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이 되면 우리가 어렸을 때 ‘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 달려라 냇물아~ 푸른 벌판을,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하면서 어린이날 노래를 부르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정말 이 노래처럼 자연과 함께 마음껏 뛰놀았고 모든 게 우리들 세상 같았다.
소파 방정환 선생은 1923년 5월 처음으로 어린이날을 제정하면서 ‘어린이, 그들을 고요히 배우고 즐거이 놀기에 족할 각양의 가정 또는 사회적 시설을 행하게 하라’고 선언하였다.
장유유서의 논리가 지배하던 그 시대에 어른들을 향해 ‘아이들을 내려다보지 마시고 쳐다보아 주십시오’ 라고 하면서 어린이들을 존중할 것을 당부하였다. 최초의 국제 어린이 권리선언인 제네바 선언이 채택되기 1년 전에 이미 이런 글을 발표하였으니 가히 아동존중사상을 일깨워준 선구자라 하겠다.
그러나 어린이날을 제정한 지 90년이 다 된 지금, 과연 우리의 아이들은 존중받고 행복하게 살고 있는가 생각해보면 그들에게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줘야 할 어른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럽고 왠지 모를 미안함이 앞서게 된다.
어린 아이를 방임, 학대하는 부모와 교사이야기가 나오고, 성폭행당하는 어린이에 관한 보도뿐 아니라 끊임없는 어린이 안전 사고소식이 언론을 장식하고 있다. 아동인권단체의 아동학대방지법 제정에 대한 요구가 거센 것도 아직까지 어른들의 폭행과 학대에 무방비로 노출된 아이들이 많다는 것을 반증한다.
일반적인 가정의 아이들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어릴 때부터 입시를 위한 경쟁에 내몰려 숨이 막힐 정도로 바쁘고 힘겨운 생활을 하고 있다. ‘내 자식은 내 마음대로’라고 생각하는 부모의 잘못된 가치관으로 자식에게 무리한 기대와 과잉보호를 하고 있다. 온갖 스트레스로 비만, 인터넷 중독, 우울증과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와 같은 정신적· 육체적 질병율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우리나라 어린이들이 느끼는 주관적 행복지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23개국 가운데 꼴찌라는 조사결과까지 발표되었다.
아이들이 존중받고 행복한 세상은 어떤 곳일까?  
윌리엄 워즈워드는 그의 시 ‘무지개’에서 ‘아이들은 어른의 아버지’라고 하였다. 아이들의 자연과 같은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을 어른들이 배워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편견 없는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자유로운 영혼은 무한한 상상력을 길러주고, 훗날 이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창조력의 원천이 되게 한다.
아이들의 동심(童心)을 멍들게 하지 말자. 어른이 되어서도 잊지 않고 그리워 할 우리들의 원형(Archetype)을 그대로 간직할 수 있도록 도와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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