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와 여자가 사랑하는 데 있어 사랑만이 전부는 아니다. 마찬가지로 대학생이 연애하는 데도 사랑만이 전부가 아니란다. 학점, 취업, 토익 등의 각종 스펙도 쌓아야 되고 아르바이트도 해야 되는데 연애는 다들 언제 하는 걸까?올해 초 대학생 467명을 대상으로 알바몬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학생들이 한 해 동안 꼭 이루길 바라는 새해소망 1위가 ‘원하는 곳의 취업(35.1%)’으로 ‘사랑하는 연인과의 연애(9.4%)’보다 4배 가량 높게 나왔다. 이러한 결과를 반영하듯 벚꽃이 떨어지는 대학로에서 들어본 사랑 이야기들도 마냥 낭만적이지만은 않았다. 이에 본지에서는 네 커플(햄버거, 사랑꾼, 돗자리, 선글라스)과 한 솔로(마이크)의 이야기를 인터뷰해서 간담회로 재구성했다. 솔직한 그들의 이야기에 비추어 당신이 연애를 올려놓은 저울의 반대편에 뭐가 있는지 생각해보자●

햄버거-따스한 햇살 아래 햄버거를 먹는 연인이 있다. 햄버거 양은 친절한 미소를 지으며 감자튀김 하나를 기자 입에 넣어주었다. 햄버거 군은 묵묵히 먹으며 괜히 딴청을 부렸다.

돗자리-센트럴 파크 잔디에 돗자리를 깔고 누워 소곤거리는 한 쌍이 보인다. 조심스럽게 다가가 살며시 말을 걸어본다. 돗자리 군과 돗자리 양은 세상에 둘뿐인 듯 너무나 다정하다.

선글라스-선글라스와 트렌치 코트로 멋을 낸 커플이 있다. 동안인 선글라스 언니는 대학원생이지만 마음만은 어느 새내기보다 풋풋하다. 훤칠한 키의 선글라스 형은 돌직구를 날리는 박력남이다.

마이크 남-사람들에게 연애 강연을 하지만 정작 자신은 솔로인 남자가 있다. 그러나 그는 결코 초라하지 않다. 배려심 많고 세심한 성격의 준비된 남자다. 

사랑꾼-일청담 분수 옆 벤치에 찰떡같이 붙어 앉은 남녀가 있다. 계속해서 질문을 되묻는 그들은 중국인 커플. 사랑하는 감정을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어 아쉽기만 하다.

당신과 당신의 연인은 취업준비생이다. 당신은 연인이 있지만 취업을 먼저 하고 나니 매력적인 이성이 나타나 당신을 흔든다. 당신은 흔들릴까?

햄버거(男)-솔직히 흔들릴 것 같아. 지금 옆에 있는 연인이 가족 같은 편안함을 준다면, 취업을 하고 새로운 환경에서 만나는 이성은 색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겠지? 내가 취업을 해 경제적으로 안정된다면 익숙함도 좋지만 새로운 것에 대한 궁금함도 생기겠지.사랑꾼(男)-대기업에 취직하고 나면 한동안은 무척 바쁘지 않을까. 난 연인도 있을 뿐 아니라 회사 일에 적응하느라 바빠서 흔들릴 틈도 없을 것 같은데 다른 데에 눈 돌릴 여유는 없을 것 같아.선글라스(男)-당연히 연인을 기다려야지!! 물론 삶이라면 흔들릴 수 있지만 난 지금껏 함께 해왔던 연인을 버릴 순 없어. 힘들 때 같이 있어준 사람은 버리는 게 아니라고 하잖아. 취업을 준비하는 동안 서로 도와주면서 준비했을 것 아니야. 그 동안의 의리가 있지!

당신이 좋은 곳으로 취업을 할 기회가 생겼다. 단, 해외로 일 년 동안 연수를 가야 해. 지금 행복한 연인과 헤어질 수도 있다. 당신은 갈 것인가?돗자리(女)-난 미련 없이 갈 수 있어. 연애에만 너무 빠져있다 보면 꿈은 점점 멀어질 것 같아. 일단 내 꿈이 우선이니까 가 볼래. 남자친구도 소중하지만 내 미래도 소중해. 선글라스(女)-내가 가든지 남자친구가 가든지 좋은 기회는 잡고 봐야지. 거리가 멀어지니까 물론 걱정은 돼. 하지만 상대방의 발목을 잡을 수는 없잖아? 우리 사이가 멀어질까봐 기회를 놓치면 나중에 분명 후회할 거야. 서로를 위해 노력하면 돼.마이크(男)-나도 갈 거야. 사랑도 중요하지만 인생에서 취직도 중요해. 취직을 해야 일단 먹고 살 것 아니야. 사랑하는 사람과 멀리 떨어지는 건 당연히 아쉽지. 하지만 멀어져도 계속 연락은 할 수 있잖아? 멀어질 것 같다는 부정적인 생각보다는 주어진 상황에 맞춰 최선을 다 하는 게 맞는 거 같아.

당신이 찼던 이성이 대기업에 취직해 다시 당신에게 고백을 했다. 받아줄 것인가?

마이크(男)-취직을 하면 금전적인 여유와 자신감이 생기잖아. 그 능력을 가지고 나에게 새로운 매력으로 어필한다면 나도 그 사람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을 거야. 단순히 대기업에 취직했으니 다시 만나는 것은 별로야.돗자리(女)-그 상황에서 연인이 있다면 거절할 거야. 하지만 솔로라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지! 하지만 대기업에 취직했다는 이유로 다시 만난다는 것은 나도 별로야.사랑꾼(男)-내가 찼지만 난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은데. 경제적 능력도 호감을 줄 수 있는 하나의 요소라고 생각해. 선글라스(男)-내가 찼을 때의 이유가 상대방이 대기업에 다니냐, 아니냐 때문은 아닐 것 같아. 그 사람 자체와 나 사이의 문제였겠지. 그 사람의 조건이 바뀐다고 해서 다시 좋아지지는 않을 것 같아.

 

취업준비와 연애를 동시에 하면서 어려움은 없는가?

마이크(男)-나는 현재 연애를 하고 있지는 않지만 취직을 준비하는 입장이니 내 미래를 위한 계획을 우선으로 해야 할 것 같아. 연애 때문에 방해를 받는 것은 곤란해.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관계가 되도록 노력해야지. 햄버거(女)-난 하나에 집중하면 그것만 파고드는 경향이 있어서 연애 초기라면 취업 준비에 충실하기 힘들었을 거야. 하지만 시간이 지나서 현재 남자 친구와의 관계도 안정적으로 변했고 좋은 곳으로 취업하고 싶은 욕심도 있어. 취업준비를 열심히 하면서 남는 시간에 연애를 하니 적당한 것 같아.햄버거(男)-지금 나와 여자 친구는 둘 다 4학년인데다가 전공도 비슷해서 자주 공부를 함께 해. 만나서 공부 할 수 있으니 연애도 하고 취업준비도 하고 일석이조이지. 생각보다 큰 어려움은 없어.

 

상대방의 학벌이 연애를 할 때 영향을 주는가?

햄버거(男)-학벌이 연애에 영향을 준다고?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학벌의 차이가 있더라도 마음만 통한다면 충분해. 학벌은 중요한 요소가 아니야. 학벌보다는 상대를 좋아하는 마음이 진실한가가 가장 중요하지.선글라스(男)-글쎄, 그래도 학벌이 비슷한 것이 좋지 않을까. 대화할 때 상대방과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느끼면 아주 불편하잖아. 연인 관계를 유지하는데도 생각의 소통이 필수적이야. 학벌에 차이가 크면 대화가 잘되지 않는 경우도 있을 거야.선글라스(女)-나도 학벌이 비슷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해. 실제로 대화에 문제가 생기는 경험이 있었거든. 학벌이 비슷하다는 기준이 애매하긴 하지만 같은 학교면 적당하다고 생각해.

 

연애를 하면서 느끼는 좋은 점에 무엇이 있을까?

햄버거(女)-연애에 흠뻑 빠지면 학업에 소홀해지기도 하지만 정말 힘들 때 연인이 큰 힘이 돼. 힘든 일이 생길 때마다 버팀목이 되어 내가 견딜 수 있게 도와줘서 항상 고마워. 의지가 되는 사람이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지.돗자리(男)-연애를 하면 나태해지기 보단 자기관리에 신경 쓰게 되잖아. 일상에서 적당한 긴장감은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 같아.사랑꾼(女)-연애를 하기 전에는 종종 외로움에 몸부림쳤지. 남자친구와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게 되면서 요즘 너무 즐거워. 타지에 와서 어려운 점이 많은데 남자친구와 같이 알아가면서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관계가 된 것 같아.선글라스(女)-요즘 연애를 하면서 나를 더 가꾸는데 재미가 들렸어. 주변에서 생기 있는 내 모습을 좋게 봐주기도 하고 인간적으로 성장을 하게 되는 것 같아서 좋아.

이지윤 기자/ljy13@kna.ac.kr 최유진 기자/cyj13@knu.ac.kr

 

연애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연애는 우리가 살면서 평생 일궈야 할 과업이다’, ‘결혼은 선택이지만 연애는 필수!’라고 말하는 김수경 강사에게 대학생과 연애의 상관관계에 대해 들어봤다.

요즘 대학생들의 연애관이나 방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결혼 전에 이성을 만나 사귀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우며 수업을 할 때도 학생들에게 이성교제를 장려하는 편이다. 여러 사람을 만나봐야 각 사람마다 가지는 특징에 대해 알게 된다. 한 사람하고만 사귀었거나 연애하는 과정 없이 결혼을 하면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예전에 비해 쉽게 만나고 쉽게 헤어진다고 흔히 말하는데 이는 오늘날만의 문제는 아니다. 앞선 세대에는 쉽게 만나고 쉽게 헤어지더라도 드러내지 않았을 뿐이다. 요즘은 자신의 연애를 자연스럽게 개방하는 분위기이다. 시대가 변하면서 인식에 있어서도 변화가 생겼다.

젊을 때 현명하게 연애를 하는 방법은?연애가 끝나고 나면 다음 연애를 할 때까지 준비기간을 가지는 것을 권한다. 연애가 끝나자마자 양다리를 걸친 것처럼 바로 다음 연애를 시작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런 사람은 늘 비슷한 사람을 만나고 비슷한 이유로 헤어지게 된다. 여러 번 같은 이유로 문제가 생긴다면 원인이 내 안에 있지 않은지 의심해  봐야한다. 그것을 방치하면 몇 번의 연애를 해도 얻는 것은 없이 피폐한 마음만 남을 것이다. 연애의 패턴을 알아야 다음 연애를 잘할 수 있다. 또한 이성교제는 ?결혼 준비 교육? 수업에서도 말하듯이 인격 성장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연애를 하면서 사이가 좋아도 갈등이 생기기 마련인데 다툰 뒤로 해결이 되지 않으면 헤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다툼을 해결하고 관계를 유지하려면 소통을 해야 한다. 쉽게 말하면 인간관계 기술을 개선하는 것이다. 결국 연애뿐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에서 갈등의 원인과 해결 방법은 동일하다. 서로를 이해하지 못해 갈등이 생기는 것이며, 의사소통만이 그 해결책이 될 것이다. 나아가 이 과정을 통해서 자신을 돌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연애와 학업 그리고 취업의 병행, 바람직한 모습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학업과 연애를 잘 병행하는 모습이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학생들이 학업과 취업에 부담을 느낀다. 하지만 20대의 연애는 다시 할 기회가 되돌아 오지 않는다. 꼭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지 않아도 괜찮다. 시간이 부족하더라도 그 시간에 상대에게 최선을 다하면 된다. 반면 너무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연인들이 있는데 대부분 그 시간 동안 다른 걱정을 하거나 다른 사람과의 카톡을 하면서 보낸다. 그것은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도 함께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만나는 순간만큼은 취업 걱정, 과제 걱정으로 시간을 보내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최유진 기자/cyj13@knu.ac.kr이지윤 기자/ljy13@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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