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평생교육을 설명할 때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수식어를 붙인다. 사람의 평생에 걸친 교육이라는 의미이다. 본지에서는 본교에서 평생교육학을 가르치는 현영섭 교수(사범대 교육)와의 인터뷰를 통해 평생교육의 의의와 현황. 그리고 평생교육이 지향하고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1967년 만들어진 평생교육의 시초. 제2차 세계대전 이후 1967년 유네스코 성인교육회의에서는 평생교육론을 제창했다. 그리고 1972년 일본 동경에서 열린 성인교육 국제회의에서 33개의 항목으로 구성된 평생교육과 관련된 건의서가 받아들여졌다. 이것이 평생교육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73년 8월 유네스코 한국위원회가 주최한 회의에서 평생교육에 관련된 건의서가 채택됨에 따라 본격적으로 들어왔다. 하지만 평생교육이라는 단어가 쓰인지는 불과 20년도 안 된다.현 교수는 “1990년대 말까지만해도 평생교육이라는 단어보다는 사회교육이라는 표현을 썼다”며 “이후 학교 이외에 사이버공간 등으로 교육이 시·공간적으로 확장되면서 비로소 평생교육의 의미가 정립되었다”고 말했다. 평생교육이 본격적으로 실시된 것에 대해서는 정치적인 이유도 있었다. 현 교수는 “1981년 전두환 정권이 정권의 정체성을 확보하기 위해 복지정책을 펼쳤다”며 “그 복지정책 중 하나가 바로 사회교육법이며 이것이 평생교육의 시초가 되었다”고 답했다.

사회교육에서 평생교육으로…“많은 변화가 있었죠. 이제는 유네스코에서 우리나라를 벤치마킹할 정도인데…” 사회교육에서 평생교육으로 넘어오면서 생긴 변화에 대해 묻자 현 교수는 바로 답했다. 우리나라 평생교육의 유형 중 어떤 것이 제일 발달된 형태인지를 묻는 질문에 현 교수는 “평생교육법에 의해 생겨난 방송통신대학과 각종 사이버대학 등 평생교육기관에서 시행하는 학점은행제를 꼽을 수 있다”며 “현재 우리나라의 학력이 올라가는 유형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바로 학점은행제이다”고 말했다. 이어 현 교수는 “가격도 저렴하고 배움에 대한 열망이 있었던 사람들은 학위를 손쉽게 취득할 수 있게 됐기에 지금까지도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고 답했다.하지만 평생교육기관을 통해 이렇게 손쉽게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배경에는 우리나라의 학력 중시 풍조의 영향이 있었다. 현 교수는 “우리나라 사회는 학력을 중시하다보니 평생교육 자체도 이러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었다”며 “그 때문에 지금까지의 평생교육의 목표는 단순히 국민들의 학위 취득에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평생교육, 다시 목표를 설정해야할 때“평생교육이 단순히 학력을 취득하는 것에만 목적을 두기에는 너무 허무하지 않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현 교수는 “그 때문인지 이제껏 학력을 원했던 사회의 요구보다는 개인이 배움의 욕구를 채우기 위한 교육이 점점 화두가 되고 있다”며 “단순히 학위만 주는 평생교육은 이제 평생교육의 최우선 목표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현 교수는 “고학력자가 가득 찬 지금 이 시대 사람들은 이제 학위보다는 진정한 배움을 원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교육부에서 지역 대학과 연계하는 평생학습중심대학 육성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올해부터 본교도 ‘대구시민행복대학’으로 지정돼 시민들의 요구에 걸 맞춘 강좌와 교육이 이루어진다. 현 교수는 “대학의 우수한 인적·물적 인프라를 활용하여 저렴한 비용으로 수준 높은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시민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한 평생교육의 지향점”이라며 “미국과 유럽의 경우 평생교육을 통해 졸업하는 인원이 대학 당 3만 여명에 이르는 정도”라고 답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평생교육 참여율은 약 36%정도이다. 이에 반해 스웨덴과 독일 같은 일부 국가의 경우에는 약 60%가 넘는다. 이들 국가가 이렇게 높은 수준의 평생교육 참여율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바로 공급자 측이 아닌 수요자 측면으로 평생교육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나라도 학위를 공급하는 것이 아닌 시민들의 진정한 행복을 위한 평생교육으로 발돋움할 때가 아닐까?

이상지 기자/lsj12@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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