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개막작 창작 오페라 <청라언덕>은 나이, 성별, 학력, 경력 등 응모 자격에 제한을 두지 않는 공모을 통해 오페라 작곡가를 정했다. 오직 음악으로 오페라 ‘청라언덕’의 작곡가로 당선된 본교 음악학과 김성재 비정규직교수를 만나 그가 그리는 박태준과 <청라언덕>은 어떤 것인지 들어봤다.

Q. 오페라로 박태준과 청라언덕을 어떻게 풀어냈나요?
A. 박태준 선생님의 음악에는 마법적인 요소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페라 <청라언덕>에서도 박태준의 동요 ‘동무생각’이 작품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동요 ‘동무생각’은 박자가 변하는데 이는 단순한 박자의 변화일 뿐이지만 곡이 완전히 탈바꿈하게 됩니다. 오페라 ‘청라언덕’의 곡에서도 ‘동무생각’에 사용된 박자 변환을 통해 그 느낌을 나타내려고 했습니다. 제 자신보다는 동무생각과 박태준 선생님을 앞에 내세웠습니다. 그리고 각 계절의 느낌으로 박태준 선생님의 삶과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여름의 강함과 겨울의 순수함을 그의 사랑과 죽음에 맞춰 표현했습니다.

Q. 작곡가로 선정된 후 7개월 동안 단 하루도 쉬지 않으셨다는데 사실인가요?
A. 오페라는 보통 1막만 해도 900마디(동요 ‘학교종’이 8마디)에 달합니다. 또한 긴 성악곡, 중간 중간의 합창곡, 곡별로 악기를 설정하는 오케스트레이션까지 정말 방대한 작업입니다. 한 작품의 완성에 보통 1년이 넘게 걸리고 심지어는 6년이 넘게 걸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청라언덕>은 3월에 시작해 9월에 완성한 작품입니다. 당선 이후 1막을 쓰고 완성된 1막을 성악 파트와 연출자가 함께 평가하는 작업을 하고 2막을 쓰면서 1막의 소소한 부분을 수정하는 형식을 반복해, 전체를 완성하는 7개월 동안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작업을 했습니다. 누군가의 표현을 빌리자면 의자에 허리를 묶은 듯이 곡을 봤습니다. 그래도 안 되면 곡이 좋아질 때까지 밤새고 또 새는 과정을 반복했습니다. 한마디로 목숨을 걸고 작업을 했습니다.

Q. 아직까지 오페라와 대학생은 거리가 먼 것 같습니다.
A. 고정된 무대와 노래가 전부인 오페라에 뮤지컬의 역동성이나 영화의 시각적 즐거움에 익숙한 대학생들은 만족을 못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페라는 뮤지컬이나 영화가 줄 수 없는 자신에 대한 내면을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오페라를 시각적 화려함보다는 곡과 노래를 즐기는 것으로 이해해줬으면 합니다.

Q. 이번 오페라가 마지막은 아니시죠?
 물론 아닙니다. 지금은 대학생과 같은 젊은이들을 위한 오페라가 필요함을 느낍니다. 현재의 오페라는 중장년층이 주 소비층입니다. 젊은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현실을 담은 오페라가 절실합니다. 일전에 대학생들이 졸업 작품으로 오페라를 올린 적이 있는데, 비록 짧은 오페라였지만 젊은이들의 관심을 끌 수 있었습니다. 이런 다양한 가능성을 실험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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