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학번 신입생들의 캠퍼스 생활이 시작됐다. 그들은 2014년의 경북대를 

누비겠지만, 지나간 캠퍼스의 모습은 어땠을까. 

본지는 축적된 DB를 토대로 과거의 캠퍼스를 재구성해 보았다●

복현 : 이야 이 사진 좀 봐! 우리 신입생 때야!

신암 : 우와 이게 언제야? 78년도? 크 우리 그때는 교복입고 다녔었지.

대현 : 그러게. 교복 입고 다니면 경대생인거 다 알고 그랬는데... 

요즘은 교복 안 입지?

오랜만에 경대 북문에서 만난 대학 동창생인 

복현, 신암, 대현은 과거 사진을 보며 추억에 잠기고 있다.

그 순간, 그들은 정말 사진 속으로 빠져 들어가면서 시간 여행을 하게 되는데...

복현 : 아니 여기가 어디야? 저기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있네. 가서 물어봐야겠어. 여기가 어딥니까?

학생 : 여기는 경북대학교입니다. 뒤에 보이는 건물이 본관이고요.

신암 : 네? 이 건물이 본관이라고요?

대현 : 허허 세상에. 지금이 몇 년도인가요?

학생 : 지금은 1958년입니다. 아니 좀 이상한 분들이군요.

신암이 말을 하려는 순간, 땅이 심하게 흔들려 정신을 잃었다. 

몸을 추스르고 눈을 떠보니 그들은 박물관 앞에 있었다. 

그리고 박물관 달력에는 199x년이라고 써져 있었다. 

시간이 계속 꼬이고 있었다.

복현 : 저기 잔디밭에서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신암 : 저분은 제12대 총장이 아니신가? 그럼 옆에 학생들은 신문사 기자들인가 봐.

대현 : 야외에서 총장과 학생들의 대담이라. 참 자유로워 보이는구먼.

복현 : 잠시만 조용히 해봐. 북문 쪽에서 사람들 소리가 들리지 않아?

대강당 앞에 있는 민주광장은 글로벌 플라자가 세워지기 전의 모습이었다. 

대현 : 민주광장에 학생들이 무서운 얼굴로 가득 있군. 

 이때는 학생들도 사회 사안에 관심이 많았었지.

복현 : 이번에는 학원자주화를 위한 투쟁인가 봐. 다들 눈빛이 살아있어.

대현 : 슬슬 배가 고파지는데 식당에 한번 가볼까? 복지관 2층에 사람들이 줄 서 있는 게 보여.

복현 : 분식당! 없어진 이후 오랜만에 들어보는 이름이야!

신암 : 시스템이 지금과 다르긴 한데 모락모락 김이 나는 밥알을 보니 군침이 도네 돌아.

식사를 배불리 하고 그들은 천천히 도서관으로 걸어갔다. 

걸어가면서 그들은 점점 시간이 빠르게 간다는 것을 눈치 챘다.

신암 : 도서관 앞은 여전히 학생들이 많네.

대현 : 수강신청 설명회 기간인 가봐. 요즘 학생들은 상상도 못 할 거야.

  컴퓨터 모니터 앞에만 앉으면 뭐든 다 되는 세상이니.

그때였다. 

자기 매캐한 최루탄 냄새가 코를 찌르고 사람들의 비명이 들렸다. 

소리의 근원지인 북문으로 달려간 그들은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대현 : 아니 이게 무슨 일이야! 왜 전경들이 북문 앞에 진을 치고 있는 거야?

복현 : 아아! 류재을 군 추모 집회가 이렇게 엉망이 돼버렸네.

신암 : 콜록콜록 시위대에 무차별적으로 폭력을 가하다니.. 정말 화가 나는군.

충격적인 장면을 마주한 탓에 진이 다 빠진 그들은 느린 발걸음으로 다시 캠퍼스로 들어왔다.

복현 : 아니 입학식인데 신입생들은 다 어디로 간 겁니까?

학생 : 총학생회가 등록금 인상에 반대해서 신입생들을 퇴장시켰어요. 

         그래서 지금 분위기가 많이 안 좋네요.

신암 : 내 머리털 나고 이런 파행은 또 처음 보네. 실망스럽구먼. 

         올해는 학생과 학교 모두가 행복해 졌으면...

그들은 결국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하지만 경북대의 역사를 눈앞에서 

생생하게 겪은 일은 그들의 가슴 깊은 곳에 남아 있을 것이다.

출처: 경북대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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