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인문학도시조성사업 전반에 걸쳐 지원과 자문을 맡은 본교 김석수 교수(인문대 철학)에게 지식을 넘어 우리 삶에 다가온 인문학에 대해 들어봤다●

Q. 인문학은 어떤 것인가요?

교수들 방에 들어가면 일반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는 난해한 책들이 꽂혀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인문학이 수학이나 물리학 같은 흉내를 내면서 일반인들이 접근할 수 없는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하지만 故 김춘수 시인의 ‘꽃’이라는 시는 어렵지 않지만 누구나 감동을 받습니다. 이처럼 인문학이 할 일은 사람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마음의 고통을 덜고 가치관의 갈등을 어떻게 풀어갈지를 고민하고 삶의 활기를 찾도록 인도해주는 것입니다.

시는 감성이 없으면 읽히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옆에 있는 사람이 아프다는 걸 느끼려면 감성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 감성은 학교에서 가르쳐 주는 지식이 아닙니다. 우리가 더 많이 만나고, 더 많이 이야기해야만 느낄 수 있는 것입니다. 

Q. 현재 인문학이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는 이유는 뭔가요?

사회적 분위기가 경제적 성장을 위해 달려가고 있고, 서로 이기기위해서 경쟁하다 보니 사람들 사이에서 서로를 이해하려는 교감이 끊어져 버리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소통이 적어지면 무의미에 시달리고 ‘왜 살아야 하나?’ 라는 생각이 불러오는 허무함에 빠지기 쉽습니다.

그럴 때 시나 문학, 철학 등을 보면서 감정과 아픔을 공유할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드는 작업이 중요합니다. 영화를 한 편 봐도 그 속에서 내가 무엇을 느꼈는지, 타인과 소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사람들을 이야기하게 하는 것은 인문학입니다. 대학생인문학활동과 같이 도시에서 사라져갔던 공동체를 다시 살리는 것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칠곡같은 마을의 경우 젊은 사람은 떠나가고 노인 분들만 남아 침체된 분위기가 있는데, 마을의 역사 등 오래된 것의 자부심을 다시 끄집어내 이야기하며 생기를 불어넣는 작업을 함으로서 마을 안의 소속감, 공동체의식을 살릴 수 있습니다.

Q. 대학생들에게 인문학이란?

저는 학교 축제를 보면서, 대학생들이 단지 술을 마시고, 놀고, 그들 자신만이 즐기기 위한 축제를 하는 것을 보고 적잖이 실망했습니다. 학교 주변에 있는 독거노인이나, 청소년 장애인들과 함께 하면서 그 사람들의 기쁨이 되어주고 뭔가 나누는 것이 축제의 진정한 의미가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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