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약=궁색’ 프레임 전환이 모든 것의 출발점!

- 학교 안에서 3일 동안 쓰레기를 안만들고 생활하려니 생각보다 힘들었어요. 대학교 내에서 쓰레기를 최소화 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저희 환경운동연합내의 소모임에서 답사를 가면 회원들은 모두 각자의 수저를 챙겨와요. 우리에겐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죠. 하지만 대학생들이 엠티나 답사를 갈 때 개개인의 수저통을 챙긴다는 것은 아주 생소하게 느껴질 거에요. 각 단체마다 여태까지 쌓아온 문화나 통용되는 인식이 있는데 이러한 사소한 인식과 문화차이를 깨뜨리는 것이 쓰레기를 최소화하는 것의 첫 걸음이죠.하지만 오랜 시간동안 형성된 문화를 단시간에 바꾼다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아요. 특히 개개인의 의식변화만으로 전체문화가 변화하기를 기대하면 힘듭니다. 무엇이든 기존의 틀에서 좋은걸 덧붙인다는 개념으로 하면 실행되기 어렵기 때문이죠. 기존의 틀을 깨는 새로운 틀이 마련돼야해요. 행동을 규제하는 강제적인 틀이 기반이 돼야 좀 더 쉽고 빠르게 실천이 가능해요. 기업은 속성자체가 많은 이윤을 창출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기 때문에 이런 정책을 제정하는 것부터 많은 힘이 듭니다. 하지만 대학교는 순수한 학생들의 의견과 의식으로 건강한 문화를 창출 할 수 있도록 서로가 노력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 요즘 학교 축제기간인데 쓰레기통마다 일회용품들이 한가득 쌓여 있더라구요. 일회용품 없는 축제는 불가능 한 것일까요? 조금만 신경쓰면 가능한 것인데 돈으로 불편함을 해소하는데 너무 익숙해져있어서 힘든 것뿐이죠. 수돗가나 물이 있는 곳 근처에 부스를 설치해 설거지를 바로바로 할 수 있도록 하면 일회용품 사용이 줄겠죠. 저도 제 딸아이의 축제에 참여한 적이 있었어요. 그 때 팥빙수를 파는 부스가 있었는데 팥빙수를 담는 그릇을 학교 급식소 그릇으로 대체하더라구요. 그리고 빙수를 먹고 난 뒤 그릇을 씻어오는 학생들에게는 서비스나 특혜같은 걸 주던데 굉장히 친환경적이라 기억에 남네요. 대학교에 적용하자면 학교 주변의 카페에서 텀블러로 음료를 이용하면 음료량을 더 준다던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할 수 있겠죠.

- 채식이나 재활용 등 친환경적 실천은 흔히 타인으로부터 ‘별나다’는 인상을 주는 것 같아요. 때문에 사람들이 좋은 행동을 하는데도 스스로 자랑스럽게 생각하기보다 타인의 눈치를 보며 조심스럽게 하는 것 같아요. 명품가방을 드는 사람은 자신만이 그 가방을 가졌다는 우월의식이나 차별성에서 근거한 자부심 때문에 더욱 명품가방에 열광합니다. ‘별나다’는 것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타인과 나를 구별짓는 차별성이자 고유성인데 왜 그것을 부정적으로만 생각하는지 모르겠어요. 개인적 견해로는, 우리나라의 급성장을 보고 자란 사람들은 빈부격차를 부의 입장에서 느끼는 즐거움 내지는 기쁨으로 느끼는 것 같아요. 그들은 남이 가지지 못한 것을 가졌다는 자부심을 타인과의 차별성에서 가져오는 것이죠. 그렇게 치면 명품가방과 내가 한 땀 한 땀 정성 들여 만든 퀼트가방이 다를 게 뭘까요?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가방은 오히려 퀼트가방인데 말이죠. 환경을 지키는 사소한 습관들을 실천해 나가는 개인은 스스로만을 위하는 별난 사람이 아니라 공익을 위하는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 ‘친환경’제품들이 주는 이미지 때문일까요? 일반 상품보다 비싸고 양은 적을 것 같아 지갑 얇은 대학생들에겐 다소 멀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상품화된 친환경은 말 그대로 차별성을 상품화 포장시켰기 때문에 그렇죠. 가장 기본적인 친환경 식단인 현미밥, 쌈밥은 아주 옛날부터 전해오는 우리 고유의 밥상입니다.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채식식단을 짜주는 프로그램 등 요즘엔 과도한 상품화로 본질이 흐려지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모든 것을 자본주의식으로 풀려고 하면 비싸질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누구나 쉽게 일상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인데 거기에 돈을 들이고 타인에게 맡기니까요.

- 대학생들에게 쓰레기 줄이기 조언을 해 주세요.우리가 흔히 쓰는 휴지를 줄이기 위해서는 손수건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대안이에요. 하지만 요즘 젊은 사람들은 손수건은 어르신들이나 가지고 다니는 ‘구질구질한 것’이라고 하죠. ‘절약=궁색’이라는 프레임이 있는 것 같아요. 나의 건강, 전체의 환경, 경제적인 문제를 고려하면 어떤 면에서도 손수건 사용이 월등한데도 말이죠. 편리함을 추구하면 기존 습관을 버리기 힘들어요. 지구를 지키는 데 내 품을 들인다는 개념으로 접근하세요. 공익을 위한 사람이 되는 것이죠. 이주원 기자/ljw11@knu.ac.kr

<한국환경공단의 재활용 실천방법 10계명>

1. 쓰레기 분리수거2. 장바구니 쇼핑3. 리필제품 사용4. 일회용품 자제5. 과대포장 자제6. 음식물 줄이기7. 물건 물려주기8. 가전제품 재사용9. 종이는 뒷면까지10. 재활용표시 제품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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