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갑한 분지인 대구를 벗어나 시원한 바다를 보기 위해 울산에 가기로 했다. 버스정류장에서 2시간 정도만 가면 울산 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한다. 울산은 대구보다 배차간격이 길어서 빨리 이동하려면 버스 앱으로 미리 체크하는 것이 좋다. 

40분 정도 버스를 타면 일산해수욕장 정류장에 도착한다. 일산해수욕장에서 내려서 바다 쪽으로 가다 보면 낙지볶음을 파는 가게가 있다. 낙지볶음에 숯불 향이 나서 색다르고 맛있다. 낙지가 싫다면 주변 다른 식당에 가도 좋다. 밥을 먹었으면 일산해수욕장으로 가자. 한쪽은 공장이 있고 한쪽은 바위산이 있는 신기한 광경을 볼 수 있다. 자연과 공업이 함께 있는 독특한 곳이다. 또한, 다른 해수욕장에 비해 사람이 적어 한적한 바다를 볼 수 있다. 

일산해수욕장에서 해안가를 따라서 걸어가다 보면 대왕암 공원으로 들어가는 계단이 보인다. 계단이 높아서 힘들어 보인다. 하지만 앞으로 펼쳐질 경치를 생각하며 열심히 올라가도록 하자. 올라가는 길 옆에는 소나무가 있다. 소나무 사이로 보이는 해안가도 절경이다. 길을 걸어가다가 샛길로 들어가면 대왕암 공원 정문이 보인다. 

이제 대왕암 공원 안으로 들어가자. 원하는 코스를 선택해서 가면 된다. 각각의 코스가 모두 특색있다. A코스는 다양한 기암괴석, B코스는 울기등대, C코스는 몽돌해변, D코스는 슬도, E코스는 등용사를 볼 수 있다. 나는 B코스로 들어가 C코스로 나오는 것을 선택했다. 대왕암 공원으로 들어가 왼쪽을 보면 해송이 자라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푸른 해송을 보고 있으면 마음까지 시원해진다. 

계속 걸어가다 보면 흰색 등대 2개가 보인다. 바로 구 울기등대와 현재의 울기등대이다. 이 2개의 등탑 모양이 과거와 현재 등탑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이 둘을 비교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울기등대를 보고 나와 아래쪽으로 걸어가다 보면 고래 턱뼈가 있다. 이 고래 턱뼈를 지나가면 대왕암이 있다. 대왕암 주위에는 해녀 할머니들이 바다에서 잡으신 해산물도 판매한다. 해산물을 좋아한다면 이곳에서 맛보는 것도 좋다. 이제 대왕암 위쪽으로 올라가자. 걷다 보면 대왕암의 전설을 담은 표지판을 볼 수 있다. 대왕암은 문무왕의 비가 문무왕을 따라 호국용이 되어 바다에 잠겼다는 전설이 있는 곳이다. 죽어서까지 나라를 지키려고 한 왕과 왕비의 책임감을 생각하면 숙연해진다. 전설을 읽었다면 이제 대왕암 위로 올라가자. 대왕암에는 바닷바람이 아주 시원하게 분다. 바위 사이를 연결한 바다위의 다리에서 바다를 보는 것도 재미있다. 대왕암 꼭대기의 전망대에서 탁 트인 바다를 보는 것도 좋다. 다만 주말에 가면 사람이 많아서 대왕암 꼭대기에서는 바다를 보기 힘들다. 꼭대기에서 바다를 보고 싶으면 평일에 가는 것을 추천한다. 

다시 대왕암 앞쪽으로 돌아오자. 이제는 몽돌해변을 볼 수 있는 C코스를 통해 대왕암입구로 돌아가자. C코스는 해안가를 따라 가는 길이다. 바다와 해송을 보면서 걸어갈 수 있다. 경치를 보며 걸어가다 보면 몽돌해변이 보인다. 사람이 적은 곳이라 여유롭게 바다를 볼 수 있다. 바다로 가까이가면 몽돌이 바닷물에 쓸려갔다 돌아와는 예쁜 소리도 들을 수 있다. 앉아서 바다를 보기 좋은 장소다. 

평일에 대왕암공원을 갔다면 퇴근시간이 되기 전에 버스에 타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다면 현대자동차 직원들이 퇴근하는 틈에 끼여 돌아오는 버스를 놓칠 수도 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가 더 가치 있듯, 공업도시 울산의 대왕암 공원은 더 가치 있게 느껴졌다. 도심 속 자연과 여유를 느끼고 싶다면 대왕암 공원으로 가보자.

이슬기 기자/lsg14@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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