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한 대기업이 거대한 공원 하나를 시에 통째로 환원하기로 했다. 이 공원이 바로 울산광역시 남구에 있는 생태형 도심공원인 ‘울산대공원’이다. 이 공원은 1백10만 평(축구장 약 3백63개가 들어설 규모)의 부지에 총 1천20억 원을 투자해 만들어졌다. 이제는 울산 시민의 녹색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아 남녀노소 누구나 산책을 즐기는 곳이 됐다.

453번 버스를 타고 남부 순환로를 달리다보면 대공원 제2정문(남문) 앞 정류장을 놓치기 쉽다. 혹여 정류장을 지나쳐 버렸다면 침착하게 다음 정류장에서  내려 남문 방향으로 10여 분 걸으면 된다.남문으로 입장해 왼편으로 가면 ‘어린이 동물농장’이 있다. 안타깝게도 내년 5월까지 증축 공사를 하느라 지금은 관람할 수 없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나비식물원’에 들어가보자. 2천원을 주고 입장권을 구입하면 뒤에 있는 ‘곤충생태관’까지 둘러볼 수 있다. 나비식물원의 표본전시실에서는 전 세계의 다양한 나비 표본을 볼 수 있다. 전시관을 지나면 실제 식물들과 나비들을 볼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온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온실을 나와서 ‘나비터널’을 지나 ‘곤충생태관’으로 이동하자. 출구 쪽에 있는 국제적인 멸종 위기종 ‘우파루파 도룡뇽’이 인상적이다. 자신이 멸종 위기에 처한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배시시 웃고 있는 ‘우파루파’의 얼굴을 보고 있으면 내 마음도 편해진다. 정문을 지나 동문으로 천천히 걸어가면 많은 울산 시민들이 산책을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대공원이 시민들에게는 자랑거리이자 휴식처가 될 만해 보인다.

동문 앞길을 건너 2시 방향의 큰길을 따라가면 ‘고릴라 밥집’이 있다. 온라인 상에서는 동문 근처의 맛집으로 꽤 유명한 곳인데 ‘수제 왕돈가스’가 주메뉴다. 실제로 학생들이 끊임없이 가게를 찾았고 직장인이나 아주머니들이 와서 돈가스를 먹고 가기도 했다. 돈가스는 얇고 바삭했지만 느끼할 수도 있겠다.

식당에서 나와 오른편으로 가면 버스 정류장이 있다. 여기서 256번을 타면 ‘장생포 고래박물관’으로 갈 수 있다. 과거부터 한반도에서 고래잡이가 가장 성행했던 장생포는 1986년 국제포경위원회의 포경 금지로 침체됐지만, ‘고래 관광 특구’로 재기했다. 9천원이라는 패키지 입장료가 다소 비싸게 느껴지지만 고래박물관에서 거대한 실제 고래 골격과 생태체험관의 돌고래 쇼, 4D영상을 보고나면 결코 돈이 아깝지는 않을 것이다. 비록 지금은 ‘고래바다 여행선’을 타고 바다 고래를 실제로 볼 수 없지만, 생태체험관의 ‘고래터널’로 아쉬움을 달래보자. (고래바다 여행선을 이용하려면 반드시 인터넷으로 예약해야 한다.)

공업도시이자 도심 한가운데에 대공원이 있고, 가까운 동해 바다에서 지구 최대의 포유동물인 고래를 볼 수 있는 울산. ‘5만원 뽀개기’의 마지막을 장식할만한 가치가 있는 여행지다. 자격증과 학점을 따느라 분주한 스펙 전쟁 속에서도 마음 속에 공원이나 정원 하나라도 가꾸어 보는 건 어떨까? 내가 여행하며 안식할 수 있는 공원처럼.

- ‘5만원 뽀개기’가 내년에는 더욱 새로운 모습으로 독자들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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