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시욕망’은 누구에게나 있다
사회자 : 책에서 보면 괜히 큰 소리로 떠들며 자신의 인맥을 자랑하는 남성들의 태도를 지적하는 부분이 나오는데요. 저는 여성들에게도 비슷한 부분이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저자는 여성에게는 이러한 면을 많이 본 적이 없다고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요?
이한결(이하 이) : 사실 저도 주변에서 책에서처럼 과시욕을 보이는 남자들은 많이 봤지만 여성이 그런 경우는 본 적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사회자 : 오늘 토론에서 여자 멤버가 저밖에 없어서 남자 분들은 공감이 되실지 모르겠지만, 여성에게도 과시욕이 있다고 생각해요. 여성들은 남성들처럼 화려한 인맥을 자랑하려 드는 것과 다르게 명품가방이나 옷 등으로 과시욕망을 표현한다고 생각해요.
김옥산(이하 김) : 남녀의 과시 방법이 다른 것 같아요. 저자가 책에서 이런 말을 했어요. ‘욕망이 있는 사람이 다른 사람의 욕망을 더 잘 본다’고 말이에요. 이 말처럼 남성이 남성의 욕망을 더 잘 보는 게 아닐까요.
박규준(이하 박) : 남성의 시선에서 쓰였다는 점을 무시할 수는 없죠. ‘과시의 욕망이 주로 남성에게만 존재한다’는 말로 일반화시키는 건 위험할 수 있어요. 그래서 저자는 주로 ‘~일지도 모른다’는 말로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는 것 같아요.

친할수록 더 격하게 아낀다
사회자 : 우리는 흔히들 ‘더 씹을수록 친하다’고 느끼는데 이러한 부분에서 문제점을 지적하는 내용이 나와요. 저는 사실 ‘친함’의 표시를 격하게 표현하는 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다른 분들은 어떠신가요?
이 : 책을 보고 매우 공감했어요. 남자들은 특히 더 친할수록 욕을 하거나 심한 말을 많이 해요. 이 때 주로 놀림의 대상이 한 명 정해지는데, 놀림에 취약할수록 더 그런 대상이 된다는 게 아이러니죠. 저는 이것 때문에 친구와 관계가 악화된 적도 있어요. 이런 방법 외에도 ‘친함’의 표시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생각해요.
김 : 친하면 장난 칠 수 있어요. 하지만 그 도가 지나치면 상대방에게 깊은 상처를 남길 수 있어요. 적정선을 유지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교수님의 사랑은 어디서 올까?
사회자 : ‘교수는 학생을 무조건 사랑한다’라는 착각을 하지 말라고 책에서 경고해주는데요. 저는 고등학교 때 ‘선생님은 무조건 학생을 사랑한다’는 생각을 가졌던 것 같아요. 제가 좋아하는 선생님께 조금은 어려운 부탁을 드렸는데 거절을 당하고 충격을 받았죠. 저처럼 이런 생각을 하신 분 없나요?
박 : 대학에 와서는 교수님과의 소통이 별로 없어서 그런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어요. 특히 공대의 특성상 토론식 수업이 거의 없고 교수님의 일방적인 지식 전달이 수업의 주를 이뤄 더 그런 것 같아요.
김 : 교수님이 학생을 아무 이유 없이 사랑할 수는 없을 거 같아요. 학생과 교수 사이에 인간적인 교류가 없는 이상은요. 어떤 교수님은 학생들이 교수를 잘 찾아오지 않는 것을 아쉬워하기도 해요. 인간적인 교감이 교수가 학생을 사랑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세상 모든 사람은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
사회자 : 저자는 강의실에서 10%는 ‘교수님 좋아요’파, 80%는 무덤덤하고, 10%는 안 좋은 시선을 보내는 학생들로 구성되어 있는 것 같다고 말하는데요. 저는 이게 강의실뿐 아니라 제가 겪는 현실에서도 적용되는 것 같아요. 모든 사람이 저를 좋아하지도 않고, 무덤덤히 보는 사람도 있고, 좋아해주는 사람도 있고 말이에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김 : 맞는 말이에요. 현실에서 모든 사람이 저를 좋아할 수는 없어요. 성인군자라 해도 반드시 적은 있다고 하잖아요.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면 세상 살기 힘들 것 같아요. 예전부터 저도 이런 경험이 있어서 공감이 많이 되는 부분이었어요.
사회자 : 강좌에 따라 혹시 ‘교수님 좋아요’파였다가 그 반대가 되거나 하진 않나요?
이 : 그렇죠. 강좌에 따라 10%에도 속했다가 80%에도 속하는 것 같아요. 대부분의 교양 과목에서는 80%의 학생에 포함되어 무덤덤하게 듣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전공과목에 있어서는 웬만해선 전부 10%의 ‘교수님 좋아요’파가 되요.

건전하게 ‘욕망’하자
사회자 : 이제 책을 읽고 느낀 점을 마무리하죠.
박 : 이 책은 말로 꺼내기 힘든 ‘욕망’에 대한 교수님의 고백이 담겨있어요. 저는 그 중 특히, ‘학벌’에 관해서 많이 공감했는데요. 예전에 대구의 타 대학생들과 교류를 했을 때, 경북대생이라는 자부심을 드러내고 싶은 욕망을 느꼈던 게 떠올랐어요. 공감이 많이 된 책인 것 같아요.
김 : 교수라는 위치에서 개인적인 욕망의 이야기를 거침없이 고백한 것이 참 대단하다 생각해요. 욕망을 가지는 것은 인간 본성인데 남의 시선을 의식해서 말할 수 없는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해요. 저 역시 저의 욕망에 솔직해지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아요.
이 : 이 책은 토론을 하기에 참 좋은 책인 것 같아요. 이후에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이라던가 모건 스콧 펙의 ‘거짓의 사람들’과 같은 책을 토론할 때도 많이 접목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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