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관식당노조 부당노동 행위로 

생활관측 고발

미화노조원 대표 하루아침에 

노동강도 높아져

생활관 “효율성 따진 인사조치일 뿐”

경북대병원 청소 노동자와 용역업체측 노동시간 따른 임금 두고 갈등 빚어

“업무특성상 쉬는시간 2시간 말 안돼

우리가 일한 만큼 받을 수 있어야…”

본교 내에서는 간접고용 형태로 일하는 노동자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학생들의 관심 밖에서 그들은 지금 노동권을 침해받고 있다. 고용안정에 따른 생계보장을 위해 직접고용이 필요하지만, 용역업체의 도급계약은 낮은 임금과 비인간적인 대우 등의 문제를 양산했다.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보고 그 실태를 살펴보자●

부당 대우 이제 그만

“내가 여기 생활관 식당에서 일한 지 20년이 넘었는데 요즘 너무 마음이 아파요.” 본교 생활관 분회장 윤차란 씨의 말이다. 식당 노조원들이 나눠주던 종이로는 차마 다 전달되지 못한 무거움이 그의 말에서 느껴졌다.

윤 씨를 비롯한 본교 생활관 여성노동조합원들은 생활관 측과 올해 3월 15일 1차 교섭을 시작으로 6월 5일까지 총 6차례 단체교섭을 추진했다. 지난해 생활관 측은 차별적 임금 구조와 낮은 임금을 감안하여 여성 노동자들과 호봉제를 체결했다. 하지만 이번 교섭과정에서 생활관 측은 “지난해 체결한 호봉제는 규정에 맞지 않는다”며 ▲2013년부터 연봉제로 돌릴 것 ▲무기계약 노동자들에게 계약직규정을 적용할 것 등을 내세웠다. 또한 “타 대학 국립대학교의 (호봉제 도입) 사례가 없다”, “2011년 기성회계예산 집행 지침(계약직 규정)에 따라 기본급 2.5% 인상 외에 노동조합 요구안을 반영할 수 없다”는 생활관 측 입장이 노조원들의 입장과 대립하며 결국 단체교섭은 결렬됐다. 

윤 씨는 “열악한 조건하에 언제 잘릴지 모를 불안 속에서 일해야 한다는 것이 매우 힘들다”며 “교섭이 여차저차해서 끝난 후에도 직원들이 책을 집어던지는 등의 과격한 행동과 언행이 있었다”고 말했다. 더욱이 지난 6월 19일 생활관 직원의 성희롱 발언까지 더해져 조합원들은 더욱 분개한 상태다. 지난 9월 생활관 측은 갑작스레 조리원 2명이 청소하던 곳을 노조원 대표자 혼자서 담당하도록 인사발령을 내렸다. 이에 대해 생활관 이태환 시설관리팀장은 “효율성을 따진 인사조치일 뿐이다”라고 답했다.

현재 생활관은 부당노동 행위로 고소되어 있는 상황이다. 노조원들은 서면 사과, 성희롱 직원과 무례한 태도를 보인 직원의 인사이동, 미화원의 부당인사 철회 등을 요구하고 있다. “돈을 더 달라고 싸우는 게 아니라 조금이라도 더 나은 환경에서 일하게 해달라는 것”이라며 생활관 식당 아주머니가 호소했다.

잃어버린 한 시간을 돌려주세요 

‘에에에엥~.’ 새벽 미명 고요의 장막을 찢고 경북대 병원을 깨우는 앰뷸런스 입원실 청소를 맡고 있는 청소 노동자 A씨는 피곤에 지친 표정으로 걸음을 옮긴다. 근무지로부터의 첫 호출은 이 앰뷸런스의 등장과 함께한다. 새벽 5시 30분. A씨는 한 시간 정도 일찍 와서 일을 시작하지 않으면 할당량을 전부 처리하지 못하기에 정식 출근시간인 6시 30분보다 먼저 움직인다. 이들은 경북대병원에 용역계약 상태로 고용된 청소 노동자들이다. 병원이라는 특성상 다른 청소 노동자들보다 힘든 일들을 처리해야 하지만 이들은 제대로 된 임금조차 보장받지 못한 채 생활한다.

“병원에서는 우리들에게 9시간 근무 중 2시간을 쉬라고 하고 있어요. 근데 병원청소 특성상 2시간 동안 쉬라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쉬는 시간동안 호출이 뜨면 우린 바로 달려가 해당 병실이나 수술실을 청소해야 합니다. 안 그러면 병원 일에 차질이 생기니까요. 이런 상황에서 2시간 휴식을 근거로 들어 7시간 급여만을 지급하는 것은 부당합니다.” 

수술방 청소를 맡고 있는 B씨는 오늘 점심을 걸렀다. 이른 출근 시간 때문에 아침을 거르는 B씨는 점심 생각이 간절했지만 쉬는 시간에 떨어진 호출을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결국 B씨가 청소를 마치자마자 수술이 시작되어 수술실에 꼼짝없이 갇혀버렸다. 수술이 끝나고 수술실에서 나온 B씨는 빵으로 주린 배를 채우며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다음 병동으로 바삐 걸어갔다.

급여 및 휴식시간에 관한 이들의 주장에 대해 용역 업체는 인정하지 않고 있다. “(용역)업체 대표가 직접 와서 확인을 했다고 하는데, 이 병원을 하루 만에 전부 돌아본다는 게 말이 됩니까?” 이계옥 분회장이 언성을 높였다 용역 업체가 바뀔 때마다 근무 환경이 천차만별로 바뀐다며 주변에 모인 노조 간부들에게 한탄했다.

“파업이 시작되면 아무 잘못 없는 일반 시민들이 피해를 입는 것은 잘 압니다. 하지만 우리들도 우리가 누려야 할 최소한의 권리를 주장하는 정도는 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파업에 대해 묻는 기자에게 맞은편에 앉아 있던 간부 한 명이 말했다.

이후 이계옥 분회장은 “현재 병원, 업체 측과 쉬는 시간의 업무 분담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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