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음악제 어떤 프로그램이 있나?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는 제 1회 대학음악제에는 우리학교와 대구가톨릭대학교, 영남대학교, 대신대학교, 계명대학교가 참가한다. 5일간 열리는 축제에서는 날짜별로 하루에 한 개의 학교가 공연한다. 숙련된 프로의 공연은 아니지만, 내 또래이기에 그 모습이 신선하고 더욱 친숙하다. 하지만 대학음악제라고 해서 평소에 우리가 즐겨듣는 음악이 공연되는 것은 아니다. 이번 대학제에 공연될 장르는 오케스트라와 합창이 어우러진 공연이다. 클래식이 우리가 평소 듣는 음악과는 다르다 보니 다소 생소 할 수 있다. 말하자면, 평소 우리가 듣는 음악이 친구와 즐겁게 떠드는 느낌이라면 클래식은 할아버지가 들려주시는 이야기와 같다. 밝고 경쾌한 음악에서도 깊은 연륜이 느껴진다. 이런 클래식이라는 장르는 굉장히 멀게 느껴지지만 생각보다 우리에게 익숙한 음악들이 많다. 어쩌면 차트에 올라온 최신곡 보다 더 친근한 것이 사실 오케스트라 음악일지 모른다. 계명대학교 오케스트라 악장을 맡은 이성호 씨는 “음악을 전공하기 전 클래식은 지루하고 따분하다고만 느꼈었는데 의외로 CF나 TV, 영화에서 자주 듣는 친숙한 음악들이 많더라”고 말했다.

대학생만의 새로운 공연

이번 대학음악제에는 참가학교에서 원하는 공연을 할 수 있도록 주제를 자유롭게 개방했다. 대학생들에게 친숙하면서도 각 오케스트라단이 가지고 있는 개성을 살리면서 새로운 시도를 하는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27일 본교에서는 베토벤을 소재로 공연이 구성돼, 정통 클래식 음악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28일은 대구가톨릭대학교 오케스트라의 바이올린 협주곡과 피아노 협주곡으로 진행되는데, 새로운 악기는 없지만 그들만의 이야기로 아름다움을 표현한다. 가장 이색적인 연주는 29일 열릴 영남대학교의 국악오케스트라공연으로, 영남대학교 성악과 합창단과 함께 하는 ‘천둥소리’이다. 천둥소리는 1995년 광복50주년에 연주되어 우리 민족의 기상을 널리 알린 곡으로 국악반주와 성악의 조화를 느낄 수 있는 색다른 공연이다. 또 칠현금이라는 악기를 사용하고, 합창단과 오케스트라를 조합해 큰 스케일과 역동감 넘치는 음악을 만들 계획인 영남대학교는 이번의 새로운 시도를 통해 우리 국악의 전통성과 우수성을 알리고 새로운 발전 가능성을 만들어가는 계기로 삼고 있다.

30일 대신대학교의 날에는 독자적인 오케스트라를 구성하는 대신 플루트오케스트라라는 특화된 연주단체와 합창으로 애호가들의 귀를 즐겁게 한다. 연주 프로그램으로 ‘오 해피데이’를 비롯한 합창곡과 오르간 솔로, 피아노 듀오, 두 대의 피아노를 네 명이 연주하는 드보르작의 ‘슬라보닉 댄스’를 연주하고, 플루트콰이어가 우리에게 익숙한 비제의 ‘카르멘 전주곡’을 비롯하여 플루트 합주곡으로 편곡된 여러 곡을 연주한다.

마지막 날인 31일은 계명대학교가 장식한다. 현 대구시립교향악단의 상임지휘자인 곽승이 지휘하는 계명대학교 오케스트라는 주페의 ‘경기병 서곡’, ‘스트라우스의 ‘라데츠키 행진곡’, 시벨리우스의 ‘핀란디아’ 등 오케스트라 음악의 재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곡들로 구성하여 제1회 대학음악제의 대미를 장식한다.

이번 음악제에 참여한 윤주리(예술대 음악 10) “경북대학교만의 베토벤을 만날 수 있게 해드릴 것”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영남대학교의 육준희 악장은 “배우고 있는 입장에서 공식적으로 설 공연의 기회가 적은데 우리가 만드는 축제라는 사실에 열심히 준비했다”고 말했다.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공연

대구문화예술회관 공연을 담당하고 있는 여상법 씨가 이번 축제에 대해 말을 이었다. “이번 음악제는 순위를 정하는 경연대회가 아니다”라며 “전공자들에게 예비 예술인으로서의 연주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그들이 졸업했을 때 보다 전문적인 예술인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또한 여 씨는 “대학음악제는 학생들의 예술에 대한 열정을 분출하도록 하고, 시민들은 그 열정을 향유함으로써 또 다른 음악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단순한 과정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반복적 행위를 통해 지역 예술의 뿌리는 강해질 수 있다”고 대학음악제의 의미에 대해 말했다. 대학음악제는 단 하나의 오케스트라의 공연이 아니라, 5일동안 하루 하루 다른 오케스트라의 색을 느낄 수 있는 흔치않은 기회이다. 휴대폰 기기가 들려주는 음악을 잠깐 접어두고 가벼운 마음으로 대구문화예술회관으로 향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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