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켜쥔 게 아니라 툭 치기만 했어요” “조용히 해. 넌 지금 젊은 재미교포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로 미국 현지 경찰에 신고된 상태야. 이름!” “윤. 창. 중” “나이는?” “56세” “직업은?” “청와대 대변인이요” “대변인? 대변인이라서 대한민국 얼굴에 똥칠하고 다니는구나!” “똥칠이라니요. 국격을 높이기 위해 전 세계를 돌아다닌 결과인 걸요”
‘윤창중’ 역시 박근혜 정부의 가장 ‘핫’한 인사답게 가장 ‘쇼킹’한 마무리를 했어. 윤창중 전 대변인은 7일 오후 10시경 호텔에서 여성인턴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받고 있어. 8일에 성추행신고가 접수됐고 윤 전 대변인은 짐도 못 챙긴 채 ‘야반도주’했다고 해. 결국 10일 박 대통령이 경질을 지시하게 되지. 사실 이번 윤창중 전 대변인의 행보는 박근혜정부에서 불거졌던 사회적 이슈가 다 담겨져 있어. 윤창중 전 대변인의 이번 성추문 사건을 통해 대한민국의 이슈를 톺아보자.
가장 먼저 윤창중 대변인 자체가 이슈야. 등장부터 남달랐지. 인수위 당시 주요 인선을 발표할 때 봉투를 뜯는 행위를 해서 ‘밀봉인사’, ‘불통인사’의 상징이 되지.
두 번째는 최근 甲과 乙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甲질이 이슈가 됐었는데 이번 사건에서도 갑질이 여실히 드러난다는 점이 주목할 만해. 당시 가해자는 청와대의 대변인인 갑의 지위에 있었고, 피해자 여성은 갑을 수행하는 인턴이기에 갑의 무리한 요구(술먹자, 방으로 찾아와라 등등)에 응할 수밖에 없었지.
세 번째는 고영욱이 저지르는 지속적인 행위중독이 이슈가 됐었지. 행위 중독은 알코올이나 마약 같은 물질이 아닌 도박·게임·인터넷·섹스 같은 ‘행위’에 중독되는 것이야. 흔히 말하는 워커홀릭이나 쇼퍼홀릭도 넓은 범위의 행위 중독이지. 뉴욕에서의 또 다른 성추행 의혹이 불거져 나오면서 윤 대변인이 행위중독자가 아닌가 생각했다니까.
네 번째는 꼬리자르기야. 국정원 댓글 선거개입에 경찰이 수사하면서 꼬리자르기를 시도했다는 의혹이 일어 이슈가 됐었지. 지금 청와대가 보여주는 반응이 딱 그거야. 윤창중 자연인이 저지른 잘못이라도 청와대에서 진상파악과 사태해결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윤창중만의 잘못으로 돌리려하고 있어. 청와대 또한 이남기 홍보수석이 윤창중에게 비행기표를 예약해줬다는 대목이나 대통령과 국민께 사과한다는 어처구니없는 사과문을 발표하는 행태가 그 예지.
다섯 번째는 박근혜 정부 초기에 집요하게 따라다녔던 인사난맥의 이슈가 윤창중의 경질을 통해 화룡점정을 찍은 것 같아. 미래창조부 장관 후보였던 김종훈씨부터 해양수산부 윤진숙 장관까지 국민들이 얼마나 씁쓸해하면서 바라보았니? 헌데 이제는 인수위 시절부터 가장 먼저 기용했던 윤창중의 경질을 통해 박근혜정부 인사의 최대 실패로 꼽힐 것 같아.
대망의 하이라이트. 한국사회의 고질적인 문제이자 이슈인 사회지도층의 무책임한 행태야. 윤창중 전 대변인은 미국에 짐도 놔두고 ‘야반도주’를 했어. 기업 총수들의 무책임한 태도나 검찰 출두시 엠뷸런스를 타는 꼼수와 꼭 닮아있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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