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벌써 이게 몇 번째야?”, “또 사고가 났어?” 지난해 9월 구미시민들은 물론 온 국민을 공포에 떨게 했던 불화수소산(불산)의 누출에 이어 지난 2일과 5일 또다시 염산 등의 유해물질이 섞인 혼산과 염소가스가 누출됐어. 그리고 불과 이틀 만에 저유소 저장탱크도 폭발했지. 한 번이야 실수나 운이 좋지 않아 사고가 터졌다고 볼 수 있지만, 6개월도 채 안 되는 동안에 계속해서 비슷한 사건이 터지는 데엔 분명한 이유가 있다고 봐.
물론 여러 언론에서도 지적했듯이 이런 큰 사고 뒤에는 여러 원인과 문제점이 있겠지만 크게 세 가지로 원인을 꼽아보자. 첫 번째로는 구미산업단지의 ‘노후화’야. 1973년 구미산업 1단지가 완공되고 나서 벌써 40여 년이 지났어. 구미 산업단지 시설들도 오랜 세월을 견디긴 힘들었겠지. 하지만 우릴 더욱 견디지 못하게 만드는 것은 그 세월 동안 보수공사 한 번 제대로 시행하지 않았다는 점이야. 두 번째로 사고 기업들의 ‘안전불감증’이야. 작년 9월에 발생한 불산 누출 사고는 해당 기업의 근로자가 위기 대응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했고, 지난 2일 혼산 누출 사고는 발생 후 무려 16시간이 지난 다음에야 신고를 했어. 수칙만 제대로 지켰어도 사건이 이렇게 커지진 않았을 거야. 마지막으로 ‘허술한 법적인 규제’를 지적할 수 있어. 1997년 이후 기업활동규제완화에 관한 특별조치법으로 안전관리자를 뽑는 기준이 대폭 완화돼 네다섯 개의 기업에서 공동으로 채용 할 수 있게 됐어. 그러니 얼마나 관리·감독이 허술해졌을지 안 봐도 뻔하지 않니? 현재도 구미산업단지엔 1700여 개의 기업들이 촘촘히 엉켜있지만 안전 점검은 제대로 진행돼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지. 특히나 염산이나 불산과 같은 독극물을 취급하는 업체가 160여 개에 이르지만 이를 관리하는 구미시 공무원은 겨우 단 한명에 불과해.
이미 사고는 몇 차례 났고 그때마다 우리는 시민들의 건강을 담보로 한 값비싼 수업료를 지불했어. 구미와 비슷한 시기에 조성된 여수산업단지나 울산석유화학공단도 구미처럼 사고가 나지 않으리란 보장도 없지. 이제는 ‘화약고’로 변질된 노후 산업단지. 이젠 그만 ‘타산(他山)’ 하고 ‘지석(之石)’ 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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