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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기획

고령화 사회 속 평생교육, 배움이 가지는 또 다른 의미

우리 사회는 고령화 사회로 빠르게 나아가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사회 변화와 함께 교육 체제도 변화하고 있다. 노인 및 성인의 평생학습 참여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평생학습 참여율은 2000년 17.2%에서 2004년에는 21.6%, 현재는 약 36%의 참여율을 보인다. 이런 때에 대학이야 말로 지역주민의 평생 학습을 위한 교육기관으로 거듭날 필요가 있다. 사회 변화와 요구에 따라 변신을 모색해야 하는 것이다. 본교에도 이를 실현하기 위한 평생교육원이 DGB문화센터 3층에 위치하고 있다. 본교의 평생교육원은 1995년에 대구 최초로 설립되어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러나 현재 본교 평생교육원의 학년이 계속해서 없어지고 있는 추세이다. 이에 본지는 본교의 평생교육원을 찾아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 2일과 4일 오전 9시 45분. 기자가 수업 듣는 강의실에서 보던 것과 같은 책걸상에 앉아 수업을 분주하게 준비하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모습이 보였다. “그 할아버지는 오늘 안 오셨데?”. “아휴. 많이 아픈가벼” 서로의 안부를 묻기도 하며 수업을 준비한다. 오전 10시. 교수님이 들어오시며 모두가 집중한다. 다른 분위기이다. 그렇게 ‘생활 속의 법률’ 강의가 시작된다.
“변호사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사법고시랑 로스쿨이 다른 게 뭐요?”
수업의 시작은 한 할아버지의 질문으로 시작됐다. 교수는 자연스럽게 질문에 바로 설명을 한다. “자 궁금증이 해결 됐나요? 그럼 오늘의 수업 주제는 회사입니다” 갑작스런 질문에 수업시간 10분이 할애됐지만 아무도 화내지 않는다. 교수가 열강하고 있는 도중 “지금 설명 하시는 게 주주총회입니까?” “아니요. 이건 사원총회입니다. 주주총회는…” 궁금한 게 있으면 바로바로 물어본다. 교수가 흘리듯 던지는 질문에 대답도 곧잘 들린다.
“오늘 수업은 마치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수업의 마지막은 박수로 마무리된다. 다시 분주하게 필기하던 책을 정리하며 분위기는 이내 소란스러워진다. 강의실 이곳 저곳에서 웃음꽃이 활짝 핀다.

교육에만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다.
20세기 중반 미국의 교육 과정에 변환을 가져다 준 ‘호울 이론’에 따르면 성인 학습자의 참여 동기는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직업 관련된 욕구가 있는 목표지향성. 둘째, 사람을 만나고 교류를 위한 활동지향성. 셋째, 공부가 재미있는 학습지향성이 그것이다. 성인 학습자의 교육은 지식의 학습 그 자체에만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방면에 활동 의의가 있는 것이다.
명예대학원 3학년에 재학 중인 12학번 강장원(65) 씨는 학습지향성 뿐만 아니라 활동지향성의 동기를 띄고 있었다. 강 씨는 평생교육원에서 공부하는 것이 공부 때문만은 아니라고 했다.
“경륜도 있고, 모두 비슷한 연령이니 서로 대화도 하며 마음을 나누고 정을 나누며 학교생활을 하고 있네” 너그럽게 웃으며 말했다.
명예대학원 학생회장인 12학번 김정래(65) 씨도 마찬가지였다. “명예학생은 말 그대로 ‘명예’니까 얽매임이 없어. 서로서로 마음 털어놓고 즐겁게 지내고 친척같이 지내는 데 참 좋아”

평생교육으로 펼쳐진 2번째 인생
이재현(72) 씨는 본교 명예대학 99학번이다. 처음 교실에 들어섰을 땐 대학생이 된 기분이었다고 회상했다. “꽃밭에 가면 꽃향기가 나듯 나는 학교에서 젊음의 향기를 느꼈어” 모르는 것을 깨달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는 이 씨는 “젊음의 생동감과 배움의 기쁨을 한 번에 느낀다”고 한다. “늦은 공부에 주위 사람의 만류는 없었냐”는 기자의 질문에, “없지. 오히려 아들이 아버지는 다른 사람과 다르다고 말하는데 난 그냥 늙은 노인이 아니라 살아있는 노인이구나 하고 내 존재감이 느껴지더구나”며 웃었다. “자녀들에게 보람된 삶을 보여주고 싶었고, 마지막 기회에 서있는 우리가 어떻게 하면 아름답게 늙을 수 있을까 고민했어”
젊어서 직장 생활을 하고 사업도 하며 경험 쌓여가니 배움에 대한 열정이 일었다는 강 씨. 그는 40대에 영남대 경영대학원에 입학했다.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고, 늙다고 무기력해 보이지 않고 싶었어. 무엇이든 배우고 싶었지. 지금은 다시 젊은 시절로 돌아가는 느낌이야”

명예학생을 가르칠 때 더 보람찼어
본교 법과대학 교수로 정년퇴임하고 현재 평생교육원에서 명예교수로 재임하고 있는 박진태 교수는 “학부생과 명예학생의 차이가 분명히 있다”고 했다. 박 교수는 “일반 학부생은 법조인이라는 목표가 뚜렷해서 교수 입장에서 가르쳐 주고 싶은 건 많은데, 학생들이 필요로 하지 않아 지식 전달에 한계가 있다”며 “하지만 명예학생은 말 그대로 생활 속에 녹아있는 법률 상식을 배우려는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다”고 말했다.

늦깎이 공부가 쉽지만은 않아…
평생교육이 쉽지만은 않다. 제도적인 어려움을 포함하여 전체적으로 성인을 위한 대학의 평생교육 시스템이 미흡한 실정이다. 공부할 때의 어려움을 묻자 이 씨는 “우리가 배우려고 해도 원하는 학과에 들어갈 수 없어. 학생들의 수강신청을 미리 다 받고, 명예학생들은 인원이 남는 강의에 들어가는 시스템이라 하고 싶은 공부를 못 하는 게 아쉬워”라고 덧붙여 명예학생과정의 제도적인 어려움에 대해 말했다. 현재 평생교육원에서 운영하는 학위 취득 프로그램은 학점은행제, 명예학생과정, 민간자격과정 등이 있다. 그러나 대개 지역 특성과 주민 의견을 반영한 프로그램이 부족하고 상업적인 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의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현영섭 교수(사범대 교육)는 “현재 대구에 중등교육을 못 받은 사람이 약 27만 명이지만 본인들의 학습욕구나 삶의 향상을 위해 필요로 하는 기회를 쉽게 접할 수가 없다”며 평생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앞으로 노인교육과 관련된 분야가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도 전망하고 있다.
정인혜 기자/jih13@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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