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이라면 누구나 황금 같은 공강을 원할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공강을 가진 학생들은 나와 같이 금공강일 것이다. 어렵고 지루한 4일간의 수업을 마치고 오랜만의 늦잠으로 시작하는 금요일은 그야말로 꿀맛이다. 하지만 하루종일 누워만 있다면 금공강이 남기는 것은 오로지 허무함뿐! 9시까지 적당히 잠을 보충해주고 가까운 나들이를 떠나자. 그래서 내 뽀개기의 컨셉은 금공강의 나들이다. 그리하여 내가 선택한 곳은 대구와는 친척지간이라 할 수 있는 경산이다. 가까워서 좋을 뿐 아니라 우리 민족의 영원한 스승인 원효, 설총, 일연 삼성현의 고장이기도 하다. 가벼운 마음으로 떠나 둘러보기 좋은 곳이다. 마침 따뜻한 봄 날씨가 되어 이제는 티셔츠 한 장과 청바지만으로도 복장은 충분하다. 교통카드를 이용해 오로지 1100원으로 환승을 해 버스를 타고 경산시장에 도착했다. 익숙한 듯 낯선 시장을 구경하니  마치 어린아이가 된 듯 했다.시장 구경 후, 점심거리를 찾아 헤매다 정통이라는 칼국수 집에 들어갔다. 교통비를 아꼈으니 식비에 좀 더 투자해야겠다고 생각하니 함박웃음이 지어졌다. 그렇게 칼국수와 두부김치를 선택했고 두부김치를 보며 탄성을 내질렀다. 평소 두부김치를 좋아해 여러 곳에서 먹어보았지만 김치와 두부를 제치고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는 것은 나물이었다. 두부를 김치와 나물에 싸서 그릇에 흥건한 소스에 흠뻑 적시니 그 맛은 단연 놀라웠다. 경산은 복숭아 재배 면적이 전국 3위이다. 이 많은 복숭아 꽃들이 5월이 되면 활짝 피어 진분홍 복사벨트를 이룬다. 이 복사꽃으로 유명한 곳이 반곡지이다. 점심을 든든히 해결하고 반곡지로 이동했다. 아직 꽃이 피지 않은 시기라 그 모습을 보지 못해 아쉬웠지만 반곡지로 가는 내내 복숭아 재배 면적 3위에 달하는 그 기운이 느껴졌다. 하지만 반곡지로 가는 버스가 하루에 몇 번 없으니 대중교통을 이용해 가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버스 시간을 잘 확인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반곡지에 갇힐 수 있으니 말이다. 이제 자연을 감상했으니 균형을 맞춰 실내에 들어갈 차례이다. 버스를 타고 왔던 길을 되돌아가 보면 경산 시립 박물관이 나온다. 박물관의 입구에는 삼성현의 동상이 당당히 서 있다. 잠깐의 감상 후 따사로운 햇살을 피해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가면 기분 좋은 시원함이 느껴진다. 박물관을 찬찬히 살펴보면 경산의 옛 모습이 보인다. 대구와도 밀접하게 관련되어 대구의 모습도 간간이 볼 수 있다. 더욱이 박물관 구석구석에 재미난 전통 놀이들이 숨어 있다. 1층 전시관 한구석에는 고누가 있는데 호박고누, 줄고누, 우물고누 이렇게 세 가지의 고누가 있어 함께 간 일행과 함께 내기를 한다면 더욱 재미있을 것이다. 바깥으로 나가면 전통 놀이가 더 있다. 이제 2차 내기의 시작이다. 투호를 던지고 제기를 차고 팽이까지 친다면 적어도 상대를 한번쯤은 이길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다시 버스를 타고 경산시장으로 돌아온다. 경산시장에서 조금 걸어가면 돼지골목이 나오는데 이 골목이 끝나는 지점에 하늘공간미술관이 있다. 이름은 미술관이지만 아기자기한 골목길로 미니 벽화마을이라고도 할 수 있다. 오늘 돌아본 경산의 모습을 떠올리며 산책을 하기에 더할 나위가 없는 장소이다. 저녁시간이 다 되어 가는데도 변함없이 따사로운 햇살에 감탄하며 돼지골목에 온 김에 돼지국밥 집으로 들어갔다. 여기저기 돌아다닌 피곤을 풀기 위해 푸짐하게 돼지국밥과 수육을 시켰다. 점심에 이어 저녁까지 든든히 배를 채우니 금공강 나들이가 온전히 완성되는 느낌이었다. 버스 창가에서 불어오는 기분 좋은 바람을 맞으며 경산에서 받은 좋은 기운을 떠올리며 나들이를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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