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유변

“돈가스는 한 개씩”입니다.


나는 이번 학기부터 생활관 급식 보조 아르바이트를 한다. 관생의 입장보다는 공급자의 입장에서 쓰는 이 글에 오해가 없길 바란다. 매일 7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식사를 하기 위해 식당을 찾는다. 학생들의 식사는 전쟁과 같이 지나간다. 물밀듯이 들어오는 학생들과 이들을 감당하기 위해 쉴 새 없이 반찬을 나르는 나 사이의 전쟁 아닌 전쟁이 벌어진다. 또한 학생과 급식 아주머니와의 번외 전쟁이 펼쳐진다.
바로 반찬의 개수와 양에 대한 실랑이다. 항상 급식은 1인분을 정해 만들어진다. 하지만 학생 중 일부는 1인분에 만족을 못한다. 이런 학생들은 돈가스를 몇 개씩 가져가거나 반찬을 식판에 넘치도록 가져가면 급식 아주머니들은 “돈가스는 한 개씩”, “먹을 만큼 적당히 가져가세요”, “먹고 부족하면 또 오세요”라고 말한다. 하지만 학생들은 “아 배가 너무 고파서요”, “한 개씩인 줄 몰랐어요”라며 가져간다. 물론 그 학생들이 다른 학생에 비해 식사량이 많을 수도 있고 일부 학생들은 몇 개월간의 생활관 생활에서 돈가스는 한 개씩이라는 개념의 도식화가 지연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몇 가지 중요한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모든 학생들은 동일한 식비를 냈다는 점이다. 현재 생활관의 식비는 한 끼에 1600원 정도이다. 이는 체격의 차이, 식사량의 차이 없이 동일하게 징수되고 있다. 하지만 대식가 학생들 덕분에 일부 학생들은 김치와 나물로 점심을 먹어야 한다는 사실을 왜 알지 못하는 것일까? 급식을 준비할 때 그 양은 평균적인 음식 소비량을 고려해 미리 만들어 놓고 그 양은 급식비의 산출에 근거한다. 일부 학생들의 대식이 전체 급식비의 증가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반찬 몇 개 더 먹는 것이 급식비에 얼마나 영향을 미친다는 공식적인 통계자료는 없다. 하지만 급식 보조 아르바이트를 하며 지켜본 나의 경험적 판단은 영향을 준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배식할 때 제한을 두지 않을 경우 반찬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다면 일부 대식가 학생들의 배식량을 제한하고 아주머니들이 학생들에게 반찬을 배식하는 형식으로 가야할까? 하지만 그런 대책은 비효율적이며 일차원적이라고 생각한다. 대식가에게 정당한 권리를 주고 그만큼의 대가를 지불하게 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생활관 식비에서도 수익자부담원칙을 적용하면 어떨까? 식비의 산출방식은 그대로 두고 자신의 식사량이 다른 사람보다 많거나 평소에 생활관 식사량에 만족을 못한 관생의 경우 추가 식비를 지불하고 정당하게 풍족한 식사를 할 수 있는 권리를 주자는 것이다. 물론 몇 사람이 추가적인 식비를 지불하는 것이 전체적인 식비 균형에 도움이 되는지는 미지수이다. 하지만 자신이 얻어가는 이득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고 권리를 주는 제도로 지금처럼 실랑이를 벌이는 일을 많이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 학기가 남은 이 시점에 대식가들에게 조언한다. 많이 먹고 싶다면 다 먹고 한 번 더 받아가는 수고는 감수하라는 것이다.

문화·사진부 기자
 이재호

저작권자 © 경북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