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반달눈에 킥복싱 챔피언이라고 믿기지 않는 부드러운 이미지. 그의 첫인상이었다. 하지만 그와의 대화에서 킥복싱 챔피언다운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격투기에 대한 막연한 관심으로 우연히 시작하게 됐지만 이제는 대한킥복싱협회 밴텀급 챔피언이 된 그. 전적 11전 10승 1패의 조용현(인문대 영어영문 11) 씨를 만났다.

Q. 킥복싱을 하게 된 계기는?

중학교 3학년, 질풍노도의 시기에 ‘격투기’에 대한 로망으로 동네 도장에 다니기 시작했다. 우연히 시작한 킥복싱은 정말 재미있었고 그만큼 꾸준하게 열심히 했다. 그러다 보니 대학생이 돼서도 킥복싱을 계속 하게 됐고 아마추어 전적이 쌓여 자연스레 프로 선수가 됐다. 사실 선수 생활을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Q. 학업과 킥복싱을 동시에 하는데 힘들지 않나?

조금 힘들다. 두 가지 일을 하다보니 학업에 소홀해지기도 하고 밤에 운동을 해서 술자리나 모임에 잘 참석하지 못해 아쉬울 때가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힘든 것은 체중 감량이다. 단기간에 체중을 감량해야 해서 2~3주 동안 물, 닭 가슴살, 아몬드 등을 먹고 운동을 계속 해야 한다. 그때가 가장 힘들다. 하지만 실제로 킥복싱을 할 때면 정말 재미있다. 다른 사람들이 축구나 농구를 취미생활로 하면서 스트레스를 푼다면 나는 킥복싱을 취미로 일상생활의 스트레스를 푼다.

Q. 11전 10승 1패에서 1패는 쓰라린 경험이었을 것 같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대구·경북 체육관에서 열린 아마추어 대회에서 첫 경기를 했다. 첫 경기였고 처음 당한 패였다. 그때 체급도 비슷했고 기술도 비슷했던 23세 형과 경기를 했는데 정말 힘이 셌다. 왠지 군대를 다녀와서 그런 것 같다.(웃음) 결국 나는 완패했고 너무 많이 맞아 보호구를 착용하고 경기를 했는데도 얼굴에 상처가 많이 났었다. 

Q. 챔피언 경기 때의 상황과 챔피언이 된 후의 느낌은 어땠나?

사실 경기를 하기 전에 내가 상대방보다 많이 유리하다고 생각했었다. 나보다 몸무게도 덜 나가는 선수였는데 정말 맷집이 좋았다. 지난번 경기에서 하이킥으로 상대방을 K.O 시켰는데 이번에는 상대가 꼼짝도 하지 않아 당황했다. 하지만 판정승으로 이겼고 막상 챔피언이 되고 나니 ‘내 수준으로 어떻게 챔피언이 됐나?’하는 생각에 얼떨떨했다. 또 나보다 실력이 월등한 사람이 많은데 ‘내가 챔피언이 돼도 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런 두려움과 의심이 킥복싱을 더욱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의지로 변했다. 도장 관장님이 현수막도 걸어 주시고 많이 좋아하셨는데 “우리 체육관에 챔피언이 탄생해서 명문 체육관이 됐다”고 말씀하시곤 한다. 

Q. 앞으로도 킥복싱을 계속할 생각인가?

계속하고 싶다. 학교생활로 인해 킥복싱 프로 선수로는 못 뛸 수도 있겠지만 프로 선수나 챔피언이 아니더라도 계속 킥복싱을 즐기고 싶다. 시간을 많이 뺏길까봐 하고 싶은 취미 생활에 선뜻 도전하지 못하는 분들께 ‘한 번뿐인 인생, 하고 싶은 걸 즐겁게 하고 살자’ 라고 말해주고 싶다.

저작권자 © 경북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