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도시국가들이 군웅할거하던 1469년 난세의 이탈리아. 그 중 권모술수의 원전이라 불리는 ‘군주론’의 배경이 된 북이탈리아의 피렌체 공화국에서 ‘니콜로 마키아벨리’가 태어난다.
군주론은 마키아벨리가 1512년 피렌체를 지배하던 군주 로렌초 데 메디치에게 자신의 능력을 보여 발탁되기 위해 썼다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악덕의 서’라고 불리던 군주론은 15년간 마키아벨리의 눈앞에서 스러져간 수많은 영웅들의 계략과 피, 그리고 인정사정 봐주지 않는 약육강식의 이탈리아 국제 정치사의 산물이다. 윤순갑 교수(사회대 정치외교)는 군주론을 “군주가 새로운 국가를 건설하고 정치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필요한 정치적 가치, 즉 정치 기술을 르네상스 시기의 이탈리아에서 탐구하고 있다”고 평했다. 즉 군주론을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르네상스 시기의 이탈리아를 알아야만 한다.
르네상스는 14~16세기 서유럽문명사에서 일어난 문화운동이다. 이 시기 이탈리아는 교황령, 피렌체 공화국, 밀라노 공화국, 베네치아공화국, 나폴리 공화국 등으로 갈라져 영국·스페인·프랑스 등과 같이 군주적 통일국가가 형성되지 못했다. 윤 교수는 “이러한 이탈리아는 주변의 강대국들 즉, 스페인·프랑스·독일 등의 국가들이 세력을 각축하는 곳이 됐고, 로마 교황마저 점차 지방 정권화를 지향함으로써 통일적 권력의 수립을 방해하는 존재가 됐다”고 당시 이탈리아 반도의 상황을 설명했다.
“내 영혼보다도 조국 피렌체 공화국을 더 사랑했다”라고 말한 마키아벨리가 꿈꾸던 것이 무엇이었을지는 자명하다. 바로 강한 조국. 여러 강대국에 휘둘리지 않을 조국. 그러기 위해서는 이탈리아가 하나의 국가로 통일 되어야 했다. 마키아벨리는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필요하다면 악한 모습을 보이더라도 나라만큼은 굳건히 지킬 수 있는 강한 군주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기존의 도덕적 관념을 중시한 군주가 아니라 도덕적이지 않아도 강한 군주를 그린 마키아벨리. 그러기에 마키아벨리의 사상은 근대 정치사상의 시작으로 간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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