 자체에 대한 관심도 키워야 해. ‘루게릭병’이 어떤 병인지, 병을 겪고 있는 실제 환자들의 이야기도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루게릭병 환자들을 돕는 ‘승일희망재단’의 경우 아이스 버킷 챌린지가 있기 전에는 기부금이 잘 모이지 않았다고 해. 그만큼 ‘루게릭병’은 잘 알려지지 않은 병이었고 사람들의 관심이 적었지. 현재 모인 기부금은 루게릭 요양병원 건립에 쓰인다고 하니 우리도 관심있게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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