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과 우리의 더 나은 세상을 위한 ‘공감’

현재 한국에 있는 북한이탈주민(이하 이탈주민)의 수는 2만 4천여 명에 이르고, 이 중 20-30대 비율은 58%에 이른다(2012년 12월 기준). 또 매년 최소 4백여 명 이상의 이탈주민이 한국에 들어온다. 그러나 늘어나는 그들의 수에 비해 그들이 한국사회에서 겪는 어려움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본교에 재학 중인 이탈주민 A 씨와 북한이주민지원센터 대구하나센터(이하 하나센터)에서 인턴으로 활동했던 재외국민 박세라(25) 씨, 그리고 하나센터에 인턴으로 활동하는 본교생 조준영(사회대 사회복지 07) 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탈주민 본교 A 씨 >Q. A 씨는 배움터에 언제부터 나오셨어요?A. 1년 정도 됐어요. 처음에는 영어나 다른 외국어가 약해서 다녔거든요. 나라에서 생계비를 주지만 그것으론 생계를 꾸리는 데만도 벅차 따로 학원을 다닐 여유가 없기도 했고요.

Q. 한국에서의 대학 수업과 큰 차이점이 있나요? A. 저는 북한에서 대학과정까지 모두 수료했지만 많은 어려움을 겪었어요. 한국과 북한은 교육의 중심이 많이 다른 것 같아요. 북한은 사상교육이, 한국은 영어와 수학이 제일 중요하잖아요. 북한에서도 러시아어와 더불어 영어를 가르치긴 하지만 알파벳을 읽을 수 있는 수준정도 밖에는 가르치지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이곳 수업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죠. 그 때문에 이탈주민학생들이 한국에서 대학생활을 하는데 어려움이 많은 것 같아요.

Q. 어떤 수업에서 특히 어려움을 느끼시나요?A. 우선 북한에서는 순수 우리말을 사용하기 때문에 외래어를 많이 사용하는 수업내용을 거의 이해하지 못 했어요. 마치 외국인이 된 느낌이었죠. 하지만 지금은 동기나 선배들이 외래어 해석에 많은 도움을 줘서 쉽게 적응할 수 있었어요.

Q. 학과 동기들이라든가 친구관계에는 어려움이 없나요?A. 처음에는 동기들이 제가 북한에서 온 줄도 몰랐어요. 저는 동기들보다 10살 이상 나이가 많아 조교와 나이가 비슷하니 동기들도 저의 정체에 대해서 궁금하긴 했겠죠. 어느 수업시간 오리엔테이션 때 제가 북한에서 왔다고 소개를 했어요. 처음이니까 실수도 많고, 어려움도 많을 테니 도와달라고, 그리고 친하게 지내고 싶다고요. 그 수업이 끝나고 동기들이 저에게 몰려와서 여러 질문을 하는 등 많은 관심을 가져주었어요. 오히려 솔직하게 자신을 밝히니 동기들도 관심을 갖고 대해줬던 것 같아요.

Q. 이탈학생의 가장 큰 어려움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A. 경제적인 것이죠. 나라에서 매달 40만 원정도의 생계비를 주는데 그 정도로는 혼자 살기도 빠듯해요. 아르바이트를 하기엔 사회에 적응도 덜 된 상태인데다 공부에도 방해가 될 수밖에 없어 힘들어요. 때문에 무엇보다도 경제적인 뒷받침이 강화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Q. 마지막으로 본교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A. 저는 북한에서 교육대학교를 다녔어요. 한국과는 달리 시간표를 마음대로 짤 수도 없고, 생활에도 엄격한 규율이 적용됐죠. 그에 비해 한국은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가 많다고 생각해요. 길지만은 않은 대학생활 동안 많은 경험을 쌓아 좋은 기회를 잘 잡았으면 좋겠어요. 더불어 이탈학생들을 일반 학생들처럼 대해줬으면 해요. 어려울 수도 있지만 다른 학생들과 같이 편하게 대해주는 것, 그것이 이탈학생들이 바라는 것이랍니다.

<한국계 미국인, 박세라(25) 씨>

Q. 현재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하나센터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있어요. 또한 대구대학교에서 북한에 대한 남한학생들의 인식과 이탈주민과의 관계에 대해서 1년간 연구를 하고 있지요.

Q. 이탈주민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어떻게 되시나요? A. 어렸을 적 중국 연변에서 살며 이탈주민에 대해 알게 됐어요. 고등학교 시절부터 인권에  관심을 가지며 자연스레 연변 주변의 있는 이탈주민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이탈주민은 저와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한국계 미국인인 제가 한국과 미국 어디에서나 외국인 취급을 받는 것 처럼요. 그런 관점에서 이탈주민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어요.

Q. 한국 학생들의 이탈학생에 대한 편견엔 어떤 것이 있다고 생각하나요?A. 일단 관심이 없는 것 같아요. 제가 연구를 진행하면서 한국 학생들의 인터뷰를 시작 했는데, 취업과 같은 자기 문제에 대해선 관심이 많은데 비해 나머지 사안엔 관심이 없어 보였어요. 마찬가지로 학생들이 이탈학생에게도 관심을 갖기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굳이 관심을 가져야할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 같아 아쉬워요.

Q. 마지막으로 대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A. 지금 한국을 보면 마치 60년대 미국을 보는 것 같아요. 하지만 미국은 이민자들이 시작한 나라고 한국은 본래부터 한민족이기에 민족성이 강한 것이 큰 차이죠. 언젠가는 한국도 미국과 같이 다문화사회로 접어든다는 생각으로 편견어린 시선부터 바꿔야한다고 생각해요,

<본교 졸업생 조준영(사회대 사회복지 07) 씨>

Q. 이탈학생들의 가장 큰 어려움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A. 항상 자신을 감추고 이탈학생이라는 사실을 숨기려니 자신이 다른 대학생과 같이 떳떳하게 생활하지 못한다는 점이 가장 어려울 것 같아요. 그리고 전혀 다른 환경에 적응하려니 저희가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어려운 점을 많이 겪을 것 같아요. 남학생들이 입대 초기에 적응을 못하는 것 처럼요.

Q. 마지막으로 대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 다른 나라사람이라고 외면하지 않고 한민족으로 받아들였으면 좋겠어요. 그들을 포용하지 못한다면 그들은 제 3국으로 망명갈 수밖에 없어요. 그들에게 한 번 더 다가가고 그들의 어려움에 좀 더 공감해 주세요.

저작권자 © 경북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