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과 고민으로 점철된 20대. 우리는 모두 ‘불안’하다. 예측할 수 없는 미래가 막연히 두렵고 무언가 성취를 해야한다는 압박감에 끊임없이 시달린다. 그러나 좀 더 다른 시각으로 불안을 바라보는 이가 있다. 삶이 너무나 확고하게 결정되었을 때 느끼는 불안, 내가 아무리 발버둥 쳐도 이 상태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은 불안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51번째 복현교지가 발행되었다. 복현교지 편집장 박중엽(자연대 생명공학 06) 씨를 만나 다양한 얘기를 들어봤다.●    

Q. 복현교지 편집 위원으로 들어오게 된 계기는?

군대 갔다 오기 전에는 그저 남들 하는 것 따라 하기 바쁜 학생이었다. 전공도 생명공학부인데다가 약학전문대학원 진학을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교지일을 맡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 원래 목표는 약사가 되어서 의료 여건이 좋지못한 제3세계 국가에 약품 제공을 하고 약사로서 할 수 있는 의료봉사를 하는 것이었다. 군대를 다녀오고 나서 평소에 관심 있던 반빈곤현장활동에 참가하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복현교지 편집하는 분들을 만났다. 여러 사회 문제들에 대해 같이 공부해보지 않겠냐는 제의를 받아 교지 활동을 시작했다. 

Q. 복현교지가 추구하는 방향은?

교지는 ‘대안언론 실천언론’이라는 표어를 가지고 있다. 우선 대안언론이라는 말속에는 주류 이데올로기를 답습하지 않고 시대의 문제를 제대로 비판하자는 의미가 담겨있다. 역사적으로 봤을 때 그 ‘시대 고유의 문제’는 그 시대의 주류 이데올로기로 가려지기 마련이다. 언론이 진실을 추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매체들이 주류 이데올로기에 갇혀있다. 그래서 교지는 주류 이데올로기로부터 벗어나 그 시대의 문제들에 대해 제대로 된 비판을 수행하고자 한다. 또한 교지는 실천언론이라는 측면에서 사회문제로부터 괴리되거나 그에 침묵하지 말고 현장에서의 소통을 통해 좀 더 진실에 가까이 다가가고자 한다. 

Q. 교지가 이념적으로 편중되어 있고 비주류적인 색깔이 강하다는 학내 여론이 있는데 여기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우선 우리가 비주류를 지향한다는 건 맞다. 기본적으로 대학생이라는 계층 자체가 주류적일 수 없을뿐더러 교지에서는 장애인, 성소수자,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 등 사회적으로 억압된 사람들을 조명하는 역할들을 한다. 이런 문제들은 단순히 개인적인 차원에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사회적 문제와 연결시켜야 하는데 체제에 대한 비판이 선행되지 않고는 문제점들을 제대로 바라볼 수 없다. 

이념적으로 편중되어 있다는 지적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언론에 ‘이념적 중립’이 요구되곤 하지만 기사 배치나 소재 선정에 있어서도 가치 판단이 들어간다. 또한 지금과 같이 하나의 편향된 이념이 지배하는 사회 속에서는 중립을 표방하는 매체마저도 편향된 이념에 침묵으로 동조하는 것이기에 하나의 이념성을 가진다. 중립적인 언론이란 허상에 불과하며 중요한 것은 침묵이 아니라 비판과 진실이다. 

Q. 교지가 학생들과 좀 더 소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 

현재 대학 교지가 전체적으로 위기에 처해 있다고 생각하는데 언론 뿐만 아니라 학회, 학생회 등 학생자치에 대해 냉소적인 시선이 만연하다. 그러한 분위기를 확 뒤바꿀 수는 없겠지만 학생들과의 소통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하는게 중요하다. 그런 차원에서 11월 중순에 개최될 예정인 왼손잡이 영화제를 기획하고 있다. 건조한 글에서 벗어나 학생들에게 좀 더 부드럽게 다가갈 수 있는 영역을 구축하자는 것이다. 학생들이 우리시대를 관통하는 문제들에 대해 생각을 나눠 보고 영화를 통해 함께 고민해볼 수 있는 장이 됐으면 한다.     

사진 : 이상지 기자/lsj12@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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