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애니메이션 시장에 황홀한 겨울이 찾아왔다. 아이부터 40대 어른까지 너도나도 <겨울왕국>에 열광하는 지금 디즈니는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을 통해 세계 애니메이션 시장에 왕국을 건설하고 있다. 특히 겨울왕국의 캐릭터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 주인공 엘사는 이때까지의 디즈니 작품의 여주인공들 중 가장 아름답다고 평가받으며 2·30대 관람층에게 열렬한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엘사의 아름다움은 기술의 발전에 따른 것이라 말할 수 있다. 디지털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캐릭터 표현의 폭이 점점 더 넓어졌기 때문이다. 전보다 조금 더 자연스러운 몸의 움직임, 다양한 머리모양과 옷 그리고 섬세한 표정을 구현할 수 있게 되면서 캐릭터는 생명력과 아름다움을 얻었다. 그럼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운 캐릭터인 엘사가 탄생할 수 있었는지 3D 애니메이션의 제작과정을 통해 그 세부적인 기술을 알아보자.

컴퓨터 속으로 들어간 세상3D 애니메이션이란 3차원 컴퓨터 그래픽으로 제작된 애니메이션을 말한다. 3D 애니메이션의 제작 과정은 본래의 전통 애니메이션 제작 흐름과 크게 다르지 않으나 세부적인 기술에 있어서는 차이점을 보인다. 후반 애니메이션 촬영 과정에만 컴퓨터 시스템을 이용한 2D 디지털 애니메이션과는 달리 Full 3D Animation 방식은 처음부터 끝까지 전 과정을 컴퓨터 시스템에 의존해 처리하기 때문이다. 그 과정은 다음과 같다. 3D 애니메이션의 제작과정3D 애니메이션은 사전제작과 본 제작 그리고 후반제작 순의 흐름을 따른다. 사전제작에서는 기획, 스토리보드제작과 캐릭터 디자인을 하고 본 제작에는 모델링, 리깅, 텍스쳐 매핑, 애니메이션 순서로 컴퓨터를 이용해 작업을 한다. 마지막 후반제작에서는 라이팅과 렌더링을 통해 3D 애니메이션 영상을 완성하고 완성된 영상에 음향효과를 입힌다. 이로써 3D 애니메이션의 제작에 필요한 모든 과정이 끝난다.

사전제작(Pre-Production)3D 애니메이션의 사전제작과정은 2D 애니메이션과 큰 차이가 없다. 사전 제작 단계는 애니메이션 기초 기획단계로 우선 2D와 3D 모두 가장 먼저 아이디어를 구체화 한다. 다음 단계로 스토리 구상 및 리서치 작업이 진행된다. 시나리오를 선정한 뒤, 제작 인원, 장비, 기술, 예산 등의 제작 환경을 고려해 스토리를 어떻게 구현할지 고민하고 스토리보드를 제작한다. 스토리보드는 각 장면을 대략적으로 그려 연속되게 배열 시켜놓은 것으로, 애니메이션의 콘티와 같다. 시나리오와 레이아웃의 중간단계인 스토리보드는 시나리오를 그림으로 표현하는 첫 번째 작업이다. 따라서 스토리 보드에는 정교한 그림 작업은 하지 않되 해당 컷을 구성하는 배경과 캐릭터의 주요 동작, 필요한 효과들은 명확하게 표현되어야 한다. 3D 애니메이션은 2D 애니메이션과 다르게 그 다음 과정으로 애니메틱스(Animatics)를 제작한다. 애니메틱스는 만들어진 스토리보드를 실제 타이밍과 대사에 맞춰 제작한 동영상으로, 스토리보드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 졌을 때를 예상해 볼 수 있게 해준다. 3D 애니메이션의 경우 한 장면(scene)을 구성하는데 2D 애니메이션보다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모된다. 따라서 그래픽 제작 중 폐기되는 장면을 최소화하기 위해 3D 애니메이션 제작과정에는 애니메틱스 제작이 필수적이다. 이렇게 애니메틱스 제작 작업을 거쳐 애니메이션의 각 장면들을 모두 완성하면 애니메이션의 꽃, 캐릭터와 배경을 디자인한다.

본 제작(Main-Production)1. 모델링(Modeling)우선 사전 제작에서 결정된 디자인을 바탕으로 모델링 작업을 시작한다. 모델링은 물체의 형상을 컴퓨터로 나타내는 기술로 3D 애니메이션 제작에 기초가 된다. 이러한 모델링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우선 폴리곤(Polygon)을 알아야한다. 폴리곤은 3차원 컴퓨터그래픽을 구성하는 기본 단위인 다각형을 가리킨다. 보통은 작은 삼각형 모양의 폴리곤이 사용되며 이 폴리곤들이 모여 하나의 3D 그래픽을 구성한다. 모여 있는 각 폴리곤의 꼭짓점의 위치는 3차원 좌표 상에서 수치 데이터로 바뀌어 화면에 영상으로 나타낼 수 있게 된다. 하나의 폴리곤은 하나의 면을 나타내며, 그래픽을 구성하는 폴리곤 수가 많을수록 물체를 좀 더 세밀하게 표현할 수 있다. 하지만 처리해야 할 데이터가 늘어나는 만큼 작업시간은 길어진다.

2. 리깅(Rigging)리깅은 모델링이 끝난 캐릭터나 사물을 움직일 수 있게 구성하는 작업이다. 제각각의 폴리곤 좌표를 리깅 된 뼈대와의 상대적 거리 좌표값으로 바꿔, 뼈대가 움직일 때 폴리곤 좌표들이 따라 움직이게 만든다. 사물이 캐릭터라면, 리깅을 모델링 된 데이터에 뼈를 심고 각각의 뼈들이 관절을 가지고 유기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하는 과정이라 비유할 수 있다. 리깅이 되지 않은 상태의 폴리곤들은 각각이 따로 움직인다. 만일 이미 서있는 자세로 모델링 한 캐릭터를 앉게 하고 싶다고 하자. 이 때 모델링 된 캐릭터가 리깅이 돼 있지 않다면, 캐릭터를 구성하는 각각의 폴리곤들의 위치를 새롭게 조정해 앉아 있는 포즈로 다시 모델링해야 한다. 그렇게 하게 되면 움직이는 캐릭터의 모든 포즈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새롭게 모델링해야 한다. 하지만 리깅을 거치게 되면 폴리곤이 아닌 뼈를 움직여 캐릭터의 포즈를 잡을 수 있다. 리깅이 캐릭터에 뼈를 심어 주는 작업이라면 모델링은 캐릭터에 살점을 붙이는 작업이다. 여기서 살점은 폴리곤을 비유한 것으로 리깅작업을 거치면서 각각의 폴리곤들은 마치 뼈에 붙은 살점들처럼 리깅 된 뼈에 연결된다. 그러면 각 폴리곤들은 연결 된 뼈의 이동에 따라 자연스럽게 움직이게 된다.

3. 텍스쳐 매핑(Texture Mapping)리깅이 완성되면 화면 속 캐릭터는 움직일 수 있는 상태가 된다. 이때의 캐릭터는 목각 관절인형과 같다. 기본적인 외형을 띄고 있지만 아직 피부도 없고 옷도 입고 있지 않아 캐릭터라고 불릴 수 없다. 이런 목각 관절인형에 피부를 입히고 머리를 만들고 옷을 입히는 작업이 텍스쳐 매핑이다. 즉, 텍스처 매핑은 가상의 삼차원 물체 표면에 세부적인 질감을 묘사 하거나 색을 칠하는 기법을 말한다. 이때, 물체의 질감이나 기타 효과를 표현하기 위해 폴리곤을 덧대어 그 수를 증가시킬 필요는 없다. 2D 이미지에 원하는 효과를 적용한 후 그것을 3D 외형을 이루고 있는 각각의 평평한 폴리곤 면에 입히기만 하면 된다. 이 과정은 마치 벌거벗고 있는 인형에게 옷을 입히고 화장을 시키는 것과 같다.

4. 애니메이션(Animation)이렇게 만들어진 각 장면 장면을 이어주는 애니메이션 과정을 거친 후 비로서 우리는 살아 움직이는 캐릭터와 배경을 볼 수 있다.

후반제작(Post-Production)5. 라이팅(Lighting)입체화된 장면에 사실감을 부여하기 위해 조명을 쏘는 것을 라이팅이라 한다. 3D 애니메이션에서 조명을 주는 것은 엄밀히 말하면 ‘빛을 칠하는 것’이다. 물체에 그림자를 입혀주어 조명 효과를 내기도 하고 빛의 온도를 나타내는 색을 입혀주어 태양광이나 형광등, 보름달 아래에 있는 효과를 내기도 한다. 그림자 효과의 기초는 1986년 픽사의 단편 애니메이션 <럭소 주니어>에 적용된 그림자와 캐릭터를 연결시켜 주는 자기음영(Self-shading)기술이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캐릭터가 팔을 들어 좌우로 흔들면 팔의 그림자도 함께 좌우로 움직이게 할 수 있다.

6. 렌더링(Rendering)3D 컴퓨터 그래픽 작업의 최종단계로, 완성된 3차원의 장면을 2차원의 디스플레이 화면에 나타낼 수 있도록 3D 그래픽을 2D 디지털 이미지로 전환해 주는 영상작업을 말한다. 기껏 3D 그래픽 작업을 해놓고 왜 마지막에 2D 이미지로 변환하는지 의아할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2D 이미지는 3차원의 이미지를 담고 있는 2차원 이미지로, 사진과 같은 이미지를 말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3차원의 세상을 2차원의 이미지로 표현하는 사진처럼 컴퓨터 속 3차원의 가상공간을 2차원의 스크린에 표현해주는 것이다. 렌더링 기법중 하나로 광선추적기법(Ray Tracing)이 있다. 픽사가 제작한 애니메이션<Car(2006)>에서 애니메이션에 처음으로 적용된 이 기법은 가상의 광원에서 나온 빛이 물체에 반사되어 화면에 도달하는 경로를 추적해,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광원의 음영을 정하는 방법이다. 광선추적기법을 이용하면 빛의 굴절이나 반사를 비교적 정확하게 나타낼 수 있어 거울이나 투명체의 영상을 사실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또한 물체에 반사되어 눈으로 들어오는 빛의 물리량을 측정할 수 있어 실제 우리가 눈으로 인지하는 정확한 색을 표현 할 수 있다. 다양한 질감의 대상에 적용할 수 있는 이 기법은 3D 애니메이션 표현의 질을 한층 더 높여주었다. 

7. 음향효과(Sound Effect)렌더링으로 출력이 완성된 애니메이션 영상에 음향효과를 입히는 작업이다. 성우들의 대사녹음, 특수음향과 배경음을 장면에 적용하는 것이 이 작업에 해당된다.위와 같은 과정을 거친 후에야 비로써 하나 하나의 폴리곤들은 정교하게 짜 맞춰져 방문을 열고 찾아오는 괴물로, 말하는 자동차로, 겨울왕국의 여왕으로 우리에게 찾아온다.

현실? 가상? 그 모호한 경계- 모션캡처(Motion Capture)모션 캡처는 배우의 동작을 높낮이와 회전 등을 감지하는 자이로스코프 센서로 감지해낸 뒤 디지털로 옮기는 기술이다.- 퍼포먼스캡처(Performance Capture)모션 캡처의 확장된 기술로 더 많은 센서를 얼굴에 부착하여 얼굴 표정 등 보다 세밀한 부분들을 표현 할 수 있다. 현재 거의 모든 3D 애니메이션이 이 기술에 의존하고 있다. - 이모션캡처(EOG System)캐릭터의 감정표현에 있어 눈은 아주 큰 역할을 한다. 하지만 모션캡처에 이용되는 마커를 안구에 붙일 수는 없다. 그래서 개발된 것이 EOG 시스템을 이용한 이모션캡처 기술이다. 이 EOG(Electrooculogram) 시스템은 눈꺼풀 근육이 전하는 미세한 진동(EOG)을 검출하여 안구의 움직임을 잡아내어 컴퓨터 그래픽으로 구현하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으로 3D 애니메이션은 인간의 눈동자까지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이 기술이 사용된 작품으로는 영화<크리스마스 캐럴>과 <아바타>가 있다.

이보라 기자/ lbr13@knu.ac.kr

참고 문헌:「디지털 애니메이션 (이상복)「컴퓨터그래픽 & 애니메이션(마르시아 쿠퍼버그)사진출처: 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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