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7일간의 쌍용자동차 파업을 이끌어가고, 누구보다도 앞장서서 사회의 권력과 맞서 싸운 이가 있다. 테러리스트라고 불리우며 죄명을 썼지만 그는 ‘노동전사’였다. 3년간 감옥에서 쌍용차의 모든 노동자들을 위한 일념 하나로 지내왔다. 뜨거운 햇볕 속 대한문 분향소에서 쌍용자동차의 금속노조 한상균 전 지부장을 만나봤다●

Q. 교도소에서 출소하기 전과 현재 느낌이 어떤가?
A. 사실 아직도 멍하다. 출소 후 약 20일동안 사회에 적응하고 있는 과정중이다. 지난 3년동안 교도소에서 지내면서 나는 이 사회가 ‘한상균’이라는 한 개인을 가둔 것이라고 보지 않았다. 나 뿐만 아니라 모든 노동자들을 가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외로움이나 심신의 피로를 느낄 겨를이 없었다. 감옥에 있느라 바로 전달은 못 받았지만, 동지들의 사망 소식을 들었을 때 빈소조차 찾아갈 수 없는 현실에 상실감과 자괴감을 많이 느꼈다.
출소 이후에는 지부에서 휴식기간을 줬지만 마음이 편치 않았다. 현재는 공식적인 일정과 더불어 쌍용차 동료들을 만나며 소통하고 있다. 그 중 4~50통의 이력서를 내도 한곳도 연락이 오지 않아 막노동을 하고있다는 동지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가슴이 미어졌다. 현실은 3년 전과 마찬가지로 노동자들의 위치가 벼랑 끝에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Q. 한 전 지부장이 출소하는 시기에 맞게 공지영 작가의 『의자놀이』가 출판됐다. 이로 인해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졌다는 것을 실감하나?
A. 작가 한 명의 힘이 위대하다는 걸 느꼈다. 정치권에서 들으면 서운할지도 모르지만 정당보다도 책의 위력이 더 크다는 것을 몸소 느끼고 있다. 또한 나의 출소일정에 맞게 책이 출판된 것은 의도하지 않은 우연이었다. 의자놀이는 단결과 투쟁으로만 일상화됐던 노동자들의 좌절된 삶을 실질적인 사회적 연대로의 견인자 역할을 해준 책이다. 또 그런 의미에서 공 작가가 소중한 재능기부를 해줬고 노동자들의 진솔한 마음들을 꾸밈없이 표현해줘서 당사자 입장에서 봤을 때도 많은 공감을 할 수 있었다.

A. 연달아 발생하고 있는 노사 간의 문제, 그 최전선에 쌍용차가 있다. 사실 쌍용차는 노사 간의 문제가 아니라 노동자와 공권력 사이의 문제다. 사실 이 사업장은 정부가 노동자 진압의 시범케이스로 삼은 사업장이다. 그 이후로 정권과 자본가들이 자신감이 붙어서 거침없이 노동자들을 때려잡는 짓을 서슴치 않고 시행했다. 다른 노동자 문제들도 모습은 약간 다르지만, 본질적으로는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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