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산꼭지’는 ‘앞산을 꼭 지키려는 사람들의 모임’의 준말로 4차순환도로 건설이 한창인 앞산의 환경을 보호하는 시민단체다. 이들은 2005년 3월, 앞산터널건설계획과 관련하여 시민단체 최초로 간담회를 진행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여러 활동을 통해 대구 4차 앞산순환도로 공사를 비판하고 있다. 이에 이들에게 앞산순환도로 건설의 위험성과 문제점을 들어봤다●

앞산 터널공사가 부르는 환경위기
연인원 1,800만 명이 찾는 도심 속 자연공원인 앞산은 환경영향평가 등의 절차를 무시한 채 공사가 진행됐다. 대구 지방환경청에서 환경영향평가의 초안에 대해 “조사가 미흡하다”는 검토의견을 내놓았고, 대학교수 등 환경전문가들로 구성된 조사단이 앞산터널 예정지 일대에 실사를 벌인 결과 환경영향검토서는 “사전환경성 조사의 본질적 의미를 왜곡하는 개발자 중심의 보고서”라는 결론이 내려졌다.


공사를 시작하기 전의 조치로 달비골 반딧불이 보호나 수령이 오래된 상수리나무 이식 작업 등을 전문가들과 협의 하도록 되어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대구시와 업체는 협의 내용을 지키지 않고 공사를 진행 중이다. 또 공사 실시협약에 따라 정해두었던 ‘주민환경감시단’을 구성하고 그로부터 정당한 감시를 받고 협의를 거쳐야 하나 이마저도 지키지 않고 있다.


앞산꼭지의 우충훈 상황실장은 “기반암 대부분이 안산암인 앞산의 특징상 틈이 많고 균열이 심하기 때문에 유량이 적은 앞산을 깎아 내리게 되면 지하수마저 고갈돼 앞산 일대의 생태계가 훼손될 것”이라며 “이미 도심 터널이 발달한 부산시에서 많은 터널에 대한 사례조사 및 분석이 있는데, 부산시의 터널 주변 산지, 특히 터널 출입구 주변이 현재 황폐화됐다”고 말했다. 우 실장은 이어 “무엇보다 용두골과 달비골은 비교적 좁은 계곡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향후 소음, 매연, 쓰레기 투각 등이 증가하면 그 주변은 야생생물은 물론 사람도 산책조차 할 수 없는 황무지가 될 것”이라 우려했다.

시공 후 가장 우려되는 사항


우 실장은 터널내 안전사고와 대기·소음공해 및 자연수 고갈을 가장 우려했다. 먼저 앞산터널은 국내 최장터널인 죽령터널과 비슷한 길이로 만약 터널내에서 사고가 발생한다면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동용두골 쪽은 아파트 밀집지역으로 인근의 달비골지역에는 10만여 세대가 주거하는데, 이런 인구밀집지역에 4.5Km의 긴 터널의 대기관련 대책이 전무해 안전사고 시 인명피해와 직결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대구의 유명 환경학자들은 달비골과 용두골은 대구의 바람길로 낮에는 대륙풍이, 저녁 무렵부터는 계곡풍이 불기 때문에 저녁부터는 환풍기를 통해 터널 속의 각종 유해물질이 주거단지로 밀려올 것을 우려했다. 환경학자들은 이 오염물질이 계곡수와 토양을 황폐화시키고 주민들에게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소음공해를 우려해 방음벽을 설치할 계획이지만 도로와 아파트의 직선거리가 약 15m정도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아파트 저층은 물론이고 고층으로 갈수록 심각한 소음공해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더군다나 고가도로 건설로 인한 차선확보를 위해 녹지를 줄이는데, 이는 방풍과 방음과 같은 녹지의 순기능을 사라지게 한다.


우려했던 상황이 이미 발생한 경우도 있다. 달비골 평안동산 지하수가 고갈된 것이다. 대구시가 민간투자 사업으로 시행하고 있는 4차 순환도로 상인~범물 간 공사(이하 앞산터널 공사)구간에서 앞산터널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는 2010년 8월 14일 앞산 달비골 평안동산 약수터의 지하수가 고갈된 현장을 확인했다. 영남자연생태보존회 이진국 박사(환경지질학 전공)는 “적어도 20년 이상 물이 솟았으니 지하수 확보가 안정적인 곳이었다고 할 수 있지만 외부 충격 요인으로 물이 고갈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한창 비가 내린 뒤인데도 샘이 말라버렸으니 터널 공사가 가장 큰 원인으로 사료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구시 건설관리본부는 “지하수 고갈문제는 터널 공사 탓이 아니다”라고 했지만 현재 물탱크를 설치하며 지하수 고갈을 무마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박사는 “지역이 산지환경임을 감안할 때, 고갈된 평안동산 약수터는 원상복귀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대구지방환경청 관계자 또한 “앞산터널에 따른 동식물 보호와 경관, 대기질과 지질, 지하수 문제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계명대학교 김종원 박사(생물학 전공)는 “천년간 지속되어온 달비골의 약수문화는 사라질 것”이라며 “앞산터널공사의 무리한 강행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우 실장 또한 “사업자 제안의 방법으로 업체와 대구시의 행정실적 쌓기 및 이익 창출로 환경이 파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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