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널소개>
세마 (경상대 국제통상 12 / 터키)
브라이언 (인문대 고고인류 12 / 미국)
왕총 (인문대 국어국문 10 / 중국)
심영화 (농생대 바이오섬유소재 09 / 중국)
류옥지 (사회대 정치외교 대학원 12 / 중국)
최미향 (사회대 사회복지 09 / 중국)
파라 (경상대 경제통상 09 / 인도네시아)


Q. 파라를 제외하고 모두 생활관에 거주한다. 음식은 입에 맞는가?
브라이언 : 나는 채식주의자이다. 지금은 첨성관에 살고 있는데 매일 밥과 김치만 먹는 생활이 반복된다. 가끔 먹을 반찬이 없어서 두유를 먹기도 한다. 수업시간에 기진맥진한 게 한두 번이 아니다. 생활관 식당 아주머니들이 후하고 친절하지만 영어가 가능한 분이 없으니 이 음식을 채식주의자가 먹어도 되는지 안 되는지 매일 일일이 물어볼 수 없다. 또한 ‘빵식(빵과 우유 등이 제공되는 식단)’은 메뉴가 매일 똑같아서 질리고 또 딸기잼이 나오는데 이 잼은 서양인들에게 너무 달다.
파라 : 이슬람교 교리 때문에 돼지고기를 먹지 못하는데 생활관의 음식에는 돼지고기가 자주 나온다. 그래서 지금은 어쩔 수 없이 자취를 하고 있다.
세마 : 나도 이슬람교도인데 돼지고기를 먹으면 안 되서 조심하고 있다. 터키 음식과 한국 음식 사이에 차이가 별로 없어서 먹을 만하다. 하지만 처음에 한국음식은 주식과 반찬이 나뉘어 있어 어색했고 맵고 단맛이 섞여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왕총 : 한국 음식이 대체로 맵고 짜서 처음에는 적응이 안 됐지만 지금은 익숙해졌다. 문화관 쪽이라 그래도 생활관 밥이 먹을 만하다.(웃음) 가장 좋아하는 한국 음식은 삼계탕이다.

 

Q. 한국에 와서 친구는 어떻게 사귀었는가?
류옥지 : 2006년에 처음 한국에 왔으니까 다른 친구들보다는 꽤 됐다. 처음에는 언어를 배우기 위해 한국 친구를 사귀었지만 진짜로 친구가 되었을 때에는 고향인 중국의 친구들과 다를 바가 없다고 느껴졌다. 지금은 방학 때 한국 친구가 중국에 오기도 하고 중국으로 김치나 김 등의 한국음식을 친구가 보내주기도 한다.
파라 : 나도 처음에는 한국 친구들에게 영어를 알려주고 그 친구들은 한국어를 가르쳐 주려고 만났다가 친해진 경우가 많다.
세마 : 한국에 온 지 아직 3주밖에 안됐지만 같은 학과, 기숙사 등에서나 버디 프로그램을 통해서 친구를 사귈 기회가 많았다. 지금은 한국 친구들이 굉장히 많다.

Q. 단대 행정실에 상담을 받으러 가본 적이 있는가?
세마, 브라이언 : 가본 적 없다. 문제가 생기면 국제 교류원으로 간다.
최미향 : 단대 행정실은 수강변경을 하러 가는 일 외에는 가지 않는다. 궁금한 점이 생기면 선배들에게 물어보는 편이다.

Q. 생활관에서 지내면서 불편한 점이 있다면?
최미향 : 분기마다 생활관을 옮겨야 하는 점이 불편했다. 방학 때는 다른 생활관에 살아야 하고, 또 학기가 시작되면 다시 지난 학기에 살던 생활관으로 옮겨야 한다. 그런데 외국 유학생은 사계절의 옷을 모두 가지고 있어야 되니까 한국 학생들보다 짐이 많아서 두배로 힘이 든다.
세마 : 생활관의 공지가 대부분 한국말로만 되어 있고 방송도 한국어로만 한다. 생활관 측에서 조금 더 외국인들에 대한 배려가 필요할 것 같다.
브라이언 : 공감한다. 그래서 나는 방송과 공지에 별 신경을 쓰지 않는다.

Q. 학교 수업에 관해 다들 불만은 없나?
브라이언 : 내 친구에게서 듣기를, 영어수업이라길래 신청해서 갔는데 외국인 학생이 자기 혼자 뿐이어서 교수가 강의 전에 강의를 영어로 진행할지 한국어로 진행할지 학생들에게 물어봤다고 한다. 당연히 한국 학생들은 한국어라고 대답했고 결국 강의는 한국어로 진행되었다. 친구가 왜 영어로 수업이 진행되지 않느냐고 물어보자 교수는 학생들이 한국어를 원한다고 했고 내 친구를 우스꽝스럽게 바라보았다고 했다.
왕총 : 중국의 대학교와 한국의 대학교는 교육과정이 완전히 다르다. 중국의 대학교에서는 4년동안 같은 학번이 한 교실에서 다같이 수업을 듣지만 한국은 첫 학기만 같이 강의를 듣고 그 다음은 각자가 듣고 싶은 것을 신청해 뿔뿔이 흩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 학생은 학기마다 다시 수업에 관해 도움을 받을 한국인 친구를 새로 사귀어야 한다. 서양 학생들은 생김새가 다르고 흔하지 않아서 한국 친구들이 잘 도와주는 편이지만 중국 학생들은 한국 학생들과 생김새도 별반 다르지 않고 너무 흔해서 한국 학생들이 그냥 스쳐지나가는 편이다.
파라 : 맞다. 한국인들은 색안경을 끼고 백인들만 좋아하는 성향이 있다.
세마 : 물론 그들이 실제로 생김새를 보고 우리에게 관심을 가지기도 하지만 “Hi” 이상의 말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Q. 버디에 대해 만족하는가?
세마 : 버디와 매우 친하다. 밖에서 자주 만나며, 함께 동성로에 놀러간 적도 있다. 한국에 오면서 핸드폰이 잘 작동되지 않았는데 버디가 핸드폰을 줘서 감동받았다.
류옥지 : 유학생들은 버디 프로그램 신청 자격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유학생도 처음에는 교환학생과 똑같이 한국에 와본 적 없는 외국인이기 때문에 유학생도 신입생 첫 학기 때는 버디를 배정해줬으면 좋겠다.

Q. 전반적인 생활에서 아쉬운 점이나 개선됐으면 하는 점을 말해 달라.
파라 : 이슬람교도로서 히잡을 썼는데 교내를 지나가던 한국인이 벗기려한 적이 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신기하게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져 불편할 때도 많다. 또한 시설의 대부분이 기독교인에 집중되어 있어 무슬림 국가에서 온 학생들은 그 수가 많은 것에 비해 교내에 기도할 공간조차 없는 실정이다. 작은 공간이라도 좋으니 교내에 이슬람 교도들이 기도할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세마 : 터키와 한국은 문화가 대체로 비슷한 편이다. 집에 들어갈 때는 신발을 벗고, 연장자를 공경하기에 부모님의 이름을 바로 부르지 않는 등 별 차이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문화에 잘 적응할 수 있었다.

<간담회를 마치고>

파라 : 한국 사람들은 ‘우리는 한민족’이라는 인식이 강해 쉽게 다가서기 힘들었다. 하지만 이번 기회에 패널들과 함께 이야기하면서 열린 마음을 가진 사람들도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다양한 나라에서 온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며 서로의 공통점과 차이점에 대해 알게 되었다. 이번 간담회를 통해 한국 사회에 한 걸음 다가설 수 있게 된 것 같다.
왕총 :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고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도 만나서 매우 즐거웠다. 이런 기회를 만들어 준 경북대신문에게 고맙다.
심영화 : 평소 영어에 대한 자신감이 없는 편이였는데 오늘 다양한 나라에서 온 학생들과 다양한 언어로 이야기하면서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조금은 극복한 것 같아 기쁘다.
브라이언 : 각자 다른 나라에서 온 다양한 학생들에게서 많은 얘기를 듣고, 또 내 이야기를 자유롭게 하는 이런 기회가 자주 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한 학교에 문화적 배경이 다른 학생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고 각자의 생활에서 어떤 점에서 불편함을 느끼는지 이야기를 나누고 공감할 수 있어서 유익했다. 아직 이 낯선 땅에 익숙하진 않지만 마음만은 즐겁다. 학교가 국제적인 것 같아 좋다.
세마 : 좋았고 재미있었다. 간담회를 함께 했던 분들 뿐 아니라 한국인들 모두 사랑한다. 경북대신문 기자와 타라와 함께 내가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을 보러 가기로 했다. 매우 기대된다.
최미향 : 이번 간담회는 내게 좋은 경험이였다. 이제까지 나와 같은 외국 학생, 특히 피부색이 다른 학생들에게 함께 타지 생활하는 처지에 대해 물어보고 싶은 것이 많았는데 서로 터놓고 이야기할 기회가 이제까지는 없었다. 하지만 오늘 터키, 미국, 인도네시아 등 여러 나라의 학생들과 이야기하면서 평소 궁금했던 점에 대해 속 시원히 얘기할 수 있었다. 브라이언이 첨성관 식당의 음식이 맛이 없다는 이야기를 할 때 너무 공감해서 무릎을 치기도 했다. 이런 자리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
류옥지 : 유학생의 이야기도 들었지만 주로 교환학생들의 이야기 중심으로 간담회가 진행되어서 아쉬웠다. 이런 간담회를 통해 한국 문화를 체험해 볼 수 있었던 것 같고 앞으로 한국에서의 멋진 생활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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