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지역 전공,‘로컬임팩트학’개론

금요일 늦은 밤, 서문의 ‘어색하지 않은 창고’에는 사람들이 모여 들었다. 바로 ‘로컬임팩트학’ 개론을 강의하러온 사회적 기업가들과, 그것을 수강하러 온 학생들이었다. 교수(?)님들과 학생들은 처음 만난 사이일텐데도 ‘어색하지 않아’ 보였다. 로컬임팩트학이란 지역에서 자신들이 생각하는 대안 경제, 새로운 공동체를 모색하고 실현할 수 있는 공간을 모색하는 것이다. 춘천, 금산, 인천 등 다양한 지역에서 대안적 문화공간을 꾸리며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수강해보았다●

▲왼쪽부터 박은영 씨, 민지홍 씨, 조한솔 씨, 정윤호 씨

로컬임팩트학 개론 Talk Talk Talk!

시종일관 유쾌하게 진행되던 로컬임팩트학 개론 2부는 토크 콘서트로 진행됐다. 참석자 수가 그리 많지는 않았지만 그들의 집중력과 열정은 서문을 뜨겁게 달궜다. 예정된 강연시간이 훌쩍 지났음에도 참 참석자들은 지친 기색 없이 질문을 끊임없이 던졌다. 남들과는 다른 길을 선택했지만 오히려 더 만족스럽게 자신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사람들의 열정은 우리를 조금 더 가깝게 했다. 일상이 곧 여행이라는 생각에 큰 감명을 받았다는 한 남학생은 박은영 대표에게 “여행을 하면서 이루고픈 목적이 무엇인가요?”라고 묻자, 박 대표는 “제 닉네임이 아멜리아인데, 사랑을 찾아 떠나는 어느 프랑스 영화 주인공 이름이에요. 저는 인생의 키워드를 사랑과 소통, 그리고 나눔으로 설정했어요. 목사인 아버지를 따라 이웃들과 나누고 함께 할 수 있는 삶을 꿈꾸고 있어요. 저는 여행을 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사랑을 전하고 사랑을 받아요. 그런 것들을 영상 매체를 통해 소통하는 게 꿈이에요”여자친구와 놀러온 윤동민(자연대 천문대기 09)씨는 “현재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고, 대외활동도 하고 있고 나름 열심히 살고 있는데 왜 이렇게 열심히 살아야 하는지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했다. 정윤호 대표는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주었다. “제가 원하는 연극영화과에 갔지만, 제가 원했던 그 과의 분위기랑 달라서 휴학을 하고, 실무에 뛰어들어 제 단체를 만들었어요. 대학은 필요할 때 가야한다는 게 제 생각이에요. 저는 아직 일학년도 마치지지 못했죠. 요즘 대학생들이 안타까운 게  취업 때문에 마지막 학기 남기고 휴학을 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취업에 대한 고민을 왜 하는지, 돈을 벌려고 취업을 하는 건지 되게 걱정이 돼요. 사실은 내가 지금 무엇이 필요하고, 하고 싶은지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데. 모르겠을 땐 그냥 무조건 해봐요! 해보면 언젠가는 답이 나와요” 민지홍 대표는 인도에서 있었던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후원을 받아 인도를 여행갈 기회가 있었어요. 그 곳에서 인터뷰를 한 인상깊은 사람이 있었어요. 원시적인 공동체 삶을 사는 그곳에서 한 인상깊은 사람을 만났어요. 그 사람은 그곳에서의 삶이 정말 행복하다고 하더라구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세포를 이용해서 내가 살아가는 느낌이 든다고. 그때 ‘과연 내가 지금 살면서 그렇게까지 온 세포를 이용해서 산다는 느낌을 받았던 적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러분들도 내 몸의 기운과 에너지를 쏟아서 할 만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20대는 뭐든 다 해보고 뭐든 다 경험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20대는 얇고 넓게, 어떤 것들을 더 깊이 할 건지 알아보는 시간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조금은 무거운 주제를 벗어나 현재 남자친구를 둔 한 학생이 박은영 대표께 직접 물었다. “오랜 시간 연애를 하신 것 같은데, 어떻게 이렇게 오래 사귀신거에요?” 좌중에서 폭소가 터졌다. 박은영 대표는 “저는 옛날부터 여행 프로젝트들을 많이 하면서 사는 게 꿈이었어요. 그래서 제 남자친구한테도 평범한 데이트 보다는 좀 더 생산적인 활동을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서로가 잘 맞아서 지금까지 같이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가장 중요한건 같은 꿈을 꿀 수 있는가 라는 거에요. 내가 생각하는 이 가치관을 존중을 해주는가죠. 만약 상대방이 돈 버는걸 중요시하고 물질적인 가치를 추구하는데 나는 이웃과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면 그걸 잘 조절해서 합치는 것도 능력이에요. 저는 서로를 만나면서, 상대방이 나를 통해서 좀 더 빛났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해요. 저희는 사실 프로젝트를 같이 하면서 더 성장한 부분들이 굉장히 많아요. 그래서 만약 지금 남자친구가 있다고 하면 일반적인 데이트 말고 서로 같이 공유할 수 있는 것들을 해보라고 말해주고 싶네요.”

도시 여행자 카페 대표 박은영 씨 지금 '도시 여행자'라는 이름으로 여행카페 겸 복합문화공간을 운영하고 있어요.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저희는 연인 사이에요. 저희 둘은 대학교 때 만나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는데 그때부터 여행을 시작했죠. 여행은 꼭 배낭을 메고 멀리 떠나는 어떤 행위만이 아니라 하루를 어떻게 살아가는지 고민하고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고 생각해요. 간단하게 말해서 제가 가진 여행의 개념은 삶 전체가 되죠. 그 뜻에 맞게 <장터유람기>라는 나눔 여행을 진행하고 있어요. 우리만 행복한 여행이 아니라 이웃들과 더불어 나누는 여행을 앞으로도 계속 진행할 예정입니다. 

별의 별꼴 협동조합 대표 민지홍 씨저는 현재 '별의 별꼴' 대표를 맡고 있어요. 이 공간은 청년들의 자급과 자치를 실현하는 것을 도와주며 각자 자신의 삶을 디자인하는 곳이죠. 나의 대학 시절은 학업에 관심이 있기보다 아르바이트해 번 돈으로 여행을 떠나기 바빴어요. 2008년 KOICA 캄보디아 자원봉사활동을 계기로 젊고 어린 친구들에게 도움을 주며 살아가리라 마음을 먹었어요. 주변환경에 맞춰 살아가는 삶이 아니라 주체적인 삶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움되고 싶어 대안학교 교사가 되었죠. 그래서 금산 간디학교 대안학교 교사 과정을 밟았었요. 2011년에 자립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사회적 기업가 육성사업에 뛰어들었고 2013년부터 협동조합의 형태로 금산에서 오순도순 살고 있어요.

인천 청년들을 위한 공연문화사업단 제이컴퍼니 대표 정윤호 씨문화예술 힘들지 않아? 먹고 살고 있어? 돈은 버느냐? 라는 질문들을 가장 많이 듣죠. 그러면 전 ‘너는 지금 하고 싶은 일 못 하면서 월급쟁이로 사는 거 재밌어?’라고 물어보죠. 지금의 제이컴퍼니는 2006년 단체에서 시작되었어요. 당시 제 꿈은 연극배우였고, 연습 공간을 찾아 청소년 회관으로 갔어요. 그곳에서 선생님을 만나 또 다른 세상을 보게 되죠. 스무 살 20만 원을 가지고 처음 사업을 시작했어요. 무보증 월세 아파트 상가에 방황하는 청소년을 모아 자리를 제공한 것이 연극 단체로 발전했죠. 7개월간 준비한 연극을 올렸어요. 티켓비 3천 원으로 3백만 원을 벌었어요. 욕심을 조금 부려서 사업을 하다 보니까 처음 14명으로 시작했다가 100명까지 팀원이 늘었죠. 그때 불화와 의심으로 인해 팀원이 다 흩어지고 처음 멤버 8명이 남아 눈물을 흘리며 처음 다짐했던 우리의 약속을 되새겼죠. 그때 그만둘까 생각하다 남자의 눈물에 무너져내려 지금까지 꿈꾸는 CEO라는 닉네임으로 다양한 형태로 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동네 방네 대표 조한솔 씨강원도 춘천에서 여행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문제를 해결하는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고 있어요. 어쩌면 다른 분들과 비교했을 때 좀 더 사업적인 영역일지 몰라요. 춘천 기반으로 춘천 여행을 하고 있는데 우리가 하는 여행은 공정여행이에요. 여행을 할 때 호텔, 펜션 아니고 농촌민박이라던지 지역주민이 직접 운영하는 숙박시설을 이용하죠. 또 대형할인점보다는 전통시장에서 물건을 산다든지 관광지 위주보다는 춘천이라는 곳이 어떠한 곳인지 이해할 수 있는 곳으로 여행하고 있어요. 앞으로 지역을 살릴 수 있는 다양한 사업 구상을 생각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박진 기자/pj12@knu.ac.kr황윤조 기자/hyj12@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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