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거르기 일쑤, 점심도 그냥 빵이나 삼각김밥으로 때우기, 저녁도 친구들과 술 마시며 대충 보내고…. 하루도 제대로 된 한 끼도 먹지 못한 채 지내는 당신! 그로 인해 속이 더부룩하거나 무기력하다면, 당신의 식습관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최근 통계청의 ‘2011년 양곡소비량 조사’ 결과, 전체 연령층 가운데 20대 젊은이들의 결식률이 다른 모든 연령층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에 본지는 본교생의  식습관과 결식상태에 대해 조사했다●

 

본교생 A씨는 용돈마련을 위해 가장 시급이 높은 호프집 알바를 하고 있다. 초저녁부터 새벽까지 계속되는 아르바이트로 하루의 정상적 바이오리듬이 깨진 A 씨는 새벽 무렵 잠시 쪽잠을 잔 뒤 아침을 거른 채 수업을 들으러 학교를 향한다. 졸음이 쏟아진다. A 씨는 피곤함을 지우기 위해 커피를 줄곧 마시고 허기진 배는 점심에 양껏 채운다. 이렇게 불규칙한 식사와 꾸준한 커피 섭취를 반복해 온 A씨는 어느 날부터 속이 더부룩하고 아침에 매스꺼운 느낌이 쉽게 가시지 않았다. 병원을 찾은 그는 ‘위궤양’ 진단을 받는다.
본교생 3백 3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하루 세 끼 중 한 번은 거른다’는 답변이 1백 84명이나 되었고 ‘언제 가장 많이 끼니를 거르게 되는가?’하는 질문에 ‘아침’이라고 답한 학생이 1백 34명으로 가장 많았다. 끼니를 거르는 이유로는 ‘식사할 시간이 어중간하거나 부족해서’라고 답한 학생들이 1백 28명으로 가장 많았고, ‘귀찮아서’, ‘체중관리를 위해서’라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통학을 하는 정유진(농생대 응용생명과학 12) 씨 또한 “시간이 없어서 아침을 거른다”며 “수업시간에 속쓰림과 무기력함을 느낀다”고 답했다.
이에 박병원의 정용욱 내과과장은 “가장 긴 공복시간은 전날 저녁에서 아침이다”라며 “따라서 아침을 거르면 공복기가 최대화돼 위산이 과다 분비 된다”고 말했다. 그는 다이어트를 위해 끼니를 거르는 것에 대해 “공복에 느껴지는 허기짐은 몸에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를 촉진시키는데, 이 때 섭취되는 음식은 소비가 아닌 저장하는 데 쓰인다”고 다이어트를 위해 끼니를 거르는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식사대용의 간편식품으로 주로 어떤 식품을 섭취하는 지 묻는 문항에 학생들이 ‘김밥, 삼각김밥 등의 밥류’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에 정 과장은 “끼니를 대신할 수 있는 간편식품이 많이 나와 있지만 대부분이 고탄수화물 제품이다”라며 “그나마 간단하게라도 끼니를 때운다면 김밥과 같은 밥류를 섭취할 것”을 추천했다.
본교 주변의 대학로는 ‘카페 천국’이라 해도 될 정도다. 대학생들에게 커피는 식사만큼이나 당연한 것이 된 것이다. 실제 본지의 설문조사에서 탄산음료와 커피 섭취빈도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절반정도가 ‘하루에 한 잔 이상’을 마신다고 답했다.
 이에 정 과장은 “커피집이 느는 만큼 역류성 식도염 환자가 느는 것 같다”며 “고 카페인, 탄산음료의 과다 섭취로 위의 부피를 높여 위 운동 시 압력을 약화시키는데, 이 때 강한 위산이 식도를 타고 올라와 염증을 일으킨다”고 잦은 커피복용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또한 그는 “시험기간에 이런 고통을 호소하는 학생들이 증가한다”며 “상담을 통해 원인을 알아보면 핫식스와 같은 고카페인 음료의 과다복용과 즉석식품으로 하는 끼니해결이 문제였다”고 말하며 커피나 고카페인 음료보다는 이온음료나 차음료를 마실 것을 권장했다.
한편 ‘식사할 때 식품의 영양적 배합을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항상 신경 쓴다’는 응답이 약 10%에 그쳐, 식사에 대한 질적 고려를 하는 학생들은 소수에 불과함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젊은층의 영양상태에 대한 무관심으로 형성된 잘못된 식습관으로 연령대가 낮아진 질병엔 역류성 식도염과 함께 위궤양, 과민성 대장증후군 등이 있다. 정 과장은 “경북대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내시경을 했었는데 꽤 많은 학생들이 위궤양을 앓고 있었다”며 “잘못된 식습관이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러한 고통을 호소하며 찾아오는 학생들을 보면 잦은 결식과 폭식을 반복하기 쉬운 자취생들이 많다고 한다. 실제 본지 설문조사에 응한 자취생 1백 14명 중 약 80%인 90명이 세 끼 중 한 끼 이상을 거른다고 답했다. 자취를 하는 박해민(인문대 영어영문 11) 씨는 “자취의 특성상 집에 마른반찬이 많아 식사 후에도 포만감이 없어 간식을 자주 먹는다”며 “밥을 하기 귀찮아 빵을 먹을 때가 많은데 확실히 체력이 많이 떨어진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처럼 ‘불규칙, 불균형적인 식사로 몸에 이상을 느낀 적이 있는가’라는 본지 설문지 문항에 ‘있다’고 답한 학생들이 약 40%였다. 학생들이 가장 많이 겪은 신체적 변화로는 체력저하와 체중증가, 피로함 등이 다수였다. 이외에도 속 불편함, 피부트러블, 소화불량 등을 꼽는 학생들도 있었다. 정 과장은 “속쓰림, 소화불량, 목의 이물감, 가슴중간에 타는 듯한 느낌을 느낀다면 약 처방보다는 병원에 와서 본인의 생활습관 교정에 대해 얘기를 들어야한다”고 조언했다.

# 나도 모르게 ‘나트륨 과잉 섭취’

 본교 이연경 교수(생과대 식품영양)는 학생들의 잘못된 식습관 중 하나로 ‘짜게 먹는 것’을 꼽았다. 2005년부터 ‘싱겁게 먹기 운동’을 주창하며 현재 싱겁게 먹기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이 교수는 2007년과 2011년 두 차례 걸쳐 본교생 4백명을 대상으로 짠맛에 대한 미각정도를 측정하는 짠맛 미각판정을 실시했다. 이 결과 실험에 참여한 많은 학생들이 ‘짠맛에 길들여진 미각’임이 밝혀져 자극적인 맛과 가공식품에 노출된 대학생들의 심각성이 드러났다. 나트륨은 소금을 이루는 것으로 과다섭취 시 혈압이 상승하고 신장질환과 골다공증 등에 걸릴 위험이 증가한다.
이 교수는 “나트륨 함량이 반드시 짠 맛과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가공식품은 그 맛이 짜지 않더라도 식품첨가제로 인해 나트륨 함량이 원료상태일 때 보다 수십 배 더 높다”고 경고했다. 또한 그는 참치 통조림이나 라면 등 간편 조리식품을 자주 이용하는 자취생들이 나트륨 과잉 섭취의 위험이 있다고 지적하며 “라면 한 봉지가 이미 하루 나트륨 권장량을 넘어 선다”고 번거롭더라도 가공식품 섭취를 줄이고 자연식품을 조리해 먹도록 당부했다. 또한 그는 국을 끓여두고 식사를 해결하는 자취생들에게는 “국물에는 나트륨이 많이 녹아있으므로 건더기 위주로 먹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대구의 특성상 타 지역에 비해 음식의 간을 짜게 하는 곳이 많다"며 “평소에 나트륨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본인 섭취량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라면을 거의 안 먹지만 먹게 되면 스프는 1/2만 넣어 조리하고 생선은 소금 간을 치지 않은 상태로 구입해 구운 후 그냥 먹거나 간장에 찍어 먹는다. 이처럼 조그만 생활습관의 차이로 나트륨의 섭취를 적게는 몇 배에서 크게는 몇 십 배나 줄일 수 있다고 한다. 그는 “젊은이들은 2-3주만 싱거운 맛에 길들이면 미각이 되살아난다”고 건강한 식생활을 위해 싱겁게 먹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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