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0여 명 근로자의 대량해고로 촉발된 쌍용차 사태. 어느덧 쌍용차 사태가 일어난지 3년이 지났다. 생계의 어려움에 직면하고 자살자가 속출하는 등 해고의 여파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지만 세상은 점점 그들을 잊고 있었다. 지난달 28일에 찾은 덕수궁 대한문 앞 쌍용차 분향소. 몇 사람이 텅 빈 분향소를 지키고 있었을 뿐 그곳은 썰렁했다. 22명의 죽음은 자신과는 무관하다는 듯이 시민들은 분향소 앞을 아무렇지 않게 스쳐지나갔다.

그들에게 대체 무슨 일이 있어났던 것일까?
지난 2009년 쌍용자동차는 경영정상화를 위해 전체인력의 37%에 해당하는 2646명의 정리해고를 발표한다. 그해 5월 노조는 해고에 정당성이 없다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하며 평택 공장을 점거했다. 노동자들의 계속되는 옥쇄파업에 회사는 직장 패쇄와 공권력의 투입으로 맞섰다. 최루액을 쏘고 단전단수 조치를 감행하는 등 회사는 공장을 멈춘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며 전방위로 그들을 압박하기 시작한다. 결국 기나긴 싸움 끝에 쌍용차 노동자는 무급휴직 48%, 희망퇴직 52%이라는 굴욕적인 최후협상에 합의 한 채 평택 공장을 떠나야 했다.

쌍용차 정리해고 이후 나락으로 떨어진 그들의 삶
2009년 구조조정 당시 노사는 정리해고 대상자 가운데 48%는 1년간 무급휴직 후에 순환복직 시킨다는 것에 합의를 했다. 하지만 3년이 흐른 지금 단 한 명도 복직하지 못했으며, 더욱 심각한 것은 투쟁이후 사측과 정부 등이 청구한 손해배상건으로 인해 조합원들의 경제적 상황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지금껏 일용직과 날품팔이로 생계를 잇던 노동자와 그 가족 22명이 숨진 상태이지만 정부와 회사 측은 대화도 하려하지 않고 대책도 내놓지 않는 상황이다. 당시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의 심리치료를 담당했던 정혜신 박사는 “심리치료를 담당할 때 노동자들의 상태는 거의 절망적이었다”며 “이들은 온 몸에 진땀이 흐르고 극심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고 있었다”고 당시의 어려운 상황을 전했다.‘쌍용차 노동자들에 대한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따르면 근로자들이 구조조정의 스트레스로 인해 심근경색 사망률이 일반인구에 비해 무려 18.3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쌍용차 사태를 통해 바라본 대한민국의 현주소
한국 사회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정리해고, 비정규직, 노조탄압의 문제는 지속적으로 해결되지 않고 있다. 실제로 코오롱, 콜트콜텍, 유성기업, 재능교육 등 장기 투쟁중인 사업장의 사례는 쌍용차 사태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전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기획실장 이창근 씨는 “정리해고 문제는 이 사회 전반적인 시스템의 문제이다. 한국 사회가 신자유주의로 전환하면서 파생되는 문제점들의 중심에 노동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쌍용차 참극을 빚어낸 원인에 대해 “기업을 해외 매각으로 일관했던 노무현 정부의 잘못된 정책과 동시에 쌍용 자동차 노동자들을 볼모삼아 다른 연관 산업들을 다스리려고 했던 이명박 정부의 폭압적인 노동자 정책에 있다”면서 노동정책 기조 변화가 우선시 되어야 함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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