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물, 푸른 산, 쪽빛 바다. 거제를 표현하는 데 이 세 가지는 필수 요소다. 유려한 자연경관과 그곳에서 살아가는 인간이 조화를 이루는 블루 시티 거제로 함께 떠나보자.

거제는 대구에서 버스로 2시간 거리에 있다. 2011년 대구 동부와 거제 간 버스 노선이 개통된 덕분이다. 비수기라 긴 배차시간 탓에 한 시간을 기다려 56번 버스를 탔고 학동 삼거리에 도착했다. 그리고 다시 학동 삼거리에서 410번을 타고 해금강에 도착했다.

해금강도 식후경. 주변에 식당이 많이 있기 때문에 식사를 쉽게 할 수 있다. 참기름이 맛을 더하는 고소한 회덮밥은 같이 나오는 생선매운탕 덕분에 맛이 더욱 풍부해진다. 회덮밥도 있지만 거제 8미 중 하나로 유명한 멍게·성게 비빔밥도 인기 메뉴이니 참고하길 바란다. 만원을 내고 식당을 나서면서 바로 해금강 유람선 선착장으로 걸어갔다. 유람선을 타지 않아도 해금강을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곳이다. 해금강은 거제 남동쪽에 불쑥 튀어나온 갈곶(乫串) 끝에서 떨어져 나간 한 덩어리의 돌섬으로, 빼어난 자연경관 덕분에 1971년 명승 제2호로 지정되었다. 실제로도 해금강 자체와 그를 둘러싸고 있는 바다를 바라보고 있으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멀리서 바라보는 모습도 멋있지만 진짜 볼거리인 사자바위, 십자동굴 등은 유람선을 타야만 제대로 볼 수 있다.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있다면 해금강 유람선(16,000원)을 꼭 타보길 바란다.

해금강과 바람의 언덕은 한 정거장 차이가 난다. 버스를 타도 되지만 20분 정도 걸어가는 것을 추천한다. 천천히 내려가다 보면 갓길에 심어져 있는 동백꽃을 눈으로 즐길 수도 있고 신선대 전망대를 방문할 수도 있다. 도착한 바람의 언덕에서는 옆을 지나친 이의 말마따나 바람이 불지 않았다. 하지만 풍차를 지나서 더 아래로 내려가자 바람이 솔솔 불기 시작했다. 띠가 덮인 언덕이라 해서 옛 이름도 ‘띠밭늘’인 바람의 언덕은 산책길이 띠 모양으로 되어 있다. 그 산책길을 따라 한 바퀴 돌다보면 탁 트인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바람의 언덕에서는 ‘바람의 핫도그’라는 간식이 유명한데, 이 핫도그(2000원) 때문에 바람의 언덕에 간다고도 하니 먹어볼 것을 추천한다.

바람의 언덕에서 걸어 나오면 바로 앞에 신선대 입구가 보인다. 이는 해금강 테마 박물관, 바람의 언덕, 그리고 신선대의 위치가 붙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신선대는 신선이 놀던 자리라 불릴 만큼 경치가 뛰어나서 그렇게 이름 지어졌다고 한다. 평평한 바위 위에 누워 파도 소리를 들으면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아래에는 작은 몽돌해변도 있어 감히 거제를 한 곳에 모아두었다 할 수 있겠다.

근처 가장 가까운 정류장인 도장포 마을에서 400번 버스를 타고 20분을 달려 학동 삼거리에 내렸다. 사실 학동 삼거리에 내리면 학동 몽돌해변이 바로 앞에 있다. 학동 몽돌해변은 흑진주 몽돌해변이라고도 불리는데 정말 흑진주를 상상하고 가면 실망할 수 있다. 빛나는 흑진주는 아니지만 동글동글한 몽돌이 가득 있는데 조약돌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모래 대신 몽돌이 드넓게 펼쳐져 있기 때문에 옷이 더럽혀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 그런지 어린 아이가 있는 가족 단위의 여행객들이 많이 보인다. 몽돌을 깔고 앉아서 춤을 추는 파도를 바라보면 가슴이 시원해진다.

56번 버스를 타고 한 시간 후 고현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7시 막차를 타고 대구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거제에 더 머물고 싶다는 아쉬움이 크게 느껴졌다. 하지만 아직 손에 남아있는 몽돌의 촉감을 잘 기억해 두며 후일을 도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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