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명 좀 해주고 가세요. 대구도시철도 3호선 안전성 확보를 위한 서명운동입니다” 지난 4일 서문시장 앞에서 대구도시철도 3호선(이하 대구 3호선) 안전 확보를 위한 시민대책위원회(이하 시민대책위)에서 활동하고 있는 참여연대 장지혁 활동가가 열변을 토했다. 장 활동가는 “대구 3호선의 안전은 시민들의 생명과도 직결되는 사안이기에 반드시 대구시에서는 안전성을 확보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에 본지에서는 대구 3호선 안전성에 대해 여러 시민단체 측의 의견과 대구도시철도건설본부, 그리고 대구시의 의견을 들어봤다●

대구 3호선, 무인운전, 무인역사?      현재 국내 무인으로 운행되는 전철 노선은 부산 4호선과 의정부경전철을 포함해 총 6곳이다. 또한 기관사가 탑승하고 있더라도 많은 도시철도차량은 운전을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구도시철도건설본부(이하 건설본부) 유경수 과장은 “현재 기관사의 역할은 전방주시, 출입문 개폐, 출발버튼 조작 정도이며 이정도 역할은 무인 시스템으로 충분히 대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참여연대 박인규 사무처장은 “기계 시스템의 오류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기관사가 탑승해 관리하는 것 아니냐”며 “사소한 오류가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기관사가 탑승해 승객들의 안전을 보장해 주어야한다”고 반박했다. 이에 건설본부 최흥권 주무관은 “객차 내 안전요원이 근무하고 이 안전요원들도 전부 기관사 운전면허를 가졌다”며 “안전요원이 객실 내에 있기 때문에 화재 등 객실 상태와 승객들의 동향을 빨리 파악할 수 있어 조기 대처가 가능하고, 서비스를 향상시킬 수 있기에 이러한 조치를 취했다”고 답했다. 이에 박 사무처장은 “어차피 기관사 운전면허까지 가진 안전요원이라면 전방주시와 비상상황 시 재빠른 제동 기계조작을 위해서 승객들을 위한 탑승실이 아닌 운전실에 위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사무처장은 “안전요원의 동승 기간은 5년이기에 5년 뒤 운영상 효율성을 위해 이나마도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대구 3호선 안전요원 수에 대한 논란도 있다. 현재 대구도시철도에서 계획하고 있는 안전요원의 숫자는 총 75명이다. 이에 대해 박 사무처장은 “하루 18시간을 75명이서 관리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며 “안전요원의 피로가 쌓이면 대구도시철도에서 계획한 시민 편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울 것이며, 응급 상황시 안전요원의 발 빠른 조치도 힘들어질 수 있다”이라고 지적했다. 무인역사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대구경제인실천연합 조광현 사무처장은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 개찰구 등 역사 시설이 갑자기 고장 나거나 취객이 난동을 부리는 등의 응급 상황시 조치를 취해야 할 역무원이 없어 그대로 사고로 이어진다”며 “대구도시철도 측에서는 5개의 거점역을 두고 역무원들이 역을 수시로 돌아다닌다곤 하지만 즉각적인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아 시민들의 불편이 이어질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구시의 한 공무원은 “역무, 시설물 점검 업무를 통합 운영하면 되기 때문에 인원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던 것”이며 “너무 과다한 인원을 책정할 시 운영상 어려움이 커질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조 사무처장은 “대구시 측에서 주장하는 것은 무인 시스템이 완벽하게 이루어져야만 가능하다”며 “대구도시철도 1, 2호선을 이용하는 이용객들의 불만이 적고 사고율이 적은 것도 최소 3명 이상의 고정적으로 배치되어 있는 역무원들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대구 3호선, 화재 시에는 안전할까?지난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가 발생한 이후 국토교통부에서는 도시철도안전기준차량의 별도 지침을 국토해양부령을 두었다. 이는 대구 지하철 참사와 같은 화재에 대한 예방을 위한 것으로 의자, 내장재, 바닥재, 단열재, 통로연결막이 그 대상이다. 건설본부 유 과장은 “현재 대구 3호선 차량의 경우 영국 도시철도차량 안전 기준인 BS6853-1a(화염전파, 독성, 연기밀도실험)를 통과했다”며 “차량 내부에 국내 도시철도차량안전기준은 물론 영국표준규격을 동시에 합격한 제품만 사용했다”고 말했다. 이에 본교 홍원화 교수(공대 건축토목공학)는 “차량에 아무리 좋은 제품을 사용해 만든다고 해도 대구지하철 참사와 같이 기름통을 가지고 테러를 일으킨다면 소용이 없다”며 “불은 잘 번지진 않겠지만 지하에서 달리는 지하철과 달리 지상위에서 달리는 모노레일은 밖으로 대피할 수 없어 시민들의 안전성이 위협될 것이다”고 반박했다. 이에 유 과장은 “역간 평균 주행시간은 1분 20초밖에 되지 않고 선로 한복판에 멈춰서 대피하는 것보다 빨리 역사에 도착해 시민들을 대피시키는 것이 안전하다”며 “대피하는 동안에도 차량 내 설치된 각종 소화설비를 이용해 빠르게 진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유 과장은 “대구 3호선에 설치된 스프링클러는 단순히 물을 쏟아 붓는 일반 스프링클러와 다르게 물안개 물방울이 화재가 난 부분에 덮어씌워 산소를 차단시키고 급 냉각시키는 원리다”며 “일반 스프링클러보다 8천 여배나 많은 물방울이기에 KTX보다도 화재에 빠른 진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대구 3호선에는 연기 및 유독가스 배출을 위한 배기팬이 별도로 설치되어 있다. 또한 가스안전공사와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의 안전검사로 소화탱크 및 압축공급 탱크, 연기검지기도 꾸준하게 관리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대구 3호선, 운행 중 고장 시에는 어떨까?현재 운행 중인 지하철의 경우 중간에 고장 및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역사가 아닌 곳에서도 지하철공사 직원의 도움을 받아 밖으로 피할 수가 있다. 하지만 지상 10m 위에서 운행하는 대구 3호선은 운행 중 고장이 나 운행이 중단 될 경우 피할 곳이 없다. 건설본부 유 과장은 “고장이 났을 시에 모노레일은 궤도 빔 위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대피가 힘든 것은 사실이다”며 “이 부분이 대구 3호선의 최대 약점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구경제인실천연합 조 사무처장은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서도 고가도로에 슬라브를 설치해 시민들이 대피할 수 있는 구조로 개선을 해야 한다”며 “부산도시철도 4호선의 경우도 공사를 하던 도중 이러한 문제점에 부딪혀 대피로를 추가로 건설했다”고 답했다. 이에 건설본부 최 주무관은 “고가의 슬라브를 설치해 대피로를 만들 경우 인근주민들의 조망권을 확보하기 어렵고 도시 미관을 해칠 우려가 크다”고 답했다. 이어 최 주무관은 “하지만 사소한 고장의 경우 차량 운행 장치가 2개씩 설계되어 있기에 한쪽이 고장 나면 다른 쪽으로 교체가 가능하다”며 “고장이 나 운행이 정지될 시에도 다시 운행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건설본부 유 과장은 “큰 고장이 나 운행에 큰 차질이 생길 경우에는 뒤에 오는 차량이 밀어주어서 역사까지 운행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이에 조 사무처장은 “차량이 역사에 도착하더라도 차량의 문은 2중 잠금장치가 되어 있어 일반시민들이 개폐가 어려운 구조”라며 “무인역사이기에 설사 차량이 역사에 도착하더라도 응급상황이 발생한 시민들의 빠른 대피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대구 3호선, 비상탈출 불가능?대구 3호선의 차량이 고장이나 움직이지 못할 경우 다른 차량이 뒤에서 밀어주는 식의 방법이 있지만 비상탈출을 못하는 것은 아니다. 바로 비상탈출 장치 스파이럴 슈터가 있기 때문이다. 스파이럴 슈터는 장시간 열차운행이 안될 경우 승객을 지상을 대피할 때 사용되며, 편성열차 전면좌우에 4개소를 설치했다. 건설본부 최 주무관은 “가장 높은 구간은 21m인데 스파이럴슈터의 길이는 23m이다. 어느 구간이든지 지상으로 곧바로 연결 된다”고 말했다. 또한 유 과장은 “안전요원이 통제하고 65cm마다 지퍼가 촘촘히 있어서 지퍼로 열고 나가면된다”고 말했다. 이에 본교 홍 교수는 “대구 3호선이 항상 육지에 있는 것만도 아니고 강가를 따라 지나는 경우가 상당히 많은데 이 상황에는 스파이럴 슈터를 사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홍 교수는 “스파이럴슈터의 경우 제대로 훈련이 된 사람이 아니고서는 대비시간이 상당하기 때문에 스파이럴슈터를 이용해 모든 승객이 단시간에 대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홍 교수가 발표한 ‘대구도시철도 모노레일 도입에 따른 승객 대피시간 예측 및 구간별 위험지도 작성에 관한 연구’에서도 자세히 나와 있다. 홍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12m의 높이에서 스파이럴슈터를 사용하여 피난을 완료하는데 평균 9.37초가 걸렸으며, 스파이럴슈트를 설치하는데 까지는 약 73초가 걸릴 것으로 파악됐다. 따라서 30명의 승객이 대피하는데 거의 6분 가량의 긴 시간이 소요된다. 한시가 급한 상황일 경우 스파이럴슈트를 사용하기엔 무리가 있을 수 있다.

대구 3호선 꼭 필요한 것이었을까?지난 4월 30일 감사원에서는 대구 3호선에 대한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의 결과에 따르면 “택지개발에 따른 도시철도 3호선의 추가 통행량을 산정할 때 국가교통데이터베이스(이하 교통데이터)에 구축된 통행 발생원단위를 적용하지 않아 통행량을 과다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감사원에서는 “대구시가 대구권역 총통행량을 교통데이터 기종점 자료보다 3.5% 과다 반영했다”며 “이로써 약 55억 5천만 원의 예산을 낭비했다”고 밝혔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국장 또한 “대구시에서 개통한 앞산 4차 순환도로의 경우도 수요의 과다 책정으로 인해 현재 재정상 상당한 적자를 보고 있다”며 “이는 곧 대구시민의 혈세가 낭비되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 국장은 “제대로 수요측정조차 안된 대구 3호선의 필요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한다”고 지적했다.이상지 기자/lsj12@knu.ac.kr정인혜 기자/jih13@knu.ac.kr

모노레일 넌 누구냐?

탈선의 우려가 없는 시스템모노레일은 차량 당 주행륜 8개와 안내륜 8개 안정륜 4개의 궤도빔이 좌우에 위치해 최대 풍속 70m/s에도 전복되지 않도록 설계되었다.

저소음, 저진동 구도고무타이어 주행을 하는 시스템으로 주행소음이 거의 없다. 또한 전기 구동방식으로 전기장치에서 자기음이 발생하나 차량하부를 스커트가 감싸고 있어 발생소음이 외부로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는 구조다. 이로 인해 주변의 교통 소음보다도 소음이 작다.

사생활 보호 장치노선 주변 주민의 사생활 보호를 위하여 차량 좌우 측창에 국내 최초로 창문 흐림 장치를 설치하였다. 이 장치는 차량 내 컴퓨터시스템에 작동구간을 설정하면 설정된 위치에서 자동으로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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