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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니무상~’ 팬더같이 커다란 반점을 눈가에 칠하고 온 얼굴은 하얗게 떡칠한 그. 갸루상이 나타나면 사람들은 열광한다. 요즘 ‘개그콘서트’에서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화제가 되고 있는 ‘멘붕스쿨’은 학교 상담실을 배경으로 선생님을 '멘붕'(‘멘탈 붕괴’의 줄임말로, 정신이 무너질 정도의 충격을 일컫는 신조어다)시키는 학생의 입담을 통해 관객들의 폭소를 자아낸다. 선생님을 ‘멘붕’시키는 학생들 중 갸루상(개그맨 박성호)은 기존 개그와는 다른 신선한 개그논법(?)을 선보여 단연 화제이다. 그는 ‘갸루(girl)족’의 화장을 하고 일본식 말투로 국적이나 성 등을 묻는 선생님의 질문 일체를 무의미하게 만든다. 이를테면 “일본에서 태어나지 않았스무니다, 한국에서 태어나지도 않았스무니다, 아직 태어나지 않았스무니다. 수정란이무니다” 하는 식. 기본적으로 떠오르는 의문을 반박해 상대방의 의구심을 증폭시키다 본질적 상식을 뒤엎는 답론으로 상대방을 멘붕시키는 방식이다.


이러한 갸루상의 꼼수는 지난 달 정부가 발표한 ‘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학 자율화 추진 계획’에도 녹아있다. 말이 좋아 자율이지 사실 교육적 요소보다 돈의 논리가 가득하다. 기숙사 및 캠퍼스의 신·증축 규제 완화, 해외 부동산 취득 허용, 유휴 교육시설의 자유로운 활용, 총장 임기 4년 제한 폐지 등 학원 운영자에게 각종 규제를 풀어주는 내용뿐이다. 일간지 표제에도 쓰였듯 대학 안에 호텔을 지어도 되고 고도 제한과 상관없이 초고층 건축도 가능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하면 대학 제반 운영의 효율성이 확대돼 국제적 수준의 연구 역량 확보와 교육 제공으로 연구자와 학생이 혜택을 받는다는 게 정부의 변이다. ‘기업도 아니무니다~ 대학도 아니무니다~’라는 정부의 자율화 추진 계획은 BTO로 빚더미에 앉은 부산대학교의 멘붕에서 그 부작용이 드러났다.


대학교가 무엇인가. 지적 활동과 진리 탐구의 중심적 역할을 담당하는 고등 교육기관이 아닌가. 정부가 말하는 자율화는 학문이나 교육의 자율화가 아닌 경영의 자율화일 따름이다. 대학 존재의 이유를 망각해 본질적인 이념을 엎은 국가 정책은 우리를 멘붕시키고 있다. 때문에 ‘오늘날의 대학은 무엇인지’ 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는다. ‘국립대학도, 사립대학도 아니무니다~’인 것이다. 결국 ‘대학이 아니무니다~’로 귀결되는 오늘날의 정부의 추진책에는 ‘사립은 기업화, 국립은 법인화’라는 상업적 논리가 숨어있다. 정부의 이번 계획은 모든 대학을 멘붕스쿨로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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