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축구에 관심있냐는 질문에 박기현(인문대 사학 12) 씨는“국내 축구보다는 해외 축구에 관심이 많다”고 대답했다. 학생들이 K리그보다는 해외축구에 관심이 많을 것이다. 학생들 대부분이 “국내 축구는 해외 축구보다 재미없다”는 한결같은 대답이었다. 외면만 했던 국내 축구에 대해 우리가 너무 무관심했던 것은 아닐까? 우리가 몰랐던 그들의 이야기. 가까운 대구FC 이야기를 담아보았다● 

2002월드컵, 그 열기 속에서 

월드컵 4강의 기적을 이룬 2002년. 우리는 각자 다른 곳에서 모두 한 목소리로 대한민국을 외치고 있었을 것이다. 2002년 당시 월드컵 개최도시였던 대구에는 많은 외국인들과 전국 곳곳에서 찾아온 사람들로 붐볐다. 그런 만큼 대구는 어느 도시보다 월드컵의 열기가 굉장했다. 뜨거웠던 열기만큼 월드컵 시즌이 끝나고도 축구에 대한 관심은 사라지지 않았고, 그 열기와 관심 속에서 2002년 대구FC가 탄생한다.

대구FC는 대구 시민들의 주식공모 참여를 통해 탄생한 국내 최초의 시민 프로 축구단이다. 축구에 대한 인식 전환과 지역 청소년 건전 육성 및 월드컵 경기장 활용 재고를 바탕으로 시민들과 함께하는 구단을 만들고자 한 것이다. 대구FC 사무국 홍보마케팀 박종민(이하 박) 씨에 따르면 “2003년 처음 K리그에 참가했을 당시부터 매년 평균 관중수는 상위권을 기록했다”며 “시민구단들 중에서도 가장 많은 관중들이 경기장을 찾았다“말했다. 

벼랑 끝에서 찾은 희망 

꾸준한 시민들의 관심에 힘입어 2006년 리그 최고 성적인 7위를 기록하며 빛을 바라는 듯 했으나, 2008년 변병주 감독의 스캔들을 비롯한 여러 가지 사건 사고로 인해 2009년 잠시 침체기를 맞이했고, 세계육상선수권 대회로 인해 홈 경기장을 잠시 동안 대구 시민운동장으로 이전해 사용하는 등 팀의 저조한 성적과 함께 2011년까지 대구FC는 계속해서 내리막길을 걷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2012년 국내 프로 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K리그에 스플릿 제도가 도입됐다. 스플릿 제도란 쉽게 말해 잘하는 팀과 못하는 팀을 나누는 것이다. 리그를 참여하는 전체 16개 팀이 정규리그를 치르고 성적에 따라 상위 8위까지 1부 리그로, 9위~16위까지 2부 리그로, 15, 16위를 기록한 팀에게는 강등이라는 가혹한 처방이 내려진다. 1부 리그에서는 우승 선수를 뽑는 반면, 2부 리그에서는 강등될 2팀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2012 스플릿 제도가 도입되면서 지속적으로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던 대구FC에게 강등의 위기가 도래한 것이다. 스플릿 제도를 도입할 경우 하위 성적을 기록한 팀들이 우려하는 것은 홈 관중 동원력의 저하이다. ‘그들만의 리그’가 돼 하위 팀에게는 관중들이 거의 관심을 가지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대구FC가 가장 먼저 생각했던 것은 구단의 정체성이었다. 대구FC는 지난해 3월 대구시 교육청과 ‘건강한 학교! 즐거운 스포츠!’프로젝트 운영을 위한 MOU를 체결함으로서 시민들의 성원에 보답할 수 있는 노력을 시작했다. 선수들이 학교를 직접 방문해 ▲배식 봉사 ▲토요 축구클리닉 ▲체육 수업 ▲팬 사인회 ▲진로탐색 및 직업 체험 등 을 진행했으며, ▲미취학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대구FC 축구야 놀자 ▲연탄 배달 등 다양한 지역사회공헌활동을 실시한 것이다. 또한, 대구FC의 교육 기부는 대구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경산 드림스타트, 칠곡교육 지원청 Wee버스와 맺은 상호협력에 따라 경산, 칠곡 등 관할 소재 지역의 학교를 방문해 체육 수업 등 교육기부를 펼쳐 2013년에는 경상북도 교육청으로부터 경북교육기부기관에 선정됐다. 또한 어려운 예산으로 브라질 출신 모아시르 감독을 선임해 2012년 한 해 큰 활약을 선보이기도 했다. 박 씨는 “2012년 당시 볼 점유율을 구사하는 공격적인 축구를 선보였다”며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에게 매력적인 팀으로 어필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쉽게 상위 1부 리그에 포함되지는 못 했지만 16개 팀 중 10위라는 큰 성과를 거둠과 동시에 전체 관람객 수 3위라는 훈훈한 결말을 맺으며 대구FC는 2012년 위기의 시즌을 희망의 한 해로 마무리했다.

더 나아가는 대구FC 

2012년 공격축구로 큰 활약을 펼쳤던 모아시르 감독이 당성증 감독으로 교체되면서 2013년 대구FC는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된다. 지난해 체결됐던 대구교육청과의 MOU협약이 지속적으로 운영되면서 최근에는 지난 12일 남산초·범일초를 방문해 배식 봉사 및 팬 사인회를 실시했다. 범일초 체육교사인 이대형 씨는 “학생들의 반응이 굉장히 좋았다”며 “다음 기회에는 못 했던 축구교실을 꼭 진행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구FC 홍보팀 박종민 씨는 “경기장을 찾은 팬 분들에게 즐거움을 드리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한 것이 결과적으로 좋았던 것 같다”며 ”올해도 시민들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10일에 열린 전남과의 경기에서는 경기가 없었던 강원FC를 제외하고 최다 관객수인 3만 9871명 기록했다. 최다 관객 기록에 대해 대구FC 당성증 감독은 “선수들도 최선을 다했지만 사무국의 노력이 컸다”며 “선수단은 그 일부로서 경기장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이려 주어진 임무에 최선을 다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다짐으로 “차분하고 겸손하게 시즌을 잘 치르려고 하고 있다”며 “수치상 목표를 말하기보단 지난해보다 더 높은 성적과 좋은 경기력을 보이고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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