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지금 급속하게 다문화사회로 변하고 있으며 대구시에도 약 3만명의 외국인이 거주하고 있다. 또한 본교에는 현재 867명의 외국인 학생이 재학 중이다. 우리는 다양한 국적을 가진 외국인 학생들을 학교 안에서 쉽게 볼 수 있고 외국인 교수님께 수업을 듣는 일도 어색한 일이 아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올바른 다문화 사회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이에 본지에서는 다문화 사회에 대한 본교생들의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본교생 13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한국인, 외국인에 대한 편견 ‘심하다’고 봐
본교에 재학 중인 중국인 학생 A씨는 새학기마다 큰 고민에 빠진다. 개강 후 첫 수업이 시작되면 수업에 관해 도움을 받을 친구를 새로이 사귀어야 되는데 그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에 부딪히기 때문이다. A씨는 “중국의 대학 교육 시스템과는 다르게 한국은 매 학기 수업이 바뀌고 주변 친구들이 바뀐다”며 “그럴때 마다 한국 학생들이 외국 학생들에 대해 대체로 무관심하거나 깊은 편견을 갖고 대하는 것 같아 속상하다”고 덧붙였다.


설문조사 결과 다문화사회로의 변화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대답한 학생이 47.4%(63명)로 ‘부정적’이거나 ‘잘 모르겠다’고 대답한 학생의 2배 가량이다. 하지만 국가나 인종에 대한 한국인의 편견에 대해서는 ‘심하다’고 답한 학생의 비율이 58.6%(76명)를 차지했고,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집단에 대한 한국인의 편견 역시 ‘심하다’고 답한 학생이 전체의 62.4%를 차지했다.


이에 대해 안주현(인문대 국어국문 12) 씨는 “다문화사회로의 변화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은 것은 좋은 현상이지만, 아직은 외국인에 대한 한국인의 전반적인 편견이 나아진 것 같지 않아 지속적인 외국인의 유입에 대해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다문화사회로 변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학생이 있는 반면 부정적으로 대답한 학생도 꽤 있었다. 전체의 26.3%(35명)에 해당하는 학생이 다문화사회로의 변화에 대해 부정적이라고 답했는데 이들 중 부정적 인식에 대한 원인으로 ‘외국인에 대한 선입견’을 꼽은 학생과 ‘문화적 갈등 양성’을 꼽은 학생의 비율이 똑같이 31.4%(11명)로 가장 높게 나왔다.


학생들이 가지는 선입견의 대부분은 막연한 추측이 많았다. 인문대의 한 학생은 “중국학생은 잘 안 씻을 것 같다는 편견이 있어 티를 내지는 않지만 가까이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으며 또 다른 한 학생은 “평소 백인 학생들은 문화적으로 개방적인 생각을 갖고 있을 것이라는 전제를 하고 그들을 대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배우자로 미국계이주민은 되지만 이주노동자는 안돼


 한편 전체 42.9%의 학생들이 우리나라의 인종, 종교, 문화적 다양성이 확대되면 국가 경쟁력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와 모순되게 국내 외국인 거주자들이 자신들의 전통과 생활 습관보다는 한국의 전통과 습관에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는 학생의 비율은 46.2%에 달했다.


또한 본지에서는 다문화의 범주를 정부의 다문화정책 대상인 결혼이주가정, 북한이탈주민, 노동이주민, 중국계 이주민, 동남아시아계 이주민, 미국계 이주민으로 한정해 그들을 친구로, 본인 혹은 자녀의 배우자로, 국민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 본교 학생들에게 물어보았다. 그 결과 대체적으로 노동 이주민에 대한 거부감이 가장 높은 반면 미국계 이주민에 대한 수용성이 가장 높았다.


이에 대해 조현미 교수(사회대 지리)는 “수업시간에 비슷한 내용의 질문을 학생들에게 던지고 손을 들어 조사해보면 매해 이와 같은 결과가 나온다”며 “외국인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사회에서 자란 학생들이 그러한 생각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다문화사회를 위한 학생들의 작은 노력이 필요
교내에서 중국 학생들이 무리지어 지나가거나 서양 학생들이 빠른 영어로 얘기를 나누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러한 다문화 사회의 올바른 어울림을 위해서 조 교수는 서로가 다가가는 ‘작은 발걸음’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각자의 삶이 바빠 자신의 주변도 신경 쓰지 못하는 것이 요즘 사회 분위기”라며 “이러한 분위기를 이겨내기 위해 외국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들어보거나 주변의 유학생들에게 말을 걸어보는 등의 작은 시도가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학교 측에서도 “외국 학생들과 한국 학생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만남과 토론을 여는 등의 노력을 하고, 외국 학생들도 본인들을 이해시키기 위한 노력을 앞장서서 시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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