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은 준비된 자를 선호한다! (Fortune favors the prepared!)미국에는 연방 정부가 지정하는 공휴일이 2개 있다. 그 하나는 매년 7월 4일인 미국 독립기념일이고, 그 나머지 하나는 마틴 루터 킹 주니어 기념일이다.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는 흑인 인권운동가로서 비폭력 흑인 해방을 추구한 인물이다. 미국은 그의 생일(1월 15일)에 가까운 매년 1월 세 번째 월요일을 마틴 루터 킹의 날로 정하고 연방 정부 공휴일로 지정하고 있다. 한 나라의 두 개 밖에 없는 국가 지정 기념일 중의 하나가 한 사람을 기념하는 날이니 미국 사회에서의 그의 영향력은 지대하다고 하겠다. 1963년 8월 28일, 마틴 루터킹 주니어 목사는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서 “I have a Dream” 이란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다. 흑인들이 차별받는 사회에서 “나는 나의 네 자녀들이 그들의 피부색에 의해 능력을 평가 받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행위에 의해 평가 받는 그러한 나라에서 살기를 꿈꾸고 있습니다”라고 그는 연설한다. 비록 그는 이 연설 후 5년 뒤에 암살당하여 죽게 되지만, 정확히 40년이 지난 뒤 버락 오바마가 최초의 흑인으로서 미국 대통령에 당선됨으로 그의 꿈은 실현된다. 칠흑 같은 어두움 속에서도 희망의 횃불을 밝힌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의 비전은 오늘날 어려운 가운데서도 새로운 꿈과 활로를 모색하는 이들에게 많은 점을 시사한다.

전략적 의도 (Strategic Intent)조직학습의 속도를 가속화하고 얼핏 보기에도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가차없이 실행하는 전략적 의도 (strategic intent)의 개념은 경영의 구루인 하멜과 프라하라드 교수가 1989년 하바드 비즈니스 리뷰에서 제시하고 있다. 일본의 중장비 업체 코마츠는 1970년대 초 미국 시장에 진입하면서, 캐터필러의 1/3밖에 되지 않는 크기임에도 불구하고,  “Encircle the Caterpillar!”란 구호를 제시하고, 마치 골리앗과 같은 캐터필러를 공략하기 위한 전략적 의도 (strategic intent)를 제시하면서 20여 년을 지속적으로 노력한 결과 1990년대부터 캐터필러를 따라잡고 그 우위에 서게 된다. 혼다 자동차가 그러하고 캐논 카메라가 그 예로써 제시되고 있다. 대부분의 글로벌 선도기업들은 그들의 자원과 역량을 훨씬 뛰어넘는 원대한 야망을 세워놓고, 이 야망에 집착하여 수십 년 간 몰두함으로써 그 목표를 달성하고 있다. 가까이 볼 수 있는 우리가 자랑하는 기업 삼성도 80년대부터 “우리도 한 번 제 값을 받아보자”라는 목표를 제시하고 노력한 결과 글로벌 리딩 기업으로서 거듭나고 있다.

경북대학교의 현실한강 이남 최고 대학으로서 자리 매김을 하던 경북대학교는 지역민들에게 어느새 서울 소재권 대학에 뒤지는 순위를 가지게 되는 처지에 놓여지게 되고, 거듭 발표되는 TIMES 지 순위나 QS 조선 대학 경쟁력 지수에서 많은 국내 대학에 뒤쳐지는 상황에 놓이고 있다. 국내 7위권 대학에서 12권 대학으로 떨어진 뒤 정확하게 10여 년이 지난 지금 19위권으로 떨어져 있다. 물론, 어떤 경쟁지표에서는 아직도 상위권을 달리고 있어 위안이 되기는 하지만, 전반적인 하향 추세를 거부할 수는 없는 실정이다. 더욱이 교육의 글로벌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이를 따라잡기는 그리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그저 눈앞에 있는 이해관계에 얽매여서 추세와 흐름을 읽지 못하는 우리의 모습을 보면 안타깝기만 하다. 상황이 어려울수록 우리는 더욱더 앞서 예를 든 바와 같은 미래를 준비하는 새로운 비전과 우리의 상상을 뛰어 넘는 전략적 의도를 갖추어야 하지 않을까?

붉은 여왕 국에서의 경쟁 (Red Queen’s competition)루이스 캐럴의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의 속편 ‘거울을 통하여’ 에서 우리는 붉은 여왕 국에서의 경쟁상황을 보게 된다. 붉은 여왕의 나라에서는 주변환경이나 경쟁대상도 함께 움직임으로 앨리스가 아무리 빨리 달려도 몸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게 되는 현상을 겪게 된다. 붉은 여왕은 앨리스에게 “제자리에 있고 싶으면 죽어라 뛰어야 한다”고 말한다. 오늘날 우리가 처한 대학 경쟁의 현실도 이와 유사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 우리가 변화를 위한 노력을 아무리 해도 주변 대학들도 같은 속도로 아니면 더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아무리 노력하여도 더 뒤처지게 되는 현상을 경험하게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우리는 거북이 걸음으로 변하고 있고, 여타 대학은 사슴과 같이 빠른 걸음으로 변하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대학의 정체성과 경쟁력이제 이 시점에서 우리는 우리 대학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숙고를 해야 할 시점이다. 당연히, 우리는 대학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지혜를 모아야 하고 변화를 모색해야 할 때이다. 대학의 경쟁력은 여러 가지 지표로 측정이 되고 있다. 연구능력, 산학협력의 정도, 졸업 후 학생들의 취업율, 대학에 대한 지역 및 글로벌 평판도 및 국제화 지표 등으로 측정된다. 어느 하나 재정이 들어가지 않는 부분이 없다. 그러기에 많은 사람들이 대학의 경쟁력은 재정 능력에 있고, 국립대학의 재정은 정부에 속해 있기 때문에 우리는 할 수 없이 정부의 시책에 따를 수 밖에 없다고 한다. 현실적으로 맞는 말이다. 하지만, 전 시카고 대학의 총장인 허치슨 박사는 그의 저서, ‘대학이란 무엇이며, 무엇을 위한 대학교육인가?’ 에서 대학의 본질은 비판적이고 독립적인 인격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라고 선언을 하였다. 이러한 인재의 양성은 국가의 발전과 미래를 위해 그리고, 나아가 인류의 긍정적 발전을 위해 대학이 감당해야 할 중차대한 사명이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국립대학임을 자처하는 우리가 아무리 정부의 시책이라고 하더라도 이러한 교육 목적을 달성하는 데 저해가 되는 정책이라면 과감히 이를 비판하고 개선을 위한 노력을 배가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보면, 대학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지수 관리에 얽매이다 보면, 자칫 이 사회 속에서 대학이 감당해야 할 근본적인 사명을 잃어버릴 수 있다. 대학의 경쟁력은 대학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이를 강화할 때 자연히 따라 오는 결과로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경대인의 자기혁신우리에게 주어진 과제가 제법 적지 않다. 재정을 확보해야 하고, 프로그램을 개선해야 하며, 좋은 인프라를 구축하여야 한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성을 지어도 성을 지키는 자가 바로 서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만리장성을 쌓아서 외적을 침입을 막는다고 하여도 결국에는 내부인이 장성의 문을 열어 주어 외적의 침입을 도와주지 않았던가? 지금의 우리 대학 현실과 경쟁력 및 정체성을 생각해 볼 때, 모든 문제 해결책의 출발점은 우리 각자 개인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교수, 학생, 직원 한 명 한 명이 반듯이 설 때, 전체 시스템이 살아나고, 선진화되며, 활성화될 것이다. 따라서, 저자는 과감히 경대인의 자기 혁신을 기대한다. 혁신이란 가죽을 바꾸고 새로운 살이 돋아 나게 하는 것이다. 기존의 관습과 틀을 버리고, 새로운 비전을 세워야 할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장기적인 전략적 의도를 확립하여 이를 집요하게 추진하여야 할 것이다. 경쟁적인 현실을 자각하고, 자신을 절차탁마하는 경대인이 많아질 때, 경북대의 미래는 밝아질 것이다. 자기 혁신의 방법혁신이란 개혁생신의 준말이다. 즉, 가죽을 새롭게 하고 새로운 살이 나오게 한다는 의미이다. 동물의 가죽을 새롭게 한다는 것은 기존의 가죽을 버리거나 없애는 것을 의미하고 그러한 과정을 거쳐서 새로운 살이 형성되어 나오는 것이므로 아픈 과정을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아픔을 싫어하는 이들은 이를 강하게 저항하기도 하고, 또 다른 이들은 어설픈 혁신 과정을 거치게 함으로 오히려 이전 상태보다 못한 개악의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하지만, 새로운 환경은 새로운 적응을 요구하고 있다. 마치 샌프란시스코의 구글 본사에는 공룡 화석을 갖다 놓아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은 사멸하고 만다는 교훈을 늘 가져다 주고 있는 것처럼…경북대학교는 1945년 개교이래 지방국립대학으로서의 명성과 지위를 유지하면서 국가발전에 이바지하여 왔다. 한강 이남 최고의 대학이며, 연고대 갈 바에야 경북대학에 보낸다는 서울대학 다음으로 우리 지역민의 애정을 받아 온 대학이다. 역설하자면, 지역의 특성을 살리고 학문적 전통을 따지자면, 서울대학 이상의 학풍을 형성하고 세계적인 대학으로 발돋움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산업화와 민주와의 과정을 거치면서, 그 위상이 흔들리는 지방 국립대학으로 전락하고 있다. 지역의 많은 학부모와 학생들이 이제 서울 소재 대학을 먼저 선택한 후, 그도 안되면 우리 대학을 선택하고 있는 현실 앞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에 대해서 우리가 대처하는 방법에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유형이 있는 듯하다. 우선 첫째로, 이러한 현상은 수도권 집중화란 시대적인 현실에서 비롯됐기에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이 대세를 거스르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보는 관점이다. 다시 말해 이는 시대순응형이다. 두 번째는 지역 거점을 살려서 제도적으로 지방 국립대를 살려야 한다는 사명감 하에 지방이라는 개념 대신 지역이란 개념을 내세우며, 지역을 특색과 학풍을 형성해 나가고자 하는 지역혁신형이다. 마지막 접근법은 그도 저도 싫고 나와 우리 가족 및 우리라는 울타리 안에 있는 사람들과 행복하게 살면 이러한 문제들은 시대를 따라 다 잘 해결될 것이라는 개인행복 추구형이 있다. 우리의 삶에는 이러한 여러 관점이 혼재되어 작용하고 있다. 그리고 이 역학관계의 결과로서 향후 어떠한 결과가 나올까 하는 것도 불분명하다. 우리 경북대학이 세계적인 대학으로 발전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이들은 초조하기까지 하다. 마치 서산에 해가 지는데 갈 길은 먼 나그네의 심정이랄까?주식시장에서 요동치는 주가의 흐름을 마치 개를 몰고 가는 주인의 모습에 비교하기도 한다. 주인이 개를 몰고 갈 때, 긴 줄을 매고 가면, 주인은 한 방향을 향해 가는 동안, 활동력이 왕성한 개는 주인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기도 하고 이리 저리 사방으로 왔다 갔다 한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주인이 가능 방향을 따라 간다는 것이다. 조직도 마찬가지이다. 조직은 조직 나름대로 전략적 의도를 지니고 앞으로 나아간다. 목표를 향해가는 동안 비록 굴곡은 있을지언정 한 방향을 향해 나아감으로써 궁극적인 목적지에 이르게 된다.

대학의 정체성과 경쟁력시카고 대학의 총장을 역임하였던 허친슨 총장은 ‘대학은 비판적이고 독립적인 인격을 형성하는 곳’이라고 정의하였다. 대학교육의 목표와 방향성은 이를 따르면 분명히 잡히는 것이다. 우리가 경쟁력만을 추구할 때 우리 대학은 단지 도구적인 기관으로 전락하게 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인재들을 양성하는 데 실패하게 될 것이다. 보다 정확히 말해 인문학의 추구, 인문 인격 형성의 추구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이 향상될 것이라는 방정식을 갖고 대학 발전과 경쟁력 강화에 힘써야 할 것이다. 이러한 논리에 의하면 경쟁력의 추구는 독립적이고 비판적인 인격을 양성하는 가운데 얻어지는 결과변수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Red-Queen 경쟁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아무리 빨리 달려도 앨리스를 잡고자 하는 빨간 장미국의 여왕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왜 그런가? 앨리스가 움직일 뿐만 아니라, 빨간 장미국의 여왕도 함께 움직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변화한다고 움직일 때 우리의 경쟁자들은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와 같은 속도로 아니면 경우에 따라서는 더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 성장이 멈춰버린 경북대학교? 왜 성장의 시계가 멈추어져 버린 것일까? 수도권 집중현상에서 기인한 것인가?필자는 “운명은 준비된 자를 선호한다”란 격언을 학기 초마다 학생들에게 강조한다.

문계완 교수(경상대 경영)

운명은준비된자를 선호한다

▲문계완 교수(경상대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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