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길은 대전으로 통한다고 할 정도로 한반도 교통의 중심지인 대전은 대구에서 꽤 먼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무궁화호로 2시간 만에 갈 수 있다. 이처럼 교통 중심 도시이면서 과학의 도시이기도 한 대전. 대전광역시에는 1927년 ‘국립중앙과학관’, 1974년 ‘대덕연구단지’가 설립되었고, 1993년에는 세계 박람회를 개최하면서 과학도시의 입지를 굳혀 왔다.

대전역에서 3번 출구로 나오면 길 건너 가락국수집을 볼 수 있다. 비록 필자는 맛을 보지 못했지만 맛집으로 꽤 유명한 곳이니 3,000원으로 늦은 아침을 해결할 것을 추천한다.

아침을 먹었다면 다시 길을 건너 705번이나 606번을 타고 엑스포 정류장까지 50여 분간 이동한다. 엑스포과학공원 매표소로 들어서면 한 쌍의 꿈돌이 모형을 볼 수 있다. 어릴 때 본 친숙한 노란머리가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모형 뒤 구조물에는 지구 모형에 타원형 띠가 둘러져 있어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물씬 풍긴다.

구조물을 지나면 과학공원 전체 지도를 볼 수 있다. 2012년 9월 현재 에너지관과 첨단과학관, 통일관을 무료로 개장하고 있다. 가장 먼저 도착한 에너지관에서는 3D 입체영화인 ‘그린맨, 지구를 지켜주세요!’를 매 시각 정시에 상영하고 있다. 비록 14분의 짧은 영상이지만 에너지의 소중함을 알 수 있다. 영상관 외에도 에너지관 내부는 온통 체험 코너가 마련되어 있다. 특히 인상적인 곳은 ‘자가 발전 기차여행’ 세트이다. ‘자가 발전 기차여행’은 자전거 페달을 밟아서 나오는 에너지로 기차가 철로를 따라 달려가는데, 빨리 밟을수록 기차의 속력도 빨라져서 KTX 버금가는 속도에 도전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첨단과학관 또한 은근한 경쟁심을 유발하는 ‘정확한 시간 맞추기’, ‘전류 만들기’ 게임을 비롯하여 지진을 간접체험 해보는 코너도 있어 신선한 즐거움을 더한다.

체험 코너를 돌면서 에너지를 소모하다 보면 출출해질 수 있는데, 간단한 음식을 사먹는 것이 좋다. 이어서 국내에 하나밖에 없는 자기부상열차를 타고 국립중앙과학관으로 이동하는 것이 당초 계획이었으나 당시 모든 표가 매진이라 걸어서 이동했다.

국립중앙과학관은 하루 평균 3천명이 넘는 관람객들이 찾는 곳(2011년 기준)으로, 가족 단위의 관람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이 전시관 역시 다채로운 체험 코너가 관람객들을 쉴 수 없게 만든다. 어지간한 체험코너는 질린다는 느낌이 들 때쯤, 창의나래관 입장 시간이 되었다. 창의나래관은 하루 3번 정해진 시간에만 입장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원하는 시간을 놓치지 않으려면 입장권을 예매하고 가야한다. 테슬라 코일, 암흑 미로, 레이저 쇼 등을 준비한 창의나래관도 앞서 지나온 에너지관이나 첨단과학관에 뒤지지 않는 인기를 자랑한다. 과학 체험에 몰두해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문득 대전의 미래, 나아가서 한국의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피어올랐다. 동시에 그들이 부러워졌다. 어릴 때부터 언제든지 부모님 손을 맞잡고 과학 체험을 할 수 있는 도시….

하루 종일 온몸으로 과학을 느끼다보면 어느새 저녁시간이 되는데, 대전역 1번 출구로 나와서 표지판을 따라 10분여 걸으면 중앙시장이 있다. 몇 안 되는 대전의 유명 음식 중 하나인 ‘두부 두루치기’를 먹기 위해 한참을 헤맨 끝에 시장 모퉁이의 식당을 찾을 수 있었다. 담백한 두부가 매콤한 양념과 어우러지는 것이 나름 중독성이 있는 별미다.

오늘 내가 본 아이들 중 미래의 뉴턴과 에디슨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흐뭇한 상상을 하며 대구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엑스포과학공원 근처에 있는 ‘시민천문대(무료로 밤하늘 관측 가능)’나 대전의 유명한 빵집 ‘성심당’ 등도 둘러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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