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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톰, 지금쯤이면 날 찾기 위에 혈안이 돼있을 네 모습을 상상하니 절로 웃음이 나온다. 지난 20일에는 내가 마지막에 있었던 청도 남산과 화악산을 중심으로 특공대와 기동대 700명, 경찰 헬기 2대에 그것도 모자라 수색견 10마리까지 동원해 수색에 나섰다며? 나 하나 찾는다고 700여 명이 덤벼들다니 이거 굉장한 걸? 그런데 어쩌나? 오인 신고만 37차례 접수됐잖아. 분발해야겠어.


아마 날 찾기란 쉽지 않을꺼야. 왜, 화장실 소변기 위에도 적혀 있잖아? 남자는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고. 전과 25범 중 성폭행 전과까지 있는 내가 그 정도도 모르겠니.


CCTV를 통해 확인했겠지만 대구 교도소 유치장을 탈출하는 건 그렇게 어렵지 않았어. 수준급의 요가실력과 후시딘 연고만 있다면 누구나 탈출할 수 있겠던 걸. 우선 경찰관들이 모두 곯아떨어질 시간인 새벽 5시경에 일어나는 습관을 길러야 돼. 새벽에 일어나면 먼저 온몸에 후시딘을 바르고 남은 연고는 유치장 배식구에 발라줘. 이제는 배식구에 몸을 집어넣고, 머리~어깨~무릎~발~무릎~발, 차근차근 빠져나오는 거야. 그리고는 자고 있을 경찰관에게 작별의 손을 흔들고 유치장 쇠창살을 향해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들이대면 탈출 성공! 유치장 탈출 클리어~


그런데 톰, 왜 자꾸 국민들을 대상으로 말을 바꾸니? 처음에는 탈출시간을 4분이라고 밝히더니, 다음에는 52초, 이제는 34초라고 보도했더라. 이게 무슨 올림픽 100m달리기도 아니고 기록을 자꾸 갱신하면 어떡하니? CCTV 영상도 공개 거부한 마당에 그런 식으로 말을 바꾸면 국민들이 어떻게 맘 편히 잠을 자겠어? 교도소 탈주 사건이 생긴 마당에 이 같은 대처는 국민들로 하여금 불신만 일으킬 뿐이야.


그래도 톰, 난 네가 참 고맙다. 사실 내 요가실력만으로 어떻게 탈출할 수 있었겠니? 이게 다 톰 너의 배려 덕분이지, 안 그래? 경찰관 3명이서 유치장을 지키는 ‘척’하면서 새벽에는 셋 다 보란 듯이 곯아떨어지더라. 덕분에 오래전부터 탈출 계획을 세울 수 있었어. 너야 말로 탈출 성공의 숨은 MVP야. 고맙다 톰!


이제 난 밀양으로 이동할까 생각하고 있어. 이제 본격적인 숨바꼭질의 시작이야. 톰 설마 도심에서도 특공대를 투입하진 않겠지? 우리 한번 재밌게 놀아보자!


PS. 톰, 배식구 입구를 줄이기보다는 네가 보초를 똑바로 서는 게 범죄 예방에 효과적이겠지? 자다 탈옥하는 ‘어이없는’ 일은 나 ‘최갑복’이 마지막이길 바란다.

이준형 기자/ljh10@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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