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가 시작되면 타지에서 온 학우들은 고민을 하게 된다. 바로 기숙사를 들어가느냐 자취를 하느냐하는 고민이다.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일반적으로 경제적, 학업적인 이유와 식사 해결의 편리함을 이유로 자녀들이 기숙사를 들어가는 것을 선호한다. 반면 학우들은 대개 모르는 사람과 함께 생활한다는 불편함, 통금 등 대학생활의 자유로움을 통제받는 느낌 때문에 기숙사보다는 자취를 선호한다. 필자는 작년 1년간 기숙사에서 생활했고, 올해 자취를 시작해 내일이면 정확히 한 달 째가 된다. 경력은 적지만 나름 기숙사 생활과 자취, 둘 다 해본 경험자로서 두 생활에 대해 써보려고 한다.기숙사와 자취의 가장 큰 차이점은 앞서 말했듯 끼니 해결이라고 할 수 있다. 기숙사는 식사가 세 끼 다 제공되기 때문에 아무리 게으른 사람이라도 싼 비용에 균형 잡힌 식사를 할 수 있다. 반면 자취는 아무리 부지런한 사람이라도 보통 며칠에서 길면 몇 주 정도 집에서 밥을 해먹으며 뿌듯함을 느끼다가 얼마 안 가 귀찮음을 느끼고 바깥 음식을 먹게 되는 게 일반적이다. 적은 비용으로 안정적인 끼니 해결을 하고 싶다면 자취보다는 기숙사가 낫다고 볼 수 있다.하지만 기숙사는 통금이 있다. 오전 1시까지 귀가하지 않으면 벌점이 부과되고 벌점이 쌓이면 퇴사를 당한다. 이에 비해 자취는 말 그대로 자기 소유의 집이기 때문에 밤에 뭘 하고 언제 들어와도 아무도 간섭하지 않는다. 그리고 기숙사는 룸메이트가 있어서 친구들을 데려오면 조심스럽고 눈치가 보이지만 자취는 본인만 마음을 열면 친구들과 함께 놀고, 먹고, 자는 것은 자유롭다.지금까지 누구나 느끼고 알고 있는 자취와 기숙사의 장단점을 짧게 비교했다. 필자가 정작 말하고자 하는 것은 더 나아가 그런 것들을 세세하게 비교해서 어느 것이 더 낫다하는 결론을 내리려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은 자취를 하면 혼자 산다는 것이 외로워서 기숙사가 낫다고 한다. 어떤 사람은 즐겁고 자유로운 대학생활을 위해 자취가 하고 싶다고 한다. 그런데 정작 외롭고 즐겁지 못한 대학생활에 자취냐 기숙사냐 하는 문제가 그리 중요할까? 행복하지 못한 대학생활은 자취냐 기숙사냐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자취를 해도 놀 친구나 애인이 없으면 자유란 공허할 뿐이고, 기숙사에 살아도 맨날 놀고 사먹고 하면 자취보다 훨씬 비경제적이다. 흔히 자취나 기숙사 생활에서 비롯된다고 생각되는 대학생활의 불만족이 정말 그것 때문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러니까 기숙사나 자취나.. 알아서 하시길.

안정우(사회대 신문방송13)

저작권자 © 경북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