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주화운동은, 1980년 5월 18일부터 27일 새벽까지 열흘간 당시 신군부 세력과 계엄군의 진압에 맞서 광주시민과 전남도민이 죽음을 무릅쓰고 민주주의 쟁취를 위해 항거한 역사적 사건이다.이에 대한 평가 때문에 우여곡절이 많기도 하였지만, 1996년 국가가 민주화 운동으로 지정하였고, 민주화 운동 관련 자료들이 2011년에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이제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최대 성과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을 뿐 아니라, 독재정권에 맞서 싸우고 있는 아시아 여러 나라의 민중에게 귀중한 경험을 제공함과 동시에 민주화운동이 지향해야 할 정신적인 지표로도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34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의 민주주의는 온전히 제 자리에 서 있다고 할 수 없다. 곳곳에 자리한 반민주적 행위와 억압은 우리 사회를 멍들게 하고, 많은 사람들을 아프게 한다.우리 인간의 삶은 항상 아름답지만은 않다. 기쁨, 즐거움과 함께 슬픔과 역경으로도 가득 채워져 있다. 이것들로 하여 우리는 다시 한 번 뒤를 돌아보며 삶의 어둠 속에서도 밝은 빛을 찾아 나간다. 이것이 우리에게 역사가 필요한 최소한의 까닭이다. 민주주의란 단순한 정치적 체제만이 아니다. 지금껏 인류가 가장 가치 있다고 판단하여 오랜 세월 동안 유지해 온 삶의 방식이요, 존중되어야 할 가치이다. 그 바탕에는 다수의 사람들이, 보다 더 많은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최소한의 자유를 목적으로 체계화한 제도인 것이다. 이는 특정 소수가 그들만의 욕망을 이루기 위해 권력을 행사하거나 독점할 수 없는 가치이다. 그러기에 이를 제대로 지키거나 확장하기 위해 피를 뿌려야 했고, 많은 희생이 뒤따라야 했다. 5·18은 바로 그 민주주의를 지키는 광장이었고, 전투장이었던 사건이었다. 민주주의는 궁극적으로 그 정체성이 제대로 유지 확립될 때 피어나는 꽃이다. 10월 유신처럼 때에 따라 필요에 따라, 상황에 맞게 바꾸어 변질하는 것이 아니다. 민주주의의 정체성을 파괴하고 훼손하는 짓이야말로 제1의 적이다. 다수의 국민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특권집단의 소용물로 삼기 위해 정체성을 변질하여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민주주의는 그 체제에서 살아가는 모든 이를 동등하게 배려하고 아낄 때 존재하는 저울이다. 민주주의의 정체는 배려요 존중의 정신이기 때문이다. ‘나’나 ‘우리’ 만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섬김과 배려를 위해서 어느 소수자만을 위한 특혜가 사라져야 할 것이다. 독점과 독존은 평등의 가장 큰 적이기 때문이다. 가진 자가 못 가진 자를 배려하고 약자를 존중하는 바로 그 배려의 정신이 민주주의이기 때문이다.  원칙과 기본이 무너진 세상에는 세월호 같은 참사의 악몽이 있을 뿐이다. 민주주의의 원칙과 기본 정신이 살아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쉼 없이 줄기차게 민주화는 진행되어야 한다.  기본적 가치와 정신을 지키고 실천하자. 보장 받아야 하는 개인의 권리와 자유는 누가 주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노력 위에 피어나는 것이다. 질서의 구현, 부정과 비리에 대한 배척이야말로 민주주의를 꽃 피우는 덕목이다.칼 융은 말하였다. “악으로부터의 도피”는 오늘날 우리들이 지닌 가장 고질적인 병폐라고. 반민주적인 병폐를 고치는 길에는 참고, 견디고, 이해하고, 도외시하는 것이 아니라 참여하고, 고치고, 바로 잡기 위한 실천적 행동이 필요하다. 그러기에 말한다. 민주주의는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의 가치지향이라는 것을. 5·18 정신은 민주주의의 근간일 뿐 아니라 인권·평화·통일로 이어지는 최소한의 기본적 가치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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