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국가장학금은 등록금 부담을 줄여 학업에 전념하도록 하기 위한 국가장학금 지원정책으로 부모님의 소득이 일정기준 이하일 때 소득에 따라 차등지급하고 있다. 모든 학생들에게 장학금 혜택이 돌아가지 못하는 것이 국가재정 때문이라는 것을 고려하더라도, 지원을 받는 학생들이 부모님의 소득에 따라 차등을 받는 것은 부당하다는 생각이 든다. 젊은 시기에 부모의 경제적 능력에 따라 어떤 형태로든 차별을 받는다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경쟁력인 젊은이들에게 눈에 보이지 않는 열패감을 주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아이를 키우는 데는 한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서양 격언이 있다. 부모만이 교육에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니다.
내년부터는 국가 장학금의 성적제한 규정을 없앤다고 한다. 그러면 부모님이 가난한 학생은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인가? 집안이 어려운 학생이 아르바이트를 해서 학비를 벌어야 하기 때문에 공부할 시간이 없으니 성적제한규정을 풀어 혜택을 많이 받게 하자는 말로 들린다. 실제 기초생활수급자의 경우 2012년 기준으로 89%가 성적조건을 미충족 했다는 수치를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여기서 정부는 중요한 사실을 놓치고 있다. 대학생이면 학문에 대한 공부가 우선이고 공부할 시간을 확보해 주는 게 어른의 도리이고, 사회인재를 키워내는 우리의 도리다. 일정한 실력이상이 되어야 졸업 후 경쟁력이 생긴다고 본다. 마음 놓고 공부하는 대학, 대학을 다니면서 국가나 사회에 고마워하는 마음이 생기도록 지원하는 것은 미래에 대한 좋은 투자이다. 우리 학생들에게 감사한 나라를 갖도록 하는 것도 교육이다. 그 첫걸음이 ‘반값등록금’이다.
성적기준마저 없애고 나면 국가장학금은 도대체 무엇인가? 공부 잘하는 아이에게 주는 것도 아니고 부모의 소득 분위에 따른 사회복지기금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 돈을 ‘반값등록금’으로 시작하는 보편적 복지로 쓰면 어떨까? 예산의 어려움으로 모두에게 혜택을 주기 어렵다면 작은 규모라도 시작해 보는 것이 어떨까? 먼저 신입생에게만 해당되게 하고, 그 다음 해에 확대해 나가는 방식 말이다.
젊은이는 국가의 미래다. 등록금이 부담 없이 학업에만 전념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해야 할 정책이 되어야 한다. 학생들과 얘기를 나누다보면, 안정적인 생활을 꿈꾸며 공무원이 되겠다는 학생을 종종 만난다. 이것이 오늘날 현실이다. 젊은이가 안정적 생활을 꿈꾸어야 하고, 공부에 재미를 느낄 여유조차 없이 취업을 걱정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미래다. 이런 학생들에게 최소한 학비 걱정 없이 자유롭게 사고하고 어려움에 도전하도록 하는 것이 정부에서 주장하는 ‘창조경제’의 기초가 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젊은이는 어려움이 닥칠수록 더욱 눈이 반짝이고, 항상 새로운 도전과 경험을 즐겨야 한다. 이것이 진정한 청춘이다. 우리 기성세대들은 청춘을 위해 노력해야 하며 그것의 시작은 대학교의 ‘반값등록금’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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