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신문의 기자가 된 후, 내 삶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기자가 되기 전의 나는 평범한 새내기로 예쁜 옷을 입은 채 강의를 듣고 친구들과 맛있는 것을 먹으며 수다를 떨다 저녁이 되면 술을 마시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즉, 나의 생활은 예쁜 옷, 맛있는 음식과 술, 좋은 친구들로 이루어졌고 단지 재미있는 ‘나’의 대학생활을 위한 것이었다. 아무생각 없이 하루하루를 먹고 놀며 사는 것은 행복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남는 건 없었고 회의감이 들었다.

그러다 경북대신문에 들어와 기자생활을 시작하면서 눈에 보이지 않았던 많은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동안은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였기 때문에 내 자신에게 집중했다. 이제는 내가 아니라 그동안 내가 보지 못했던 ‘나의 주변’으로 눈길이 간다. 내가 밤마다 무서워하며 돌아다녔던 캠퍼스에는 캠퍼스 폴리스라는 이름의 학생들이 캠퍼스를 지키기 위해 돌아다녔고 무심코 지나다녔던 본부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대학의 업무를 보고 있었으며 내가 술을 먹으며 웃고 떠드는 동안 인턴교사제가 실시가 되고 학사제도가 변경되고 있었다. 

내가 새내기의 대학생활을 즐기는 동안 아무 일도 없이 평화로운 줄 알았던 세상은 내가 들어보지도 못했던 일들로 시끌벅적했다. 취재를 하기 위해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몰랐던 것을 하나씩 알아가는 일은 신기했고 흥미로웠다. 하지만 점차 내가 모르고 있었던 일들이 굉장히 중요한 것들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특히 대학본부에서 하는 일과 학생회에서 하는 일, 대학 제도와 취업 제도의 변경 등은 우리에게 크나큰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었다.

올해 대구에서 처음으로 시행된 인턴교사제의 소식을 들었을 때 사범대생으로서 좀 당황스러웠다. 제도가 시행되는 목적과 내용은 나쁘지 않았지만 뒤늦게 언론들이 인턴교사제도로 떠들썩했던 것에 비해 정작 시행되는 것을 알리는 공고는 미약했다는 것이다. 공고가 미약했던 점은 약간의 문제가 되기도 했는데 나 역시 동조하여 문제라고 여겼다. 그러나 지금 오히려 사범대 학생이자 대구거주 학생으로서 인턴교사제를 뒤늦게 알았다는 것은 내가 너무 무심했던 것은 아닌지, 내가 보지 못했던 것을 왜 안보이게 해놓았느냐고 화내는 격은 아닌지 되돌아보게 된다.

언제부턴가 내 눈앞의 일에 집중하다 보니 나와 직접적인 관계 외의 것에서 관심을 끊었던 것 같다. 한편, 내가 놓치고 있었던 것들을 하나씩 바라보니 무엇이 나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이고 무엇이 나에게 간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과연 그 경계는 어디인 것일까? 나는 어디까지 눈길을 돌려야 하고 어디까지 행동해야 할까? 기자 생활을 시작하며 주위를 둘러보게 되었으니 앞으로의 기자생활을 통해 나머지 답을 찾고 싶다.

이번에 입학한 새내기들은 달콤한 연애와 신나는 술자리를 꿈꾸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당장의 눈앞의 것에 흔들리지 말고 한발짝 물러서 정말로 중요한 것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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